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사 소부대 과학화 전술훈련장을 가다

최한영

입력 2022. 04. 28   17:03
업데이트 2022. 04. 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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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게…AR·VR 전투 훈련
강력하게…스마트 육사로 진화
 
피격인식 슈트·AR 글라스 등 착용
실제 전투현장 있는 것 같은 몰입감
기동·포복·사격하다 보니 땀 흠뻑
TF 구성…다양한 시나리오 개발
 
육군사관학교 내에 만들어진 ‘소부대 과학화 전술훈련장’에서 군사훈련 조교 병사가 정밀사격훈련체계(MARS)를 이용한 방어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내에 만들어진 ‘소부대 과학화 전술훈련장’에서 군사훈련 조교 병사가 정밀사격훈련체계(MARS)를 이용한 방어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가 28일 개최한 ‘소부대 과학화 전술훈련장’ 개소식에서 강창구(왼쪽 넷째) 학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사관학교가 28일 개최한 ‘소부대 과학화 전술훈련장’ 개소식에서 강창구(왼쪽 넷째) 학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부대 제공
AR 글라스를 쓴 장병들이 지휘통제훈련체계(ARCPX)를 이용해 전술토의를 하고 있다.
AR 글라스를 쓴 장병들이 지휘통제훈련체계(ARCPX)를 이용해 전술토의를 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육사)가 첨단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해 28일 개소한 ‘소부대 과학화 전술훈련장’에서는 훈련장 여건, 기상, 민원, 통제관·대항군 편성 등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한 번에 20명까지 훈련이 가능하다. 전술훈련장은 육사 생도들이 임관 후 일선 부대 지휘자로서 갖춰야 할 전투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글=최한영/사진=조종원 기자


실제 전투현장 필적하는 몰입감

전술토의부터 이전에 봤던 훈련과는 확연히 달랐다. 1층 지휘통제훈련체계(ARCPX) 시뮬레이터에 연동된 AR 글라스를 쓰자 직전까지 비어 있던 책상 위에 실제 야전훈련장을 하늘에서 바라본 것 같은 3D 지형정보가 펼쳐졌다. 지형뿐만 아니라 훈련에 나서는 전투원들의 위치까지 표시됐다. 장병들은 병력 위치를 옮겨 가며 효율적인 공격 방안을 모색했다.

토의를 마치고 바로 옆 전술훈련체계(TAD)로 이동했다. 적의 총격을 받으면 해당 부위에서 진동이 울리는 피격인식 슈트와 AR 글라스, 통신 헤드셋이 달린 헬멧을 착용했다.

공포탄과 유사한 반동·소음이 구현되는 K2C1 모의총기를 들고 발판에 오르자 모든 전투 준비가 마무리됐다.

“공격 준비 완료.” “부(副)분대장조는 현 위치에서 엄호사격을 개시하고, 분대장조 약진 앞으로!”

분대장 명령에 따라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기자의 움직임은 천장에 부착된 4대의 카메라가 인식해 AR 글라스에 투영됐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AR 글라스상에 분대원들이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발을 딛고 있던 발판은 지형에 따라 경사를 이루며 실제 전투현장에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줬다. 실제 기동·포복·사격하다 보니 온몸은 금세 땀에 흠뻑 젖었다.

맞은편 건물 안에 있던 적이 공격해 왔다. 기자를 비롯한 분대원들은 엄폐물을 찾아 몸을 낮추며 대응사격을 했다.

“전방 11시 방향 상공에 적 드론 출현! 대공사격 개시!”

무전이 울리기 무섭게 드론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소총을 들어 드론을 겨누려던 찰나, 오른쪽 가슴에서 진동이 울렸다. 사망이었다. 드론에 정신이 팔린 사이 엄폐를 소홀히 한 결과였다. 기자의 사망정보는 훈련통제시스템(TCS)에 곧바로 표시됐다.


좌우 이동표적 사격도 가능

전술훈련장 2층에는 정밀사격훈련체계(MARS)가 구축돼 있었다. 영점·이동사격 등 각종 사격과 방어훈련이 가능한 곳이다.

영점사격부터 몰입감이 남달랐다. 3발의 사격이 끝나자 표적지가 바로 눈앞으로 다가와 탄착군을 이뤘는지를 확인했다. 최소 50m, 최대 250m 떨어진 표적이 좌우로 이동하는 동안 사격하는 이동사격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방어훈련에서는 가변형 사격대를 활용해 은·엄폐를 병행하며 사격했다.

훈련이 끝나자 TCS에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사후 강평이 이뤄졌다. 공격 시 어떤 상황에서 적의 총탄을 맞았는지 알 수 있었다. 사격훈련 시 총구 방향도 스크린에 표시됐다. 생도들이 훈련을 마칠 때마다 본인의 문제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기존 훈련체계 개선 노력 병행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육사 산학협력단은 2017~2018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군 교육훈련 혁신을 목표로 과학화훈련체계를 개발했다. 해당 체계는 2019년 2월 국방부의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 추진계획’ 핵심사업에 선정되며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작됐다.

육사는 생도대장을 중심으로 훈련체계를 개발한 교수진, 군사훈련처 교관 등 분야별 전문가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육군특수전사령부, 예비군 훈련부대 등에서 사용 중인 과학화훈련체계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일반전초(GOP)·해안·산악·도시지역 전투 수행 부대, 각 병과학교를 방문해 다양한 훈련 시나리오도 개발했다. 육사는 전술훈련장 건립 과정에서 기존 훈련체계 개선 노력도 병행했다.

강상범(소령) 훈련계획장교는 “처음에는 전술기동·공격훈련에서 훈련자를 고정하는 프레임이 고정식이어서 사격 시 서서쏴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후 무릎쏴·엎드려쏴까지 가능하도록 했다”며 “훈련 지형에 따라 발판이 기울어지는 동기화 기술도 새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훈련에 필요한 지형과 시나리오를 추가로 만들고 자폭드론, 화생방, 대항군 낙하산 투입 외에 실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보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육사는 만들어진 훈련장을 생도들의 전투력 향상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할 방침이다.

김근태(원사) 훈련부사관은 “생도들이 사격감을 유지하고 전방 철책, 해안부대 등 다양한 곳에서의 소부대 전투기술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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