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충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서 훈련
112 신고…재난망 통해 유관기관 공유
정보분석조 현장서 대공 혐의점 분석
IED 발견…화생방 탐지기로 이상 확인
폭발물 내부 확인·중요 부분 제거
탐지견 동원 추가 위협 대비 수색작전
1995년 개봉한 영화 ‘다이하드3’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을 중심으로 폭탄 테러범과 경찰의 대결을 다뤘다. 영화 속 주인공 존 맥클레인 형사는 테러범을 잡기 위해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거듭한다. 영화가 아닌 현실로 돌아가 보자. 수많은 사람과 건물이 밀집한 대도시는 언제나 테러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테러는 최근 부상한 비전통적 안보 위협 가운데서도 물리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우리 군은 이런 테러 위협에 맞서기 위해 수시로 대테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은 바로 ‘테러는 군 혼자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에서 이뤄지는 테러는 군·경찰·소방 등 다양한 국가방위 요소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육군56보병사단은 28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진 민·관·군·경·소방 합동 대테러훈련에서 작전 수행능력을 강화했다.
글=맹수열/사진=이경원 기자
사단 예하 노고산여단이 참가한 훈련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개됐다. 중앙박물관이 앞으로 이전할 대통령 집무실과 지근거리에 있는 요충지란 점에서 훈련은 더욱 의미가 크다.
훈련은 중앙박물관 입구 근처에서 울려 퍼진 굉음으로 문을 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폭발물로 지나가던 시민 2명이 부상을 입은 상황. 중앙박물관은 즉시 112에 신고했고, 이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을 통해 군·경찰·소방·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공유됐다.
“재난망은 2014년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현장에서 여러 유관기관이 함께 쓸 수 있는 일원화된 무선통신망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원활한 중앙지휘가 가능해졌죠. 하나의 컨트롤타워를 기점으로 군·경찰·소방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박성진(상사) 통신소대장의 설명이다.
박 상사는 상황 발생 직후 소대원들과 출동해 휴대용 위성통신장비를 설치하는 임무를 맡았다. 과거 현장지휘소를 설치하는 과정은 복잡한 통신망 연결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우리 군의 휴대용 위성통신장비를 활용하면서 훨씬 효율적이고 빠른 통신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신고를 받고 환자 이송을 위한 119구급대와 현장 통제를 위한 경찰특공대, 초동조치를 맡은 군 정보분석조가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 구급대와 경찰특공대가 임무 수행을 위해 흩어진 사이 정보분석조도 임무에 돌입했다.
폭파 현장으로 향한 정보분석조는 바로 위험 여부를 파악하고 대공 혐의점 등을 분석했다. 대공 혐의점의 경우 폭발물 구조와 폭파 지점의 지리적 영향력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역시 현장에서 우리 군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폭발 현장 인근에서 급조폭발물(IED)이 발견되자 화생방신속대응팀과 폭발물처리반이 투입됐다. 두꺼운 방호복과 각종 장비를 챙긴 화생방신속대응팀이 폭발물 앞으로 다가갔다. 이들은 방사능, 화학작용제, 독성 산업화학가스, 생물학무기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복합탐지기로 재빨리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점검을 마치고 헬멧을 벗은 송주원(중위) 화생방신속대응팀장의 얼굴은 땀으로 가득했다. 송 팀장은 “화생방 위협을 감지하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 군만이 갖춘 능력”이라며 “수도 서울을 절대 사수하는 56사단의 일원으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현장이 화생방 물질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군·경은 곧바로 폭발물처리반을 출동시켰다. 먼저 군 폭발물처리반이 엑스레이 탐지기로 내부를 확인해 정보를 전달하자 경찰특공대가 물사출 분쇄기로 중요 부분을 제거했다. 이후 군·경은 병력과 탐지견을 동원해 혹시 모를 추가 위협에 대비한 수색작전을 벌였다.
처음 폭발물이 터진 뒤 상황이 마무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 남짓. 이는 우리 군과 경찰, 소방, 지자체 등 유관기관이 그동안 얼마나 유기적인 공조를 이뤄 왔는지를 방증하는 듯했다. 현장지휘소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본 서울용산경찰서 김현진(경감) 경비계장은 “유관기관이 모두 모인 훈련을 자주 할 수 없음에도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각 기관이 쌓아 온 신뢰와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한 뒤 “기관별 대응 절차를 계속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고산여단 역시 이번 훈련이 서울의 중심부인 용산에서 오랜만에 통합방위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임영훈(대령) 여단장은 “코로나19로 제한됐던 통합방위훈련으로 각 기관과 소통·협력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뜻깊은 훈련이 됐다”며 “민·관·군·경·소방 등 모든 기관이 국가방위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훈련해 서울과 시민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충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서 훈련
112 신고…재난망 통해 유관기관 공유
정보분석조 현장서 대공 혐의점 분석
IED 발견…화생방 탐지기로 이상 확인
폭발물 내부 확인·중요 부분 제거
탐지견 동원 추가 위협 대비 수색작전
1995년 개봉한 영화 ‘다이하드3’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을 중심으로 폭탄 테러범과 경찰의 대결을 다뤘다. 영화 속 주인공 존 맥클레인 형사는 테러범을 잡기 위해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거듭한다. 영화가 아닌 현실로 돌아가 보자. 수많은 사람과 건물이 밀집한 대도시는 언제나 테러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테러는 최근 부상한 비전통적 안보 위협 가운데서도 물리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우리 군은 이런 테러 위협에 맞서기 위해 수시로 대테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은 바로 ‘테러는 군 혼자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에서 이뤄지는 테러는 군·경찰·소방 등 다양한 국가방위 요소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육군56보병사단은 28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진 민·관·군·경·소방 합동 대테러훈련에서 작전 수행능력을 강화했다.
글=맹수열/사진=이경원 기자
사단 예하 노고산여단이 참가한 훈련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개됐다. 중앙박물관이 앞으로 이전할 대통령 집무실과 지근거리에 있는 요충지란 점에서 훈련은 더욱 의미가 크다.
훈련은 중앙박물관 입구 근처에서 울려 퍼진 굉음으로 문을 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폭발물로 지나가던 시민 2명이 부상을 입은 상황. 중앙박물관은 즉시 112에 신고했고, 이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을 통해 군·경찰·소방·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공유됐다.
“재난망은 2014년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현장에서 여러 유관기관이 함께 쓸 수 있는 일원화된 무선통신망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원활한 중앙지휘가 가능해졌죠. 하나의 컨트롤타워를 기점으로 군·경찰·소방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박성진(상사) 통신소대장의 설명이다.
박 상사는 상황 발생 직후 소대원들과 출동해 휴대용 위성통신장비를 설치하는 임무를 맡았다. 과거 현장지휘소를 설치하는 과정은 복잡한 통신망 연결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우리 군의 휴대용 위성통신장비를 활용하면서 훨씬 효율적이고 빠른 통신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신고를 받고 환자 이송을 위한 119구급대와 현장 통제를 위한 경찰특공대, 초동조치를 맡은 군 정보분석조가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 구급대와 경찰특공대가 임무 수행을 위해 흩어진 사이 정보분석조도 임무에 돌입했다.
폭파 현장으로 향한 정보분석조는 바로 위험 여부를 파악하고 대공 혐의점 등을 분석했다. 대공 혐의점의 경우 폭발물 구조와 폭파 지점의 지리적 영향력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역시 현장에서 우리 군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폭발 현장 인근에서 급조폭발물(IED)이 발견되자 화생방신속대응팀과 폭발물처리반이 투입됐다. 두꺼운 방호복과 각종 장비를 챙긴 화생방신속대응팀이 폭발물 앞으로 다가갔다. 이들은 방사능, 화학작용제, 독성 산업화학가스, 생물학무기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복합탐지기로 재빨리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점검을 마치고 헬멧을 벗은 송주원(중위) 화생방신속대응팀장의 얼굴은 땀으로 가득했다. 송 팀장은 “화생방 위협을 감지하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 군만이 갖춘 능력”이라며 “수도 서울을 절대 사수하는 56사단의 일원으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현장이 화생방 물질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군·경은 곧바로 폭발물처리반을 출동시켰다. 먼저 군 폭발물처리반이 엑스레이 탐지기로 내부를 확인해 정보를 전달하자 경찰특공대가 물사출 분쇄기로 중요 부분을 제거했다. 이후 군·경은 병력과 탐지견을 동원해 혹시 모를 추가 위협에 대비한 수색작전을 벌였다.
처음 폭발물이 터진 뒤 상황이 마무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 남짓. 이는 우리 군과 경찰, 소방, 지자체 등 유관기관이 그동안 얼마나 유기적인 공조를 이뤄 왔는지를 방증하는 듯했다. 현장지휘소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본 서울용산경찰서 김현진(경감) 경비계장은 “유관기관이 모두 모인 훈련을 자주 할 수 없음에도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각 기관이 쌓아 온 신뢰와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한 뒤 “기관별 대응 절차를 계속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고산여단 역시 이번 훈련이 서울의 중심부인 용산에서 오랜만에 통합방위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임영훈(대령) 여단장은 “코로나19로 제한됐던 통합방위훈련으로 각 기관과 소통·협력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뜻깊은 훈련이 됐다”며 “민·관·군·경·소방 등 모든 기관이 국가방위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훈련해 서울과 시민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