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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들어서며 활력 …3년 만에 천만 영화 탄생 [박현민의 연구소]

입력 2022. 06. 14   16:42
업데이트 2022. 06. 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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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민의 연구소(연예를 구독하소) 
8 극장가 빠른 회복세, OTT는 생존 위기 직면



영화 ‘브로커’ 포스터.
영화 ‘브로커’ 포스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극장가 '팝콘각'


지난달 총관객수 코로나 이전 80%가량 회복
톱스타·배우 총출동…초대형 기대작 개봉 잇따라


주말 영화관, 사람이 제법 북적인다. 팝콘을 사기 위한 줄도 생겼고,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관객도 늘었다. 볼만한 영화들의 개봉이 잇따른 덕분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됐던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가까스로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대한민국 극장가가 최근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며 모처럼 활력을 되찾았다. 매일 아침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체크하는 기자들의 손도 덕분에 분주해졌다. 올해 5월 극장을 찾은 총관객 수는 1455만 명으로, 수치상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월의 1806만 명과 비교하여 약 80%가량 회복됐다. 100% 완벽한 회복이라 말할 순 없지만, 코로나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3년을 돌아보면 그저 충분히 감격스러울 수치다. 영화계는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던 긴 터널의 끝자락에서 드디어 한 줄기 빛을 마주한 분위기다.

마블 시리즈에도 진출하며 대체불가 배우로 거듭난 마동석과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구씨 역으로 최근 가장 핫한 배우가 된 손석구가 활약을 펼친 영화 ‘범죄도시2’의 역할은 상당했다. 지난 2019년 5월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이후 전무했던 천만 관객 영화가 다시금 등장한 것은, 여러모로 그 의미가 남달랐다. 현재 ‘범죄도시2’는 ‘기생충’의 스코어를 지나서 ‘인터스텔라’, ‘겨울왕국’ 등을 차례로 넘어서며 누적 관객 수를 차곡차곡 늘려가는 중이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의 낭보를 전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개봉 소식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이뿐만 아니다. 7~8월 극장 성수기에 맞춰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등 코로나로 인해 개봉이 밀린 초대형 기대작들이 연달아 선보인다. 성수기 이후에는 오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소형 영화의 줄개봉이 전망된다. K무비를 대표하는 스타 감독들과 톱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향연이다. 이는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진귀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분위기면 연내 다시 한번 새로운 천만 영화의 탐색을 짐짓 기대해 봐도 좋을 정도다.



OTT '갑분싸'


넷플릭스 대규모 가입자 이탈·주가 폭락 등 빨간불
업체 간 경쟁 과열…플랫폼 콘텐츠 개별 수급 난항
팬데믹 성과에 취하지 말고 킬러 콘텐츠 확보 필요

 
영화계와 달리 다소 침울해진 곳도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여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업계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수혜를 입으며 급속도로 성장했던 OTT 업계는 앞날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일단 OTT 중 글로벌 선두에 있는 넷플릭스가 올해 대규모 가입자 이탈을 겪고 있는 상태고, 주가 역시 큰 폭락을 마주했다. 당장의 수익을 위해 올린 구독료는 오히려 독이 됐다. 녹록지 않은 바깥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부 경쟁은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디즈니+, 애플TV+ 등 다수의 글로벌 OTT 플랫폼이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넷플릭스를 수시로 견제한다. 대표적인 국내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의 약진도 눈여겨볼 필요가 생겼다. 현재 글로벌 OTT의 콘텐츠 순위 대부분을 국내 콘텐츠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tvN과 JTBC로 대표되는 케이블과 종편, 그리고 MBC, SBS, KBS 등 지상파 콘텐츠 수급에 각각 강점을 보유한 두 플랫폼의 향후 강세도 예측 가능하기 때문. 결국 한정된 파이를 놓고 벌이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수록, 각각의 OTT 플랫폼의 콘텐츠 개별 수급은 난항이 예상된다.

영화관의 일상 회복 역시 OTT 플랫폼의 성장을 멈춰 세우는 직간접적 이유가 될 것이다. 당초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조차 힘겨워진 상황에 직면했던 터. 이에 예정된 영화 제작은 취소됐고, 만들어진 영화 개봉은 무기한 연기됐다. 볼 영화가 줄자, 영화 관객들은 OTT로 자연스레 눈을 돌렸다. 영화 업계의 인력은 드라마와 OTT 플랫폼으로 선회하며 살 방도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OTT 업계는 대규모 영화 인력 유입과 고품질의 콘텐츠 수급을 동시 충족했다.

하지만 천만 영화가 탄생하고, 영화계가 차츰 활력을 되찾자 이 과정은 역순을 밟고 있다. 영화 인력은 속속 영화계로 되돌아오고, 극장가에는 볼만한 영화가 늘어난다. 멈췄던 영화 제작도 활기를 찾는 중이다. 엔데믹으로 외출도 용이해지니, OTT 플랫폼 앞을 떠나 바깥으로 나서는 이들도 갈수록 늘어난다. 혼자가 아닌, 함께 모여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코로나 이전의 관람 형태도 활성화된다. 오랜 시간 극장을 즐기지 못했던 관객들의 ‘보복 관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콘텐츠는 많은데 정작 볼 게 없다.” 최근 OTT를 구독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다. ‘구독’이라는 시스템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콘텐츠의 수급과 킬러 콘텐츠의 확보다. 하지만 최근 OTT를 살펴보면 과연 한 달 단위로 비용을 지불할 만큼, 새로운 볼거리가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구독을 유지할 이유가 없으니, 구독자 이탈은 자명하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축적된 습관으로 인해 당장 OTT 플랫폼이 망하거나 사라질 리 없겠지만, ‘어부지리’로 꿰찬 성과에 취해 현재의 변화된 상황에 이렇다 할 대책조차 강구하지 않는다면 성장 둔화는 물론이거니와 생존의 위기에도 직면하게 될 것이다. 사진=각 배급사


필자 박현민은 잡식성 글쓰기 종사자이자, 14년 차 마감 노동자다. 가끔 방송과 강연도 하며, 조금 느릿하더라도 밀도가 높은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나쁜 편집장』을 포함해 총 3권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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