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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Job)이 생길 거야] “시행착오 겪으며 얻은 노하우…스타트업 위한 ‘KNOWHOW’ 창업했죠”

이원준

입력 2022. 06. 13   17:02
업데이트 2022. 06. 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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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장병 취·창업 도전기
40 ㈜위티 심지훈 대표

2018년 군 복무 시절 본격 도전 시작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코딩 작업…
군 창업경진대회 육참총장상 받기도

 
창업 초기 사기 피해로 좌절 겪었지만
초보 CEO 위한 플랫폼 아이디어 얻어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아갈 길 뚫릴 것”

 

㈜위티 심지훈 대표
㈜위티 심지훈 대표


도전은 어렵다. 특히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운, 미래가 불확실한 목표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위티 심지훈(27) 대표에게는 창업가의 꿈이 그러했다. 그는 창업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미래에 도전했다. 대학교 창업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차근차근 꿈을 설계해 갔다. 그의 창업 활동은 복무 중에도 이어졌다. 군 창업경진대회 공고를 보고 ‘도전해 보자’고 결심하면서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외주개발업체에 사기를 당하기도 했고,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회사 사정이 나빠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창업 도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를 지난 7일 만났다. 글·사진=이원준 기자


GOP대대 복무하며 창업경진대회 도전

“메모장으로 코딩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사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메모장을 켜 놓고 군 창업경진대회를 준비했습니다. 사지방에선 일정 시간이 지나면 PC가 초기화되는 탓에 코딩 소스코드를 많이 날려 먹었죠(웃음).”

심지훈 대표의 창업 도전기는 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육군25보병사단 GOP대대에서 복무하던 2018년, 우연히 ‘국방 START-UP 챌린지’ 참가팀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면서다. 그때부터 그는 바쁜 일과 시간을 쪼개 사지방에서 코딩을 했다. 입대 전 활동한 창업 동아리 팀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아이디어를 나누기도 했다.

“나중에 창업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공고를 보자마자 도전해 보자고 결심했죠. 개인정비 시간을 활용해 대회 준비를 했는데 코딩하며 소스코드 문서를 만들고, 창업 관련 서적을 찾아 읽었습니다.”

심 대표는 그해 군 창업경진대회에서 육군참모총장상을 받으며 원하는 목표를 이뤘다. 당시 그가 준비한 ‘폐쇄형 SNS’ 사업 아이템은 이후 정식 서비스로 출시된 ‘리플러’ 앱 개발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의 첫 번째 창업 아이템은 군에서 태동한 셈이다.


‘이제 그만둘까’ 생각할 때 반전 시작

군에서부터 창업 노하우를 익힌 심 대표는 전역 후 팀을 구성하고, 사무실을 구하며 본격적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창업가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사기를 당하며 자금난을 겪기도 했다.

“창업 과정에서 슬픈 일이 많았습니다. 개발능력이 없는 외주개발사에 사기 피해를 당하면서 사업 진행을 멈춰야 했고, 개발자 채용을 했는데 급여를 제대로 드릴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 적도 있습니다. 연거푸 위기를 맞은 당시 군에서부터 함께 일했던 많은 팀원이 팀을 나갔죠. 그때가 창업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습니다. 정말 힘들어서 ‘이제 그만둘까’ 생각도 했죠.”

위기와 맞닥뜨린 심 대표를 다시 일어서게 해 준 것은 그간 인연을 맺어 온 선배 창업가 및 멘토들, 그리고 다양한 창업지원사업이었다. 그는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청청콘’에서 우승을 차지해 1억 원이 넘는 상금을 받았다. 청청콘은 선배 창업가가 우수한 후배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이끄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청년 창업경진대회다.

“당시 운 좋게 청청콘에서 우승하며 자금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창업대회에서 입상하며 상금을 받고, 출시한 앱 서비스도 1만5000명이 넘는 누적 가입자를 모으며 호응을 얻었죠. 돌이켜 보면 예방접종을 세게 맞은 덕분인 듯합니다(웃음).”


실패 통해 재도전…“포기 말고 도전하길”

위티는 최근 새로운 SNS 플랫폼을 내놨다. 초기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한 지식공유 플랫폼 ‘KNOWHOW’가 주인공이다. KNOWHOW를 이용하면 ‘앱은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자금은 어디서 조달해야 할지’ ‘팀원은 어떻게 채용해야 할지’ 등 다양한 고민을 선배 창업가와 함께 의견을 나누며 해결할 수 있다고 심 대표는 설명했다.

“초기 창업가는 물어보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처음 창업을 시작하면 자금조달법, 서비스 개발 노하우, 사업제안서 작성법 등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죠.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이 문제를 가장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이 과정을 거쳐 간 선배 창업가에게 묻는 것입니다. KNOWHOW에 질문을 올리면 답변이 곧바로 달립니다. 모든 영역을 총망라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심 대표는 ‘많은 실패를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으며 축적한 지식이 자신들만의 차별성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심 대표의 목표는 초기 스타트업이 겪는 시행착오를 줄여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심 대표는 끝으로 창업가를 꿈꾸는 군 장병을 향해선 “가능한 한 도전하지 말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하지만 동시에 창업에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하기를 권유했다.

“창업에 도전하기 전 자신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기를 바랍니다. 창업보다 더 적은 노력으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많기 때문입니다(웃음). 제가 창업하면서 느낀 점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어떻게든 나아갈 길이 뚫린다는 점입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여러분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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