국방 육군

육군군수사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 첫발

맹수열

입력 2022. 07. 28   16:56
업데이트 2022. 07. 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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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무원 전문성이 전투력”…뜨거운 도전이 시작됐다


직무능력 강화 위한 교육 프로그램
베테랑 교관·교육생 쌍방향 소통방식
기본이론부터 실무 노하우까지 전수
“분기별 시행…부대 문화로 만들 것”

 

27일 육군군수사령부가 군무원 전문성·직무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한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에서 군무원들이 장비정비계획과 문영진 군무서기관의 조달계획 이론 강의를 듣고 있다.
27일 육군군수사령부가 군무원 전문성·직무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한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에서 군무원들이 장비정비계획과 문영진 군무서기관의 조달계획 이론 강의를 듣고 있다.

육군군수사령부(군수사)가 군무원들의 전문성과 직무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율참여형 교육을 마련해 주목받고 있다.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교육은 군무원들 스스로 업무에 꼭 필요한 지식을 선정해 멘토-멘티 형태의 쌍방향 소통으로 진행한다는 게 특징이다. 군수사가 계획한 독보적인 ‘교육실험’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군무원들을 보다 효율적이며 미래지향적으로 활용하는 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교육의지를 고취해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다른 부대가 참고할 만한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맹수열 기자/사진=부대 제공

군수사가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은 구조적 특징에서 비롯됐다. 현재 사령부에 근무하는 군무원은 400여 명, 예하 부대까지 포함하면 3200여 명이다. 이는 군수사 구성원의 70%에 육박하며, 육군 전체 군무원의 약 20%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에 군수사는 초임 군무원들이 업무에 조기 적응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 그 결과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프로젝트는 지난달 취임한 엄용진(중장) 사령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엄 사령관은 조달·군수 등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군무원의 직무능력이 곧 야전부대 전투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더불어 기존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생각에 군무원 중심의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후 군수사는 군수 분야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품목담당관을 비롯한 실무자들의 전문성 향상 교육 프로그램 도입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중점은 ‘자율성’이었다. 군수사는 먼저 군무원들에게 꼭 교육받고 싶은 과목과 초임 군무원에게 필요한 과목 등을 취합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달 초 도전의식·열정을 가진 ‘마스터(교관)’와 ‘도전자(교육생)’를 모집했다. 군무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군수사를 대표하는 베테랑 마스터 18명이 후배들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고, 도전자도 144명에 달했다. 엄 사령관은 교관을 자처한 마스터들을 위해 지난 22일 ‘프로젝트 스타트’ 행사를 개최하고, 직접 임명장을 수여했다.

지난 27일 힘차게 첫발을 내디딘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는 분기별로 매년 4회씩 지속 시행한다. 마스터·도전자들이 스스로 결정한 교육과목은 부서와 상관없이 꼭 알아야 할 ‘공통’과 특정 지식이 필요한 ‘전공’으로 나뉜다. 공통과목은 조달계획 등 8개, 전공과목은 품질검사 등 7개 과목이다. 마스터와 도전자들은 점심시간 전후로 회의실, 휴게공간 등에서 열띤 토론을 펼친다.

교육에 나선 마스터들의 열의는 대단했다. 20년 경력의 조달 전문가인 장비정비계획과 문영진 군무서기관은 이제 막 군문(軍門)에 들어선 후배들을 위해 ‘조달계획’ 과목을 강의한다.

“조달계획은 군 전투력 발휘를 위해 소요되는 장비, 물자, 용역 등을 획득·공급하는 과정에서 소요와 자산 판단으로 필요한 조달량을 산출하고, 적기·적소를 선정한 뒤 적정 가격에 획득하는 군수사의 핵심 업무입니다. 저는 기본이론과 조달계획 작성 등 실무 절차를 알려 주고,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례 교육으로 조달계획 과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실수를 줄이는 것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후배들이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는 언제든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총동원할 계획이죠. 저와 함께한 시간을 통해 도전자들이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임용 7개월 차인 도전자 항공장비정비관 진수현 군무주무관은 중기계획·예산편성, 계약·집행, 조달계획 등 3개 과목을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군무원 초급반에서 받은 교육만으로는 조달 실무에 적응하기 다소 어려웠는데,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를 시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 주무관은 끊임없는 학습으로 5년 안에 마스터가 되겠다는 꿈도 설계했다. “마스터는 물론 선후배들과 소통하며 배운 내용을 실시간 업무에 적용하고, 교육 내용을 복습해 조달업무 마스터로서 후배들의 나침반이 되고 싶습니다.”

군수사는 프로젝트가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마스터·도전자 모두에게 우수 군무원·포상 때 가점을 부여하고, 교육 종료 후 포상휴가를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준비했다. 또 마스터에게는 ‘영예의 배지’를 수여해 자긍심을 높이는 한편 도전자에게는 과목 이수 때 사령관 명의의 ‘도전 성공 인증서’를 수여하기로 했다.

군수사 관계자는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는 일회성이 아닌 부대 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분기 단위 교육을 마친 뒤 워크숍을 개최해 우수 교수법 사례 공유, 교육 개선방안, 교육과목 추가 개설 등을 논의함으로써 프로젝트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이훈희 군수사 소요조달과장
“소통·교류, 업무 시너지 높이는 데 큰 도움…마스터·도전자가 주체 돼야”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는 군수사 구성원들이 자신의 직무능력을 제고하는 ‘자율참여형 문화’를 조성하는 데 그 핵심이 있습니다. 부대는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장(場)을 제공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스터·도전자가 주체가 돼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 기획부터 시행 전반을 담당한 이훈희(대령) 소요조달과장은 자율적인 교육으로 복잡한 군수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전문성을 높일 것으로 확신했다.

“도전자는 복잡하고 집중이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할 때 교육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른 부서원들과의 소통·교류는 업무 시너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겠죠. 마스터는 후배들을 ‘세계 최고의 군수전문가’로 육성한다는 자긍심을 갖게 됨은 물론 본인의 역량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자양분으로 삼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과장은 조달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군수품의 다양화, 첨단무기체계 전력화 등으로 앞으로 군수업무가 보다 고도의 전문성을 띠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도전 100일 학습마당 프로젝트가 미래 군수를 책임질 신규 임용·전입 군무원들의 능력 배양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길 기대했다.

“이번 교육이 군수사 군무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소통하고 도우며 직무역량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마중물이 됐으면 합니다. 나아가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고, 연구를 이어가며, 스스로 발전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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