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미군 NGSW, 모든 전장 상황서 보병 승리 보장 위한 고민의 결과물

입력 2022. 04. 29   16:17
업데이트 2022. 05. 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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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의 차세대 보병화기 NGSW (하)


강력한 경량·소형 개인화기 필요성 대두
미 육군 6.8㎜ 신형 탄약 효과 큰 신뢰
기존 탄약 대체 불가 논란에도 자신감
미 해병대·특수전 사령부도 높은 관심
동맹국 도입까진 충분한 검증 선행돼야
 
향후 M5로 불리게 될 MCX-스피어(아래)와 M250으로 불리게 될 MG-6.8의 모습. 사진=시그사우어 홈페이지
향후 M5로 불리게 될 MCX-스피어(아래)와 M250으로 불리게 될 MG-6.8의 모습. 사진=시그사우어 홈페이지

NGSW(Next Generation Squad Weapons)로 명명된 미 육군의 차세대 분대 화기 사업을 두고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NGSW 성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6.8㎜ 신형 탄약을 제외하면 미 육군의 기존 보병화기와 NGSW-R(Rifle) 및 NGSW-AR(Automatic Rifle)의 성능에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 때문이다.

6.8㎜ 신형 탄약의 우수한 성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엄청난 재고의 기존 5.56㎜ 및 7.62㎜ 탄약을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가 미 육군은 물론 서방세계 보병 화기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미래 전쟁에 대비하고 승리를 보장하기 위한 미 육군의 오랜 고민과 연구, 시행착오의 결과가 바로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행착오의 산물 NGSW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가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NGSW의 기원은 2000년대 초 LSAT(Lightweight Small Arms Technologies)로 명명된 미 육군의 경량-소형무기 개발 계획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 육군은 보병 한 명이 휴대하는 군장 중량이 개인방호구와 각종 전투 장비의 추가로 점점 더 무거워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했다. 여러 대안 중에서 ‘가볍지만 강력한 화력을 갖춘 개인화기의 개발’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결과 새로운 구경의 탄약을 사용하는 보병 화기의 개발이 결정됐으며 여기에 단순 조준경 이상의 성능을 갖춘 사격통제장치가 추가됐다.

2017년 미 육군은 별개로 진행되던 신형 제식소총(CLAWS) 및 신형 경기관총(LDAM) 획득 사업을 NGSAR(Next-Generation Squad Automatic Rifle)로 통합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10월, 현재의 NGSW로 사업 명칭이 다시 변경됐으며 기존 M4/M4A1을 대체하는 NGSC는 NGSW-R, 기존 M249/M240을 대체하는 NGSAR은 NGSW-AR로 각각 명명됐다.

미국 주요 방위사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약 27개월 동안 다양한 시험평가가 이뤄졌으며 지난 4월 20일, 미 육군은 NGSW로 시그 사우어(SIG SAUER)가 개발한 MCX-스피어(Spear)와 MG-6.8을 선택했다. 향후 M5 자동소총으로 불리게 될 NGSW-R(MCX-스피어)은 10만7711정, M250 분대지원화기로 불리게 될 NGSW-AR(MG-6.8)은 1만3205정이 육군에 납품될 예정이다. 미 육군의 전체 병력 규모만 놓고 본다면 겨우 4분의 1만 무장시킬 수준이지만 보병대대만 기준으로 하면 충분한 규모라는 것이 중론이다.

NGSW에 대한 미 육군의 확신

미 육군은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소규모 분쟁에서 강대국 간의 전면전 상황까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병의 승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NGSW는 이러한 고민의 결과다.

아무리 최첨단 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도 결국 전투, 나아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보병의 전투력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병용 개인 방호구의 발전 및 대량 보급, 보병의 소수 정예화로 인해 기존 5.56㎜ 탄약으로는 더는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전장 환경의 변화 역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미 육군은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보병 대 보병 전투에서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가 충분히 적을 압도하고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 육군의 차세대 보병화기 획득 사업으로 시작된 NGSW에 대한 미 해병대 및 특수전사령부(SOC)의 높은 관심이다. 실제로 미 해병대 역시 2023년을 전후해 현재 9종류의 보병화기를 NGSW를 포함한 4종류로 통일해 2040년대까지 운용할 계획이다. SOC 역시 NGSW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가 향후 보병 전투는 물론 특수전의 개념을 뒤바꾸는 새로운 국면전환자(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보병화기의 미래를 선도하는 미국

미 육군 관계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NGSW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감추지 않고 있으며, NGSW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다.

오히려 일부 관계자들은 NGSW와 기존 M4/M4A1의 사용 목적 자체가 다른데 미 육군 전체가 굳이 NGSW로 무장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실제로 NGSW와 6.8㎜ 신형 탄약의 등장은 오직 미 육군 보병대대의 승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6.8㎜ 신형 탄약이 기존 5.56㎜와 7.62㎜ 탄약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존 5.56㎜와 7.62㎜ 탄약체계에 6.8㎜ 신형 탄약이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5.56㎜와 7.62㎜로 이원화된 기존 보병대대의 탄약 보급체계를 6.8㎜ 신형 탄약으로 통일할 수 있으므로 군수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유리해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미 육군 관계자는 6.8㎜ 신형 탄약이 동맹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미국은 동맹국의 무기(특히 탄약)체계를 강제로 교체할 권리가 없다”며 “선택은 동맹 스스로의 몫이 될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이면에는 실전을 통해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 성능이 검증된다면, 강요하지 않아도 동맹국 스스로 NGSW 혹은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보병화기를 선택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깔려있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육군의 보병화기 발전은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의 동맹국을 중심으로 그 발전 추세를 뒤따르는 경향도 있다.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NGSW 또한 즉각적이지는 않아도 서방세계와 미국의 동맹국 전반에 걸쳐 서서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NGSW의 실전배치 전후를 비교한 그림을 보면 미 육군 보병분대의 화력이 얼마나 더 강화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배틀오더 홈페이지
NGSW의 실전배치 전후를 비교한 그림을 보면 미 육군 보병분대의 화력이 얼마나 더 강화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배틀오더 홈페이지

NGSW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표면적으로 미 육군의 NGSW는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새로운 보병화기의 등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급변하는 미래 안보환경 속에서도 궁극적인 승리를 보장하기 위한 미 육군의 고민과 연구, 시행착오가 그대로 녹아 있다. 미 육군이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를 선택한 확실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며 우리 역시 NGSW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지금 당장 우리가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새로운 보병 화기의 개발에 나설 필요는 없다.

먼저 미 육군조차도 이제 막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를 도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NGSW를 단순한 보병화기의 세대교체가 아닌, NGSW를 통한 진정한 보병 전술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NGSW의 등장을 스마트폰의 등장에 비교하기도 한다. 확실히 NGSW가 우수하긴 하지만 미 육군조차도 NGSW의 화력과 잠재력을 아직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 육군 내에서 6.8㎜ 신형 탄약을 사용하는 NGSW의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고 NGSW를 활용한 새로운 보병전술이 정착된 이후 고민해도 늦지 않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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