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일의 미래

가치를 알아보는 눈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같이 소통하는 재미도

입력 2022. 05. 02   16:20
업데이트 2022. 05. 0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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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혁명(하)

 
세상 모든 것 토큰으로 만들 수 있어
위조 불가능 거래 투명 신뢰도 확보
희소성 있고 호응 많을수록 가치 ↑
너무 단기 수익만 좇는다면 곤란
지속적인 관심과 통찰력 길러야

 

2021년 NFT 시장에 큰 충격을 던진 비플의 크리스티 경매 결과.  사진=크리스티 웹사이트
2021년 NFT 시장에 큰 충격을 던진 비플의 크리스티 경매 결과. 사진=크리스티 웹사이트

2017년에 나와 NFT 투자 붐을 일으킨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 온라인 캐릭터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 고양이 캐릭터를 교배시키다 보면 세계에 단 하나뿐인 캐릭터를 얻기도 하는데 이는 억대에 팔리기도 한다.  사진=크립토키티 웹사이트
2017년에 나와 NFT 투자 붐을 일으킨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 온라인 캐릭터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 고양이 캐릭터를 교배시키다 보면 세계에 단 하나뿐인 캐릭터를 얻기도 하는데 이는 억대에 팔리기도 한다. 사진=크립토키티 웹사이트



#1 빈티지 제품 거래 서비스 트레져러는 복면 래퍼 ‘마미손’의 3D(차원) 영상 작품 ‘수플렉스 더 트로피’를 조각 모집한 결과 3초 만에 마감했다고 밝혔다.

#2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맨 처음 올린 트윗의 가치가 1년 만에 290만 달러(약 35억6000만 달러)에서 1만 달러로 폭락했다.

#3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고양이 캐릭터를 ‘오픈시’에 등록한 다음 구매 시 가상자산을 준다고 속여 피해자 9명으로부터 2억1000만 원 상당을 갈취한 일당을 체포했다.



셋 다 지난 4월에 일어난 일이다. 모두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Non-Fungible Token)’과 관련됐다.

첫 사례는 아직 식지 않은 NFT 투자 붐을 보여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례는 그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NFT’는 ‘대체할 수 없는(Non-Fungible)’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Token)’을 뜻한다. A는 유명 축구선수의 슛 동작을 직접 찍은 동영상을 갖고 있다. B는 5월 때아닌 설악산의 설경 동영상이 있다. 서로에게 귀중한 콘텐츠인데 그 가치는 고유해 대체할 수 없다.

토큰은 블록체인에 디지털로 저장한 자산이다. 디지털 미술과 음악, 모바일 티켓, 게임 아이템처럼 디지털 세상에만 있는 것이 있다. 전시 중인 예술 작품과 금, 건물 등의 실물 가치를 디지털화한 자산도 있다. 심지어 투표권이나 신용, 평판과 같은 개념도 디지털 자산이 된다. 이론적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토큰으로 만들 수 있다.

세상에는 지적 재산권을 창조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 음악가, 작가, 저널리스트,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사진작가, 패션 및 제품 디자이너, 과학자, 엔지니어, 건축가 등이다.

이들은 각각 음반사, 출판사, 영화사, 학교, 연구소, 기업을 통해 수입을 얻는다. 그러나 지식재산권이 창출하는 수익에 걸맞은 보상을 받지 못하기 일쑤다. 소속 기업이나 중간 사업자를 거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과 NFT 기술은 누구나 손쉽게 복사하고 공유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디지털 작품의 원본을 인증한다. 이를 통해 창작자가 직접 소비자와 거래할 수 있게 돕는다. 제값을 받을 수 있으며 희소성이 있고 많은 사람이 호응할수록 그 값은 더 오른다. 2021년 3월, 대박이 하나 터진다.

비플(Beeple)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크 윈켈만이 만든 NFT 콜라주 작품인 ‘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6930만 달러(당시 환율로 785억 원)에 낙찰됐다. 이후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NFT 작품을 쏟아냈다. 비트코인 폭락으로 5월 시장이 주춤했다가 여름 이후 디지털 미술과 수집품뿐만 아니라 음악, 게임, 부동산 등에서 대박 행렬이 이어졌다. 2021년은 한마디로 NFT의 해였다.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잭 도시 트윗 가치 폭락에서 보듯 시장이 위축됐다. NFT 시가총액은 1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시(OpenSea)’의 거래액은 반 토막이 됐으며 거래 참여자마저 줄었다. 드디어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분석과 아울러 비판이 다시 쏟아졌다. 암호화폐와 NFT 투자로 떼돈을 번 이들이 부의 과시를 넘어 자전거래 등 인위적으로 가치를 부풀린다는 의혹도 나왔다. 돈세탁, 신용사기(스캠), 도용, 탈세 등의 해묵은 문제도 제기됐다. 각국 정부는 규제의 칼날을 세웠다.

NFT 시장이 조정기를 거쳐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전통적인 금융투자기업들이 뛰어들었다. 세계 유명 브랜드와 대기업도 신규 수익 창출과 마케팅 차원에서 가세했다. 낙관론자들은 메타버스·소셜미디어와 결합하면 시장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어떤 전망이 들어맞을지 몰라도 NFT가 잊힌 창작자 권리를 되찾아주고, 더욱 투명하고 믿을 만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임은 분명하다. NFT 작품을 등록할 때 로열티 지급을 지정하면 재판매할 때마다 일정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바흐, 슈베르트, 반 고흐, 이중섭은 생전에 가난에 시달렸다. 사후에 음반사와 미술상만 떼돈을 벌었다. 이들이 지금 살아 있어 NFT를 본다면 아마도 무릎을 칠 것이다.

NFT는 누가 언제 만들었고, 누구에게 얼마에 팔렸는지 모든 과정을 다 기록한다. 위조할 수 없으니 거래는 투명하고 신뢰성도 확보한다. NFT를 모든 소유권 거래로 확산하고 적용 범위를 넓히면 사회는 그만큼 더 깨끗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NFT를 자선 기부 전 과정에 적용했으면 한다. 기부금이 얼마나 투명하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NFT 시장이 뜨자 많은 이들이 투자 수단으로 접근했다. 나무랄 일이 아니다. 되레 권장할 만하다. 다만 너무 단기 수익만 좇는다면 곤란하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확률만 더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NFT 투자에 자금과 마케팅·정보 못지않게, 오히려 더욱 중요한 것이 안목이다. 안목은 지속적인 관심과 통찰력에서 나온다. 벼락치기 공부나 그래프 분석으로 결코 얻을 수 없다.

NFT 거래소를 가보면 ‘뭐 이런 걸 내놓고 팔까?’ 하는 것이 꽤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것에도 많은 이가 열광하며, 기꺼이 디지털 지갑을 꺼내 든다는 점이다. ‘세상에는 이렇게 가치를 보는 눈이 다르구나!’ 새삼 실감한다. NFT 시장은 바로 이 다양한 가치 인정을 바탕으로 발전한다. 누구라도 가치 있게 여기는 자신만의 디지털 자산을 만들어 NFT 거래소에 올려보자. 그냥 재미 삼아 올리자.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재미가 더 쏠쏠할 수도 있다.

“내가 이 NFT 작품을 소유하는 마지막 사람이 되더라도 만족하겠는가, 스스로 자문해보라.” 『NFT레볼루션』(2021, 도서출판 길벗) 저자들이 건넨 조언이다. 자기가 만들든, 남의 것을 사든 꼭 기억해둘 만한 말이다.


알아두면 좋은 NFT 용어


●가스(gas)비: NFT 거래에 붙는 수수료

●드롭(Drop): NFT를 타인에게 팔기 위해 NFT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올리는 것. 무료로 제공할 때 에어드롭(Airdrop)이라고 하는데 얼리어답터나 참가자에게 보상 차원으로 많이 한다.

●러그 풀(Rug pull): 암호화폐나 토큰 프로젝트를 돌연 중단해 투자금을 가로채는 사기 행위.‘양탄자(rug)를 잡아당겨(pull) 그 위에 있는 사람을 쓰러트리는 행위’에서 비롯했다.

●민팅(Minting): 디지털 파일을 블록체인에 올려 내 소유로 등록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거래 가능한 토큰을 만든다. ‘화폐를 주조한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mint에서 유래한다.

●크립토(crypto): 전통적으로 암호를 걸거나 푸는 암호화 기술(cryptography)을 일컬었으나 최근 수많은 암호화폐와 토큰 경제의 부각으로 화폐화, 토큰화, 상품화 등의 의미가 강해졌다.

●탈중앙화 금융(Defi): 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정부나 은행과 같은 중앙집권 기관의 개입 없이 이뤄지는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화이트리스트: NFT를 우선으로, 또는 원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권한


필자 신화수는 30년간 기술산업 분야를 취재했으며 전자신문 편집국장, 문화체육관광부 홍보협력관, IT조선 이사 등을 역임했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필자 신화수는 30년간 기술산업 분야를 취재했으며 전자신문 편집국장, 문화체육관광부 홍보협력관, IT조선 이사 등을 역임했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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