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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지조 "군대는 ‘래퍼’ 꿈 결정한 곳…‘지조 있는 밤’ 덕에 행복하죠"

조수연

입력 2022. 07. 22   16:51
업데이트 2022. 07. 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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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첫 정규 발표…‘국방FM’ 진행자 래퍼 지조
열정 불태운 앨범 ‘캠프파이어’
긍정적 에너지로 14곡 꽉 채워
“‘멋’ 생각하는 순간 음악 어정쩡…
‘너무 솔직한가?’ 싶을 정도로 곡 써”

 

래퍼 지조가 국군장병에게 보내는 메시지.
래퍼 지조가 국군장병에게 보내는 메시지.



참 솔직하다, 유쾌하다. 지난 21일 국방FM 라디오 녹음실에서 인터뷰로 만난 래퍼 지조(본명 민주홍)의 첫인상은 이랬다. 막힘없이 내뱉는 프리스타일로 유명한 개성 만점 래퍼 지조가 보석 같은 신보로 돌아왔다. 데뷔한 지 11년, 솔로로는 첫 정규앨범인 ‘캠프파이어(Campfire)’를 지난 18일 냈다. 장작 모으듯 수집해둔 14곡의 음악들을 점화한다는 의미와 함께 너울거리는 모닥불을 보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같이 랩 하면서 노는 분위기 좋다’ ‘이런 긍정적인 바이브 힙합 얼마 만이냐’ ‘쉬워서, 흥겨워서,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어서 좋다’. 힙합 팬들에게 지조의 새 앨범은 선물 같은 존재였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저만의 색깔은 긍정적인 느낌이에요. 듣기 쉬운 음악이 쉽게 만들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반대로 있어 보이고, 어려운 음악이 만들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요. 자극적이고 회전이 빠른 요즘 음악 시장에서 두고두고 들을 수 있는 앨범이 나왔다고 반응해주셔서 더 의미가 있고 좋아요. 잡지 보듯 가볍고 재밌게 맘에 드시는 곡 골라 듣고, 평가하셨으면 합니다.”

14곡이라는 방대한 수록곡 수에서 알 수 있듯 그동안의 음악적 역량을 쏟아부었다. 곡 가사는 일기장을 몰래 보듯, 솔직한 매력의 지조답다.

‘까 보면 뭣도 없는 이게 그냥 내 상태/ 이젠 비운 만큼 쉽게 또다시 더 채우는 단계 / 그래서 Yes we can 또 Yes we can/ 난 깡통 그래서 채울 게 많아 Yes we can / 텅 비었지만 꽉 차고 있어 나 매일 /날카로운 빈 깡통 플로우 -수록곡 ‘깡통’ 중

“작법으로는 솔직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되 신파로 빠지지 않는 데 집중했어요. 사실 내가 그렇게 잘난 사람이 아니다 그런 솔직함이요. ‘나도 멋있어야지’ 생각하는 순간 어정쩡해져요. ‘너무 솔직한가?’ 싶을 정도로 써야 재밌더라고요.”

1세대 힙합 레전드 양동근(YDG)부터 떠오르는 신예 래퍼 래원, 언오피셜보이, 그리고 리뷰어, 스월비, 쿤타, 화나, 던밀스, 자메즈, 서사무엘, 지구인 등까지 세대를 아우른 화려한 피처링진도 눈에 띈다.

“3년 전에 만들어둔 타이틀곡 ‘한국은행’은 양동근 형과 금은방에서 라이브 영상도 찍고 피처링도 받았지만 돈 한 푼 안 받으시고 깜짝 선물 해주셨어요. 그 후론 사업 투자 받듯이 좋은 래퍼들이 앨범에 함께 해줬습니다.”

힙합 마니아들에겐 진작부터 국내 최정상급 프리스타일 래퍼로 불렸고, 2013년 엠넷 힙합경연프로그램 ‘쇼미더머니2’에서 1표 차이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입지를 다졌다. 그럼에도 그런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나고 싶다고도 털어놨다.

“이번 앨범으로 프리스타일에만 강한 래퍼라는 이미지를 없애고 싶어요. 잘한다고 해주셔서 고맙지만 제게 프리스타일은 놀이일 뿐입니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면 더 이상 내가 사랑했던 ‘즉흥랩’이 아니게 되니까요. 이번엔 조금 더 인정받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강합니다.”

국방 FM에선 2020년부터 ‘지조 있는 밤’의 진행자로 국군장병과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현실적이고 독특한 화법으로 충성심 강한 청취자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지조 있는 밤은 제일 중요한 스케줄 중 하나에요. 어릴 때부터 라디오를 좋아해서 꼭 하고 싶었는데, 디제이로 인사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죠. 또 진행자 겸 해서 제 노래를 틀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영광이고요.”

육군2기갑여단 포병으로 2007년 전역한 그는 군 복무 시절을 떠올렸다.

“군 생활이 저에겐 정말 큰 의미예요. 래퍼라는 꿈을 결정한 곳이기도 했고요. 자주포 포병으로 포반장까지 했었거든요. 새벽 훈련 때 자주포가 웅장하게 기동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애국심이 차올랐습니다.”

국군 장병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자기계발 시간이나 군에서 만나는 사람이 정말 큰 추억과 자산으로 남을 거예요. 제 군대 동기와 선임들은 지금도 연락하고 만나는 절친이거든요. 훈련소 동기까지도요. 늘 몸조심하시고 군 생활 열심히 하셔서 본인만의 의미를 찾아가시면 좋겠습니다. 훈련 끝나고 힘들 땐 생활관에서 제 음악 들으시면서 피로 푸시고, 신나면 춤도 추고 랩도 하시기 바랍니다” 글=조수연/사진=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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