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은 1990년대 말 이후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닷컴 기업’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IT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한 개념이다. 당시 인터넷 기업들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과 비교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방식, 가치·수익을 창출하는 방식 등이 근본적으로 달랐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를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 아마존은 서점에서 책을 사던 방식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고, 넷플릭스는 비디오대여점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보던 방식에서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가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기초적인 설계도이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판매할 것인가를 정리해 놓은 것이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방식, 전달방법,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 등을 정리한 모형으로 흔히 ‘BM’이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모델을 혼동해 사용하는데 수익 모델이 비즈니스 모델의 부분집합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비즈니스 모델은 시장에서 기업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 이익을 창출하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의 내부 역량과 외부 환경을 결합한 독특한 사업 시스템이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신제품이나 신기술이 없어도 기존 자원을 새롭게 재구성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만들 수도 있고,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경우 BM 특허 등록도 가능하다.

G8 글로벌 중소기업시장협의회 총재이면서 경영학자인 폴 티머스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제품, 서비스, 정보의 흐름이며 다양한 참여자들의 잠재적인 이익과 수익 원천을 설명해주는 청사진이라고 했다. 마이클 라파 교수는 기업이 가치사슬상에서 어느 위치에 속하는가를 명시함으로써 매출 방법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로 유명한 스위스의 컨설턴트 오스터 왈더는 한 조직체에서 어떻게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하며 수익원을 확보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전반적인 메커니즘으로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을 말한다.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요소에는 가치제안, 목표 고객, 가치사슬과 조직, 전달방법 설계, 수익 흐름의 5가지가 있다.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은 목표 고객, 주요 경쟁기업, 자사의 제품·서비스가 갖는 장점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목표 고객(target customer)은 시장의 규모와 성장률, 충족되지 않는 고객의 니즈, 경쟁제품 혹은 경쟁사의 부재 등을 분석해 목표 고객계층을 설정하는 것이다. 가치사슬·조직(value chain/organization)은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유통하면서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데 관련된 활동이고, 전달방법 설계(delivery design)는 자사가 구체화한 고객가치를 어떠한 방법으로 전달할 것인지를 설계하는 것이다. 끝으로 수익 흐름(revenue stream)에는 비즈니스를 통해 수입을 발생시켜 이윤을 창출하고 창출된 이윤을 투자하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쟁력 요소(명확한 가치제안, 수익 메커니즘)와 지속성 요소(선순환 구조, 모방 불가능성)가 있어야 한다. 명확한 가치 제안은 공급자 마인드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니즈(Needs)를 충족시킬 해결방안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이 돈을 쓰고 싶을 만큼 충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수익 메커니즘은 고객가치를 창출했다면 그 가치들에 대해 효과적으로 기업의 수익과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비즈니스로 수입을 발생시키고, 이윤을 내며, 투자자본에 대해 높은 수익을 내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윤을 통해 투자자본을 발생시키고, 다른 투자 대안들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야 성공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

선순환 구조는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고객의 니즈와 가치도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기업은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 가치사슬 활동과 외부기업을 포함하는 가치 네트워크의 효과적인 설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활동들이 상승작용을 만들어내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모방 불가능성은 경쟁사들이 쉽게 넘볼 수 없도록 진입장벽을 높게 쌓는 것이다. 기업이 지속적 경쟁우위를 갖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타 기업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어전략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이나 경쟁사의 약점을 찾아내 뚫고 들어가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기존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독자적인 역량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경쟁기업의 모방을 차단해야 한다. 특허 등록과 같은 지적재산권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고객가치 혁신에 기반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은 전략적 혁신이라고도 불리는 개념으로, 차별화의 근간이 되고 기업이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스타트업은 고객가치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효율적인 운영구조로 비용을 줄이며 그 잉여 자원을 활용해 다시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는 장기적·전략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 임성준은 카카오·야후코리아·네이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주거공간 임대차 플랫폼 ‘스테이즈’를 창업했다. 저서로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유치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