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활용 유사한 자연환경 구현
새벽녘 분위기 조명 SNS 타고 유명세
공간 변경 돕는 가벽 매출 상승 이어져
LED 불빛 이용 다목적 체육관도 눈길
코로나19가 지속하면서 실내 인테리어에 관한 대중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전기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인공 장작과 벽난로 등을 통해 다양한 자연환경을 실내에 구현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맴버인 로제가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유명해진 만달라키 스튜디오의 헤일로 호라이즌 조명. 마치 새벽녘처럼 신비롭고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 자연과 유사한 환경을 내부 공간에 구현하려는 코로나19 시대 인테리어 트렌드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만달라키 스튜디오
코로나19 전후 변화가 가장 컸던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집’으로 대표되는 실내 공간이다. 집의 변신을 위한 집기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판매 규모가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에 대한 개인들의 니즈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개인들은 외부와 자신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실내의 중요성이 증대됨과 동시에 ‘외부’에 대한 갈망도 커졌다. 특히 자연환경에 갈급해졌다. 서적 『트렌드코리아2022』에서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라는 키워드로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를 명명한 바 있다.
외부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내부 공간을 최대한 자연과 유사한 환경으로 꾸미고자 하는 니즈가 자연스럽게 증대됐다. 특히 자연과 유사한 환경을 내부 공간에 구현하기 위해 하이테크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즉, ‘만들어진 자연’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조명이 하나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맴버인 로제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서 유명해졌다. 마치 새벽녘처럼 신비롭고 오묘한 분위기의 조명으로, ‘만달라키 스튜디오’의 헤일로 호라이즌 조명이 그 주인공이다. 만달라키 스튜디오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기반으로 4명의 디자이너가 모여 시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헤일로 조명은 자연의 빛에서 영감을 받아 광학기술 연구와 함께 예술가, 건축가, 과학자 등 다양한 이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 배우가 자신의 회사에서 ‘고압산소캡슐’ 치료기를 활용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고압산소 치료란 2기압 이상의 압력이 가해진 밀폐된 공간 안에서 100%에 가까운 고농도 산소를 폐로 흡입하여 체내로 공급하는 치료 방법이다. 대형 병원 외의 공간에서 이러한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으며, 실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더불어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공창문을 즐기는 소비자도 있다. 혹은 불의 모형을 만들어 장작을 피우는 느낌을 제공하기도 한다. 전기자동차 ‘테슬라’ 디스플레이를 통해 ‘불멍’을 즐길 수 있는 모드는 이름마저 ‘로맨스 모드’다. 장작 타는 소리가 실제처럼 리얼하게 들리면서 벽난로와 똑같은 영상이 라이브로 재생된다. 또 이 기능을 실행하면 히터를 강하게 틀어줘 마치 바로 앞에서 불을 쐬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술을 통해 다양하게 자연환경을 구현해내고자 하는 니즈는 집안에서든 자동차 안에서든 적용이 된다.
러스틱한 스타일을 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령 최첨단 제품을 자연적 속성을 가진 컬러나 물질을 활용해 꾸미는 경우다. 최근 화제가 된 오디오도 우드로 된 소재를 활용해 많은 소비자의 인테리어 오브제가 되고 있다. 박스 모양으로 디자인이 간결한 제네바 클래식 스피커는 인스타그램에서 집 꾸미기 좋아하는 이들의 스피커로 자주 등장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깔끔한 모양과 우드 재질이 어떤 환경에도 잘 스며드는 데다 소리가 편안하고 질리지 않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더불어 날것의 소재를 사용하여 인테리어하는 것이 인테리어 업계의 최근 트렌드다.
자연환경과 더불어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멀티 조닝(zoning)’을 실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목적에 따라 실내 공간을 구분해 활용하는 것인데, 실내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필연적으로 따라온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도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첫째는 ‘물리적 공간감’이다. 개인의 기호에 따라 공간을 물리적으로 변경·연결·분리한다는 뜻이다. 공간을 구분하는 ‘가벽’의 매출 상승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공간을 연결하는 장치도 상당히 증가했는데, 특히 내부 공간을 의식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인테리어 요소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히든도어·무몰딩·매립등이다. 히든도어는 몰딩이나 틀이 보이지 않게 해 벽처럼 느끼게 함으로써 공간을 인지적으로 넓어 보이게 만드는 대표적인 장치다. 물리적 확장이 불가하니, 인지적으로라도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다.
다른 공간에서도 이러한 멀티 조닝 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에서도 선루프에 반투명/투명 모드가 있는데, 이는 버튼을 누르면 투명했던 창이 반투명으로 바뀌면서 차단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오피스 공간에서도 완벽하게 다른 외부 공간과 차단해 편히 누워 일할 수 있는 1인 소파가 화제가 된 것처럼 집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부 공간에서도 다채로운 공간 활용에 대한 니즈가 증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는 ‘임의적 공간감’이다. 목적에 따라 공간을 무형의 물질로 구획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기도 과천에 새롭게 분양한 아파트가 유명해진 배경엔 이 아파트만의 독특한 커뮤니티 시설인 체육관이 있었다. 여기에는 국내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최초로 LED 다목적 체육관이 존재한다. 이 LED 체육관은 배구, 농구, 풋살, 테니스, 배드민턴 등 입주민이 원하는 구기 종목의 규격에 맞게 LED 불빛으로 바닥 라인을 자유자재로 그려 하나의 체육관으로 다양한 구기 종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조명을 통해 공간을 구분하는 것과 더불어 소리를 차단하는 것도 공간을 구분하는 좋은 전략이 된다. 흡음 디바이더라고 하여, 가벽 재질에도 흡음할 수 있게끔 되어 있어서 물리적으로도 구별되지만, 소리로도 공간을 분리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공간 내부에 자연적 요소를 넣고 싶은 욕구 증가와 넓은 실내 공간 추구 트렌드는 역시 코로나19를 빼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코로나19는 소비의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기에 직면하면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안전한 것을 찾게 된다. 코로나 이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개념이 대두한 배경에도 이러한 미시적 사항들이 존재한다. 불안한 상황은 친환경적인 구매와 본질에 관한 관심을 증폭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 및 삶의 가치 변화에 대한 질문에 “기존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는 삶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보다 근원적인 곳으로 돌리게 했던 것이다. 실내 공간을 편안한 휴식처이자 힐링의 장소로 만들어주는 요소들의 약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필자 이수진은 서울대학교 소비자학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으로 소비문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있다.
첨단기술 활용 유사한 자연환경 구현
새벽녘 분위기 조명 SNS 타고 유명세
공간 변경 돕는 가벽 매출 상승 이어져
LED 불빛 이용 다목적 체육관도 눈길
코로나19가 지속하면서 실내 인테리어에 관한 대중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전기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인공 장작과 벽난로 등을 통해 다양한 자연환경을 실내에 구현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맴버인 로제가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유명해진 만달라키 스튜디오의 헤일로 호라이즌 조명. 마치 새벽녘처럼 신비롭고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 자연과 유사한 환경을 내부 공간에 구현하려는 코로나19 시대 인테리어 트렌드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만달라키 스튜디오
코로나19 전후 변화가 가장 컸던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집’으로 대표되는 실내 공간이다. 집의 변신을 위한 집기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판매 규모가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에 대한 개인들의 니즈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개인들은 외부와 자신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실내의 중요성이 증대됨과 동시에 ‘외부’에 대한 갈망도 커졌다. 특히 자연환경에 갈급해졌다. 서적 『트렌드코리아2022』에서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라는 키워드로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를 명명한 바 있다.
외부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내부 공간을 최대한 자연과 유사한 환경으로 꾸미고자 하는 니즈가 자연스럽게 증대됐다. 특히 자연과 유사한 환경을 내부 공간에 구현하기 위해 하이테크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즉, ‘만들어진 자연’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조명이 하나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맴버인 로제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서 유명해졌다. 마치 새벽녘처럼 신비롭고 오묘한 분위기의 조명으로, ‘만달라키 스튜디오’의 헤일로 호라이즌 조명이 그 주인공이다. 만달라키 스튜디오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기반으로 4명의 디자이너가 모여 시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헤일로 조명은 자연의 빛에서 영감을 받아 광학기술 연구와 함께 예술가, 건축가, 과학자 등 다양한 이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 배우가 자신의 회사에서 ‘고압산소캡슐’ 치료기를 활용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고압산소 치료란 2기압 이상의 압력이 가해진 밀폐된 공간 안에서 100%에 가까운 고농도 산소를 폐로 흡입하여 체내로 공급하는 치료 방법이다. 대형 병원 외의 공간에서 이러한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으며, 실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더불어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공창문을 즐기는 소비자도 있다. 혹은 불의 모형을 만들어 장작을 피우는 느낌을 제공하기도 한다. 전기자동차 ‘테슬라’ 디스플레이를 통해 ‘불멍’을 즐길 수 있는 모드는 이름마저 ‘로맨스 모드’다. 장작 타는 소리가 실제처럼 리얼하게 들리면서 벽난로와 똑같은 영상이 라이브로 재생된다. 또 이 기능을 실행하면 히터를 강하게 틀어줘 마치 바로 앞에서 불을 쐬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술을 통해 다양하게 자연환경을 구현해내고자 하는 니즈는 집안에서든 자동차 안에서든 적용이 된다.
러스틱한 스타일을 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령 최첨단 제품을 자연적 속성을 가진 컬러나 물질을 활용해 꾸미는 경우다. 최근 화제가 된 오디오도 우드로 된 소재를 활용해 많은 소비자의 인테리어 오브제가 되고 있다. 박스 모양으로 디자인이 간결한 제네바 클래식 스피커는 인스타그램에서 집 꾸미기 좋아하는 이들의 스피커로 자주 등장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깔끔한 모양과 우드 재질이 어떤 환경에도 잘 스며드는 데다 소리가 편안하고 질리지 않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더불어 날것의 소재를 사용하여 인테리어하는 것이 인테리어 업계의 최근 트렌드다.
자연환경과 더불어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멀티 조닝(zoning)’을 실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목적에 따라 실내 공간을 구분해 활용하는 것인데, 실내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필연적으로 따라온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도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첫째는 ‘물리적 공간감’이다. 개인의 기호에 따라 공간을 물리적으로 변경·연결·분리한다는 뜻이다. 공간을 구분하는 ‘가벽’의 매출 상승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공간을 연결하는 장치도 상당히 증가했는데, 특히 내부 공간을 의식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인테리어 요소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히든도어·무몰딩·매립등이다. 히든도어는 몰딩이나 틀이 보이지 않게 해 벽처럼 느끼게 함으로써 공간을 인지적으로 넓어 보이게 만드는 대표적인 장치다. 물리적 확장이 불가하니, 인지적으로라도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다.
다른 공간에서도 이러한 멀티 조닝 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에서도 선루프에 반투명/투명 모드가 있는데, 이는 버튼을 누르면 투명했던 창이 반투명으로 바뀌면서 차단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오피스 공간에서도 완벽하게 다른 외부 공간과 차단해 편히 누워 일할 수 있는 1인 소파가 화제가 된 것처럼 집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부 공간에서도 다채로운 공간 활용에 대한 니즈가 증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는 ‘임의적 공간감’이다. 목적에 따라 공간을 무형의 물질로 구획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기도 과천에 새롭게 분양한 아파트가 유명해진 배경엔 이 아파트만의 독특한 커뮤니티 시설인 체육관이 있었다. 여기에는 국내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최초로 LED 다목적 체육관이 존재한다. 이 LED 체육관은 배구, 농구, 풋살, 테니스, 배드민턴 등 입주민이 원하는 구기 종목의 규격에 맞게 LED 불빛으로 바닥 라인을 자유자재로 그려 하나의 체육관으로 다양한 구기 종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조명을 통해 공간을 구분하는 것과 더불어 소리를 차단하는 것도 공간을 구분하는 좋은 전략이 된다. 흡음 디바이더라고 하여, 가벽 재질에도 흡음할 수 있게끔 되어 있어서 물리적으로도 구별되지만, 소리로도 공간을 분리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공간 내부에 자연적 요소를 넣고 싶은 욕구 증가와 넓은 실내 공간 추구 트렌드는 역시 코로나19를 빼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코로나19는 소비의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기에 직면하면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안전한 것을 찾게 된다. 코로나 이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개념이 대두한 배경에도 이러한 미시적 사항들이 존재한다. 불안한 상황은 친환경적인 구매와 본질에 관한 관심을 증폭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 및 삶의 가치 변화에 대한 질문에 “기존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는 삶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보다 근원적인 곳으로 돌리게 했던 것이다. 실내 공간을 편안한 휴식처이자 힐링의 장소로 만들어주는 요소들의 약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필자 이수진은 서울대학교 소비자학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으로 소비문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