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
지난해 서울·부천에 매장 3곳 오픈
장사는 맛·홍보·서비스 잘 맞아야
유능한 직원 알맞게 배치하는 것 중요
프랜차이즈 매장 낼 생각하고 있다면
가맹점주 찾아 직접 부딪히고 배워야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한 번쯤 고민하는 창업 분야가 있다면 바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일 것이다. 본사에서 창업에 필요한 교육과 관리 등을 받으며 안정적으로 ‘내 가게’를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맹점 창업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초기 창업 단계에 임대료 등으로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폐업하는 가맹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전국의 많은 가맹점주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공군대위로 전역한 송인호(31) 대표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았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로부터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한 가맹점 2곳을 냈다. 온 힘을 쏟은 덕분에 창업은 성공적이었다. 안정세에 접어든 매출을 바탕으로 현재 그는 수도권 지역에서만 요식업 분야 가맹점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창업시장에 뛰어든 이유, 가맹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비결을 소개한다. 글·사진=이원준 기자
맛·홍보·서비스, 가맹점주가 잡아라
“요식업 창업 때 강조하는 3대 요소가 있습니다. 맛·홍보·서비스입니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가게가 어디 있는지 모르면 손님이 찾아오지 않고, 반대로 홍보를 해도 맛이 없으면 발길이 끊깁니다. 서비스는 당연하고요. 3가지 축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가게는 망하게 됩니다.”
성공적인 가맹점 창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송 대표는 맛·홍보·서비스를 필수항목으로 들었다. 3가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가맹점이 기본기 부족으로 더 많은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때로는 폐업으로까지 이어진다. 맛·홍보·서비스는 가맹점주가 반드시 신경 써야 할 영역이라고 송 대표는 강조했다.
“3가지가 다 맞아야 장사가 잘됩니다. 맛·홍보·서비스의 공통점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맹점주는 사람에게 주목해야 합니다. 친절한 사람을 홀로, 요리 잘하는 사람을 주방으로 고용해야 합니다. 홍보도 사람을 상대하는 마케팅 기법을 잘 알아야 하죠.”
송 대표의 사업 성공 배경에는 군 경력도 있었다. 부대 운영통제실장 임무를 수행하며 20대 장병을 많이 상대해 본 경험이 직원 채용과정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
“요식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유능한 자원을 뽑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군에서 사람 보는 눈을 기른 덕분에 다행히 직원들과 호흡을 맞춰 일하고 있습니다. 면접할 때 주로 그 사람의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선택은 신중하게
송 대표는 지난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총 3곳을 창업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샐러드 가게 2곳, 서울 종로구에 이탈리안 레스토랑 1곳을 잇따라 낸 것. 그는 업종을 고르고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평생을 군에만 있었던 전역장병에게는 더욱 강조되는 말이다. 가게를 차리려면 적어도 1억5000만 원이 넘는 창업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맹점 창업도 새로운 사업인데, 군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창업 비용이 더 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령 본사로부터 과도한 인테리어 비용을 청구받는다거나 본사와 계약서를 잘못 쓴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죠. 본사가 창업자에게 현실과 다른 정보를 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해당 프랜차이즈가 잘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려면 가맹점주를 찾아갈 것을 권유합니다. 커피 한잔, 비타민음료라도 들고 가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물어봐야 합니다.”
또 하나의 팁은 좋은 가맹 본사를 방문하는 것이다. 처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해 창업교육과 데이터가 잘 구축된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송 대표는 조언했다.
“처음에는 소자본으로 사업을 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규모로 시작해 나중에 사업을 확장하는 형태죠. 사업이라는 것은 기회가 계속 찾아옵니다. 이번밖에 기회가 없다는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2학년 생도란 마음가짐으로”
송 대표는 2015년 공군사관학교 63기로 임관해 5년간 복무한 뒤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싶어 젊은 나이에 전역을 선택했다. 군복을 벗자마자 그는 춘천에서 인삼 수경재배를 하며 ‘청년농’의 길을 걸었다. 1년 정도 인삼 재배에 집중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삼 수요가 줄어들면서 새로운 길을 찾기로 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요식업 사업이었다.
“작물 재배와 요식업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산업 차원에서 봤을 때는 함께 묶여 있습니다. 가령 요식업이 불황이면 작물 재배도 불황이죠. 농사로 사업을 시작한 만큼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물색하다 보니 샐러드가 보이더군요.”
송 대표의 목표는 프랜차이즈를 넘어 개인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다. 사업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그는 현재 식자재 유통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처럼 요식업계에서 모두가 이용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은 군인의 모습에서 탈피해 아직 배워 가는 중이지만요. 이제 요식업 2년 차이기 때문에 사관학교 2학년 생도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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