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11전투비행단 전투태세훈련
유사시 비상급유장비 설치·작동
신속하고 정확한 절차 준수…
무결함 항공작전 책임감으로 수행
중장비 내 몸처럼 조작
꾸준한 교육으로 일사불란 움직임
공군11전투비행단 F-15K 전투기들이 전시 출격 훈련을 위해 강한 열기를 내뿜으며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이경원 기자
알고 있다. 이미 숙달돼 있다는 것을. 하지만 반복된 훈련 속에 더욱 강해진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훈련을 한다. 훈련은 강철을 만들기 위한 담금질이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원동력이다. ‘필승불패’의 부대 공군11전투비행단(11전비)도 마찬가지다. 부대는 작전 지속 능력을 높이고, 대비태세를 굳건히 하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전투태세훈련(ORE)을 전개했다.
ORE는 작전준비태세와 전투 수행 능력을 점검·평가해 부대의 전투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훈련이다. 11전비는 고강도 훈련으로 전투력과 생존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훈련에 매진한 11전비 장병들의 ORE 현장을 소개한다. 글=서현우/사진=이경원 기자
유류관리중대 장병들이 급유 제한 상황을 가정한 비상급유 훈련에서 유류 장비에 호스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 이경원 기자
비상급유…소통하며 꼼꼼하게 임무수행
지난달 27일 오전 11전비 비상급유장. 전날까지 많은 양의 봄비가 내리고 난 뒤 모처럼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맑게 갠 날씨에 공기까지 깨끗해 훈련하기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그때 잔잔한 바람을 가르며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번 더 주변을 살펴서 인화 물질 완전히 제거하고, 절차 중 확인 사항과 안전 사항을 철저히 지키도록!” “네 알겠습니다.”
강성훈(대위) 유류관리중대장의 전달 사항을 받은 장병들은 그보다 더욱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비상급유훈련의 시작이었다. 비상급유훈련은 유사시 유류 시설물 파괴로 항공기 급유가 제한되는 상황에 대비해 비상급유장비 설치·작동 절차를 숙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항공작전을 위해 필요한 훈련이다.
30여 명 남짓 장병들은 네 개 조로 나뉘어 운반·설치, 작동, 품질검사, 급유, 소화·경비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항공유를 임시 수령·저장하는 접절 탱크를 펼치고, 급유 장비의 호스를 연결했다. 또 호스를 펌프 장비와 송유관으로 이었다.
“간격 유지하고 팽팽하게!”
장병들은 서로 소통하면서 절차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수행했다. 이런 장병들의 모습을 평가관들은 세심하게 눈에 담았다. 11전비는 ORE 모든 훈련장에 평가관을 배치했다. 단지 훈련으로 그치지 않고, 식별 사항을 추후 보완해 나가기 위해서다.
매의 눈을 가진 박태훈(상사) 평가관은 “신속함은 물론 정확하게 절차를 준수해 비상급유장비를 설치하는 데 평가의 중점을 뒀다”고 귀띔했다. 비상급유장에는 비행단장과 참모들도 찾아와 장병들의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 노고를 격려했다.
장병들은 더욱 힘을 냈고, 장비 연결이 완료됐다. 장병들은 침전물과 전도성 등을 시험하며 오염 상태를 확인했다. 유류 불출 장비에서 항공기에 비상 급유할 수 있는 상태가 완성되는 것으로 훈련은 종료됐다.
김호진 일병은 “내가 하는 임무가 완벽한 항공작전의 뒷받침이 된다는 책임감으로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며 흘러내리는 땀을 닦았다.
대공방어…몇 분 만에 진지 경계까지 이뤄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26일 오후 4시, 비행단 발칸 진지에 훈련 비상상황이 전파됐다. 전방 18㎞에서 식별되지 않은 항공기가 기지 방향으로 접근하는 상황이 부여된 것.
“훈련 비상! 훈련 비상! 훈련 비상!”
분대장 맹아영 중사와 발칸 운용 요원들이 복명복창하며 재빨리 움직였다. 신속하게 발칸을 전개해 대공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침투 항공기에 대한 긴급사격 절차에 돌입했다. 채 1~2분이 걸리지 않아 진지 경계까지 이뤄졌다. 이어 항적을 탐지·식별하고, 지속적인 추적·감시로 대공방어태세를 강화했다. 이후 위협 상황이 하달되자 장병들은 수동사격을 준비하고, 모의탄을 활용해 교전에 돌입했다. 숨 돌릴 틈 없이 펼쳐진 훈련은 ‘완전 격추’라는 분대장의 최종전술조치 보고로 마무리됐다.
그사이 인근 진지에서는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신궁 훈련이 계속됐다. 대공방어대 장병들은 실전적인 훈련으로 전술 조치 능력을 배양하고, 전투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열매를 수확했다.
F-15K 야간 출격…당당한 위용 과시
오후 7시가 되자 붉은 태양이 노을을 내뿜으며 활주로 멀리 내려앉았다. 오늘의 훈련이 정리되나 싶었는데, 끝이 아니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야간 전시 출격 훈련을 위해 F-15K 전투기들이 엄체호를 빠져나왔다. 당당한 위용에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
활주로에 들어선 전투기들은 최종기회점검반(LCI) 정비사들이 점검을 마치자 가속도를 붙이며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빠르게 이륙해 작전지역으로 기동하는 과정도 하나의 훈련이다. 전시 출격에서 조종사들은 평소보다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훈련 상황을 부여받는다고 부대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내 어둠이 찾아왔지만, 가용 전력들의 힘찬 비상에는 쉼표가 없었다.
이동형 초과저지장비 설치 훈련에서 소방구조중대원들이 케이블 연결 장비를 고정하고 있다. 사진= 이경원 기자
초과저지장비 설치…생존성 보장에 최선
“드르르르르, 드르르르르!”
비슷한 시각 주기장 한쪽에서는 소방구조중대 장병들이 드릴을 이용해 콘크리트 지반을 뚫고 있었다. 이동형 초과저지장비 설치를 위해서다. 초과저지장비는 항공기가 자체적으로 제동이 불가하거나 활주로를 벗어나는 등의 비상 상황에 쓰인다. 기체 후미 고리에 케이블을 연결해 강제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장병들은 앞서 어둠 속에 조명을 밝게 비추고, 지반 환경과 장비 안전 상태를 점검했다. 이어 드릴 등으로 양쪽에 놓인 장비를 지반에 고정하는 중이었다. 전투기 무게와 속도를 견뎌내려면 장비들이 먼저 단단하게 고정돼야 한다. 이후에는 케이블을 두 장비에 연결했다.
기계·장비에서 나오는 소음에 정신을 못 차리는 기자와 달리 장병들은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평소 숙달된 능력을 뽐냈다. 순식간에 설치가 끝났고, 평가관의 확인·점검이 이어졌다. 활주로에는 이 같은 초과저지장비가 이미 고정돼 있지만 언제·어디서든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동형으로도 장비를 운용한다는 것이 현장을 지휘한 황재홍(준위) 소방구조중대장의 설명이었다.
황 중대장은 “초과저지장비는 긴급 상황 때 인명피해와 항공기 손상을 최소화하고, 생존성을 보장하는 마지막 보루”라며 “오늘 같은 훈련을 꾸준히 시행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비행단의 전투력을 보존하고, 안전한 임무 수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병대대 장병들이 야간 활주로 피해복구 훈련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움푹 파인 폭파구에 골재를 채우고 있다. 사진= 이경원 기자
활주로 피해복구…베테랑들 정교하게 작업
저녁 8시가 넘었지만 훈련 열기는 식지 않았다. 11전비 피해복구훈련장에서는 공병대대 장병들이 활주로 피폭 상황을 가정한 피해복구훈련을 하고 있었다.
움푹 파인 폭파구에 덤프트럭이 골재를 실어와 쏟아내면 포클레인과 그레이더가 골재를 펼치고 모아냈다. 그러면 롤러가 투입돼 지반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작업이 수차례 반복되자 커다란 폭파구가 어느덧 평평해졌다.
장병들의 작업은 정교했다. 중장비를 마치 내 몸처럼 조작하는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우와.” 감탄사를 내뱉던 기자에게 평가관은 “다들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인원들”이라면서 “특히 포클레인을 조작하는 이성민 원사는 32년 차 베테랑”이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다짐 작업이 끝나자 이번에는 포설조 장병들이 나서 유리섬유 매트(FFM)를 운반·연결·고정하며 마무리했다. 평소 꾸준한 교육·훈련이 없었다면 신속하고 정확한 모습은 볼 수 없었을 것이었다.
25일 시작한 11전비 ORE는 28일까지 계속됐다. 전 장병은 대비태세를 갖추고 작전 수행을 위한 절차를 점검하며 훈련을 시작했다. 또 둘째 날 활주로 피해복구훈련과 이동형 초과저지장비 설치훈련 등으로 작전 지속능력을 한층 높였다.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항공기 파손 또는 오염 상황을 가정한 파손 항공기 수리훈련과 항공기 제독훈련을 진행하고, 비상 급유훈련과 탄약조립훈련 등으로 실전 감각을 익혔다.
11전비는 특히 화생방·공습 등의 상황을 구역별로 부여한 대테러 종합훈련과 재난통제훈련을 쉼 없이 진행하며 기지생존능력을 점검하고 장병들의 위기 조치 능력을 확립했다.
박훈제(중령) 항공작전과장은 “훈련을 통해 장병들의 위기 상황 대응 능력을 점검·발전시켰다”며 “굳건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영공방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군11전투비행단 전투태세훈련
유사시 비상급유장비 설치·작동
신속하고 정확한 절차 준수…
무결함 항공작전 책임감으로 수행
중장비 내 몸처럼 조작
꾸준한 교육으로 일사불란 움직임
공군11전투비행단 F-15K 전투기들이 전시 출격 훈련을 위해 강한 열기를 내뿜으며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이경원 기자
알고 있다. 이미 숙달돼 있다는 것을. 하지만 반복된 훈련 속에 더욱 강해진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훈련을 한다. 훈련은 강철을 만들기 위한 담금질이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원동력이다. ‘필승불패’의 부대 공군11전투비행단(11전비)도 마찬가지다. 부대는 작전 지속 능력을 높이고, 대비태세를 굳건히 하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전투태세훈련(ORE)을 전개했다.
ORE는 작전준비태세와 전투 수행 능력을 점검·평가해 부대의 전투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훈련이다. 11전비는 고강도 훈련으로 전투력과 생존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훈련에 매진한 11전비 장병들의 ORE 현장을 소개한다. 글=서현우/사진=이경원 기자
유류관리중대 장병들이 급유 제한 상황을 가정한 비상급유 훈련에서 유류 장비에 호스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 이경원 기자
비상급유…소통하며 꼼꼼하게 임무수행
지난달 27일 오전 11전비 비상급유장. 전날까지 많은 양의 봄비가 내리고 난 뒤 모처럼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맑게 갠 날씨에 공기까지 깨끗해 훈련하기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그때 잔잔한 바람을 가르며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번 더 주변을 살펴서 인화 물질 완전히 제거하고, 절차 중 확인 사항과 안전 사항을 철저히 지키도록!” “네 알겠습니다.”
강성훈(대위) 유류관리중대장의 전달 사항을 받은 장병들은 그보다 더욱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비상급유훈련의 시작이었다. 비상급유훈련은 유사시 유류 시설물 파괴로 항공기 급유가 제한되는 상황에 대비해 비상급유장비 설치·작동 절차를 숙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항공작전을 위해 필요한 훈련이다.
30여 명 남짓 장병들은 네 개 조로 나뉘어 운반·설치, 작동, 품질검사, 급유, 소화·경비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항공유를 임시 수령·저장하는 접절 탱크를 펼치고, 급유 장비의 호스를 연결했다. 또 호스를 펌프 장비와 송유관으로 이었다.
“간격 유지하고 팽팽하게!”
장병들은 서로 소통하면서 절차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수행했다. 이런 장병들의 모습을 평가관들은 세심하게 눈에 담았다. 11전비는 ORE 모든 훈련장에 평가관을 배치했다. 단지 훈련으로 그치지 않고, 식별 사항을 추후 보완해 나가기 위해서다.
매의 눈을 가진 박태훈(상사) 평가관은 “신속함은 물론 정확하게 절차를 준수해 비상급유장비를 설치하는 데 평가의 중점을 뒀다”고 귀띔했다. 비상급유장에는 비행단장과 참모들도 찾아와 장병들의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 노고를 격려했다.
장병들은 더욱 힘을 냈고, 장비 연결이 완료됐다. 장병들은 침전물과 전도성 등을 시험하며 오염 상태를 확인했다. 유류 불출 장비에서 항공기에 비상 급유할 수 있는 상태가 완성되는 것으로 훈련은 종료됐다.
김호진 일병은 “내가 하는 임무가 완벽한 항공작전의 뒷받침이 된다는 책임감으로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며 흘러내리는 땀을 닦았다.
대공방어…몇 분 만에 진지 경계까지 이뤄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26일 오후 4시, 비행단 발칸 진지에 훈련 비상상황이 전파됐다. 전방 18㎞에서 식별되지 않은 항공기가 기지 방향으로 접근하는 상황이 부여된 것.
“훈련 비상! 훈련 비상! 훈련 비상!”
분대장 맹아영 중사와 발칸 운용 요원들이 복명복창하며 재빨리 움직였다. 신속하게 발칸을 전개해 대공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침투 항공기에 대한 긴급사격 절차에 돌입했다. 채 1~2분이 걸리지 않아 진지 경계까지 이뤄졌다. 이어 항적을 탐지·식별하고, 지속적인 추적·감시로 대공방어태세를 강화했다. 이후 위협 상황이 하달되자 장병들은 수동사격을 준비하고, 모의탄을 활용해 교전에 돌입했다. 숨 돌릴 틈 없이 펼쳐진 훈련은 ‘완전 격추’라는 분대장의 최종전술조치 보고로 마무리됐다.
그사이 인근 진지에서는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신궁 훈련이 계속됐다. 대공방어대 장병들은 실전적인 훈련으로 전술 조치 능력을 배양하고, 전투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열매를 수확했다.
F-15K 야간 출격…당당한 위용 과시
오후 7시가 되자 붉은 태양이 노을을 내뿜으며 활주로 멀리 내려앉았다. 오늘의 훈련이 정리되나 싶었는데, 끝이 아니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야간 전시 출격 훈련을 위해 F-15K 전투기들이 엄체호를 빠져나왔다. 당당한 위용에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
활주로에 들어선 전투기들은 최종기회점검반(LCI) 정비사들이 점검을 마치자 가속도를 붙이며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빠르게 이륙해 작전지역으로 기동하는 과정도 하나의 훈련이다. 전시 출격에서 조종사들은 평소보다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훈련 상황을 부여받는다고 부대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내 어둠이 찾아왔지만, 가용 전력들의 힘찬 비상에는 쉼표가 없었다.
이동형 초과저지장비 설치 훈련에서 소방구조중대원들이 케이블 연결 장비를 고정하고 있다. 사진= 이경원 기자
초과저지장비 설치…생존성 보장에 최선
“드르르르르, 드르르르르!”
비슷한 시각 주기장 한쪽에서는 소방구조중대 장병들이 드릴을 이용해 콘크리트 지반을 뚫고 있었다. 이동형 초과저지장비 설치를 위해서다. 초과저지장비는 항공기가 자체적으로 제동이 불가하거나 활주로를 벗어나는 등의 비상 상황에 쓰인다. 기체 후미 고리에 케이블을 연결해 강제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장병들은 앞서 어둠 속에 조명을 밝게 비추고, 지반 환경과 장비 안전 상태를 점검했다. 이어 드릴 등으로 양쪽에 놓인 장비를 지반에 고정하는 중이었다. 전투기 무게와 속도를 견뎌내려면 장비들이 먼저 단단하게 고정돼야 한다. 이후에는 케이블을 두 장비에 연결했다.
기계·장비에서 나오는 소음에 정신을 못 차리는 기자와 달리 장병들은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평소 숙달된 능력을 뽐냈다. 순식간에 설치가 끝났고, 평가관의 확인·점검이 이어졌다. 활주로에는 이 같은 초과저지장비가 이미 고정돼 있지만 언제·어디서든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동형으로도 장비를 운용한다는 것이 현장을 지휘한 황재홍(준위) 소방구조중대장의 설명이었다.
황 중대장은 “초과저지장비는 긴급 상황 때 인명피해와 항공기 손상을 최소화하고, 생존성을 보장하는 마지막 보루”라며 “오늘 같은 훈련을 꾸준히 시행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비행단의 전투력을 보존하고, 안전한 임무 수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병대대 장병들이 야간 활주로 피해복구 훈련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움푹 파인 폭파구에 골재를 채우고 있다. 사진= 이경원 기자
활주로 피해복구…베테랑들 정교하게 작업
저녁 8시가 넘었지만 훈련 열기는 식지 않았다. 11전비 피해복구훈련장에서는 공병대대 장병들이 활주로 피폭 상황을 가정한 피해복구훈련을 하고 있었다.
움푹 파인 폭파구에 덤프트럭이 골재를 실어와 쏟아내면 포클레인과 그레이더가 골재를 펼치고 모아냈다. 그러면 롤러가 투입돼 지반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작업이 수차례 반복되자 커다란 폭파구가 어느덧 평평해졌다.
장병들의 작업은 정교했다. 중장비를 마치 내 몸처럼 조작하는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우와.” 감탄사를 내뱉던 기자에게 평가관은 “다들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인원들”이라면서 “특히 포클레인을 조작하는 이성민 원사는 32년 차 베테랑”이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다짐 작업이 끝나자 이번에는 포설조 장병들이 나서 유리섬유 매트(FFM)를 운반·연결·고정하며 마무리했다. 평소 꾸준한 교육·훈련이 없었다면 신속하고 정확한 모습은 볼 수 없었을 것이었다.
25일 시작한 11전비 ORE는 28일까지 계속됐다. 전 장병은 대비태세를 갖추고 작전 수행을 위한 절차를 점검하며 훈련을 시작했다. 또 둘째 날 활주로 피해복구훈련과 이동형 초과저지장비 설치훈련 등으로 작전 지속능력을 한층 높였다.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항공기 파손 또는 오염 상황을 가정한 파손 항공기 수리훈련과 항공기 제독훈련을 진행하고, 비상 급유훈련과 탄약조립훈련 등으로 실전 감각을 익혔다.
11전비는 특히 화생방·공습 등의 상황을 구역별로 부여한 대테러 종합훈련과 재난통제훈련을 쉼 없이 진행하며 기지생존능력을 점검하고 장병들의 위기 조치 능력을 확립했다.
박훈제(중령) 항공작전과장은 “훈련을 통해 장병들의 위기 상황 대응 능력을 점검·발전시켰다”며 “굳건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영공방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