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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 기고] 국군외상센터 개원을 축하하며

입력 2022. 04. 20   14:56
업데이트 2022. 04. 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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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 대한외상학회 명예회장
황건 대한외상학회 명예회장

얼마 전 열린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해 오랜만에 만나는 학회 회원에게 멋진 배지를 달았다고 칭찬 인사를 받았다. 이 배지는 소위 ‘명품’은 아니지만, 헬기가 있고, 십자가를 바탕으로 두 마리 뱀이 지팡이를 감고 있는 의무병과의 문장(紋章·coat of arms)이 있다.

2018년 8월 31일 국군외상센터 기공식에 초청받아 축사할 때 받은 기념품으로, 준공을 기다리며 환태평양외상학회(PPTC)에 참석할 때 달고 다니곤 했다. 이제 기다리던 개원을 맞아 매우 기쁘고 기대도 크다. 국군외상센터는 헬기 이착륙 시설, 응급처치·검사·수술 기능이 융합된 전문 수술실인 ‘하이브리드 소생실’ 등 국내 최고의 시설을 구비했고 365일, 24시간 수술전담인력 및 진료팀이 상주한다. 이와 함께 축하할 일은 2021년 11월 18일 국군의무학교가 미 응급구조사협회(NAEMT) 교육 센터로 인증받아, 전투부상자처치(TCCC)와 병원전 외상소생술(PHTLS)에 대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 교육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의무요원(Tier 3)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전투 응급처치요원(Tier 2)에 대한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교육이 가능하게 됐다.

야전에서 전상자가 발생한 경우 전투부상자처치와 병원전외상소생술을 시행하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군 원격의료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음성통화, 화상통화, 위치전송이 가능하고 의무사령부의 의료종합상황센터 및 군 병원 응급실과 연결도 가능하다. ‘메디온 헬기’가 출동해 응급구조사가 하강해 환자를 헬기로 올려보낸다. 국군외상센터에 도착하기만 하면 하이브리드 소생실에서 바로 전산단층촬영(CT)과 소생수술이 가능하다.

전투부상자처치교육의 확대로 전·평시 우리 군의 응급처치 능력 향상이 기대된다. 또한, 2015년에 30.5%였던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이 전국 권역외상센터의 활약으로 2017년 19.9%로 낮아진 것과 마찬가지로, 국군외상센터의 개원으로 군에서의 예방가능외상사망률도 낮아질 것을 확신한다. 이와 같은 노력은 전시 전투현장에서 전투력 보존을 통한 임무 완수 및 전쟁 승리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발표된 『의무비전 2050』이 꼽은 군 특성화 분야로는 화생방 및 감염병 등 비전통 위협 대비, 중증외상, 정신건강 등이다. 국군외상센터의 개원으로 세 개의 특성화 과제 중 중증외상치료가 큰 발을 내디딘 것이다. 2050년경에는 구난, 구호용 로봇 또는 드론봇 등 무인체계가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을 포함해 어디에서든 부상자를 안전하게 후송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나는 ‘국군외상센터’라고 쓰인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개원식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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