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 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미래 전술통신체계의 나아갈 방향
‘스타링크’에 비해 한계점 분명
통신 관점 분석·시뮬레이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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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먼 곳까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고대의 가장 대표적인 통신수단은 횃불과 연기였다. 다른 통신 방법으로 파발제도와 비둘기 발목에 메시지를 매달아 보내는 전서구통신 등이 있었다. 이러한 원시 통신 방법은 모스부호로 유명한 ‘S. F. B 모스’가 유선통신체계를 발명하면서 사라지게 됐다. 무선통신은 ‘마르코니’가 발명했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테슬라’가 2년 먼저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했다. 이로써 무선통신은 실용화가 급격히 진행됐는데, 그 이유는 바로 전쟁에서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군 통신 분야에서도 그 발전양상이 변하고 있다. 냉전시기만 해도 정보통신기술은 국방 분야에서 최고 기술을 보유했고 해당 기술이 보편화하면 민간에 이전되는 스핀오프(spin-off)를 통해 민간 기술의 수준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민간의 무선통신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민간 기술이 국방에 활용되는 스핀온(spin-on) 양상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국방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개방형 기술혁신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전술통신체계(SPIDER·스파이더)가 도입되는 시점에 국방 분야는 민간 통신기술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그러나 민간 이동통신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 스파이더가 전력화되는 시점에는 결국 기술의 격차가 역전되고 말았다. 물론 도입 당시의 스파이더는 적절하고 훌륭했으나 16Kbps~4Mbps의 느린 전송 속도로 C4I체계를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스파이더에 너무 의존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애초에 아날로그 기반의 한계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음성 위주의 느린 속도와 데이터가 분리된 것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했다. 이로 인해 작전 상황에 필요한 실시간 동영상 전달과 지휘통제 등을 위한 영상회의 개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술정보통신체계(TICN·Tactical Information Communication Network) 개발을 시작해 다원화된 군 통신망을 일원화하고 다양한 전장 정보를 적시적소에 실시간으로 전달해 정확한 지휘통제 및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했다. 또한 전시 상황에서도 끊김 없이 음성과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고 전시에 유·무선망이 파괴되더라도 군 C4I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군 작전차량에 탑재된 이동기지국과 데이터를 기간망으로 연결하는 이동형 무선 백홀(Backhaul) 기술을 적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현대의 국방력은 병력과 무기 수 등 단순한 양적 우위가 아닌 무기의 질적 수준과 이를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첨단화된 전술운용지원체계 확립과 직결된다. 따라서 TICN 도입은 네트워크 중심의 미래 전장에 대응한 전술통합 운용 및 전투역량 극대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으로 발생하는 통신 가시선 확보가 어렵다. 이로 인해 전술 단위부대에 대한 적시적 전술통신 운용에 제한이 생길 수 있으며 다단계 중계 노드로 인한 통신 지연 문제와 서비스 지역 이탈 시 통신 두절, 타 장비로의 자동 핸드오버가 불가능한 점 등이 숙제로 남는다.
TICN의 핵심 장비로는 전송장비, 이동기지국과 통신장비, 전투무선장비 등이 있으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전원장비다. 전술적 상황에서 전원장비가 갖춰야 할 핵심 요소는 소음 최소화와 전원 공급시간 극대화다. 현재 운용 중인 경유 발전기는 경유 보급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엄청난 소음이다. 이로 인해 아군의 통신소 위치가 드러난다면 공격 표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음이 없는 고효율 연료전지의 도입이 시급하다.
얼마 전까지도 군 통신망은 폐쇄적 유선통신망을 기반으로 했다. 그러나 민간이 초연결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점차 무선통신망으로 진화해 현재는 무선통신 위주의 지상통신망과 원거리 작전 수행을 위한 위성통신망으로 구성됐다. 유선기지국 기반의 민간 이동통신망과 달리 군 통신망은 전투전력의 이동 전개 시 통신망 지원을 위한 실시간 통신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같은 ‘이동 후 설치(At The Halt)’ 개념은 전력의 이동 속도에 맞추기 어려워 ‘이동 간 통신(On The Move)’ 개념을 적용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지형적 특성상 무선통신의 거리 제약이 발생한다. 위성통신망은 지상통신망에 비해 지형적 제약에서 자유로우나 통신 용량이 제한적이고 재밍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용 단말기와 안테나의 물리적 크기도 약점으로 작용한다.
TICN의 또 다른 한계는 미군의 GIG(Global Information Grid)와 같이 완전한 우주 요소가 지원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민·군 공용 통신위성으로 아나시스-I(무궁화위성 5호)을 활용하고 2020년 최초의 군사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II 를 발사해 운용성이 보장됐으나 이를 통합 운용할 소프트웨어체계와 운용 가능한 휴대형 위성통신체계의 단말 등이 아직 보편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나시스 위성은 정지궤도인 3만6000㎞에 있어 0.5초의 통신 지연이 발생하므로 실시간 통신보다 난청 지역 해소나 통신 중계에 더 적합하다. 따라서 전장 상황에서는 저궤도위성, 무인항공기, 비행선 등을 활용한 광역화된 실시간 통신체계의 구축이 요구될 수 있다.
대표적 저궤도 통신전용 위성으로 ‘스타링크’가 있다. 스타링크는 기존 위성통신망의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용 위성이다. 비싸고 느리고 지연시간이 긴 기존 위성통신망을 획기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대략 4만2000개의 위성을 저궤도인 350~570㎞에 발사, 전 세계 어디서나 최대 1Gbps의 초고속인터넷을 서비스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2300개가 발사된 스타링크 위성은 민간뿐만 아니라 미 육군·공군·우주군도 이를 활용하기 위한 협력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주군은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탐지 및 추적 분석에 스타링크 위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현대전은 네트워크 중심전(NCW·Network Centric Warfare)으로 발전하고 있다. NCW에 대응하는 통합전술체계는 군 통신체계 기반 위에 우주·공중·지상 및 해상 계층의 통신망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다차원 통합통신망 구조로 구축돼야 한다. 아나시스-II 위성은 군사전용 위성이지만 군 통신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엔 스타링크에 비해 한계점이 분명하므로 저궤도위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혹은 이를 대처할 공중통신망 구축방안과 통신 관점에서의 효과에 대한 분석 및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군 병력의 지속적인 감소는 이를 대체하기 위한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군 체계통신망의 통합화·무인화를 앞당기게 만들고 있다. 최적화된 군 전술통신망과 조속한 무인체계를 활용한 통신망 구축 및 통합사업이야말로 막강한 우리 군의 전력 유지에 커다란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핸드오버
통화 중 상태인 이동단말(mobile station)이 해당 기지국 서비스 지역을 벗어나 인접 기지국 서비스 지역으로 이동할 때 단말기가 인접 기지국의 새로운 통화 채널에 자동 동조돼 지속적으로 통화 상태가 유지되는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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