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AI·가상-증강현실 등 접목
실거래가·관심 매물 실시간 확인 가능
특정 지역 직장인 연봉부터 일조량까지
부동산 관련 서비스의 세분화·전문화
다양한 사업 모델 파생 일자리 창출도
젊은층의 부동산 투자 열풍이 주춤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1404건 가운데 2030세대가 차지한 비율은 36.0%다. 지난해 9월 44.1%를 고비로 계속 감소했다. 경기도의 1만3997건에서 2030세대 비율은 지난해 9월 38.8%에서 34.5%로 낮아졌다. 집값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전망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지속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5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급 확대 신호,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증가 등으로 과거와 같은 투자 열풍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식, 코인, 대체불가능 토큰(NFT) 등 젊은층의 관심이 높은 대체 투자 대상도 있다. 2030 부동산 투자가 새 조정기를 맞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불리는, 젊은층의 부동산 투자 열풍은 사실 이례적인 현상이다. 결혼이라도 하면 모를까, 부동산 투자는 원래 젊은층의 관심 밖이었다. 대출을 끼지 않고 집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소득이 낮은 젊은층은 원금은커녕 대출이자를 갚는 것도 여의치 않다. 부동산 투자를 감히 생각하지 않았다. 이들을 무리한 대출까지 감수하며 부동산 시장에 내몬 것은 부동산 가격 폭등이다. 짧은 기간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 이대로 가다가는 영원히 집을 사지 못하고, 임차료만 내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묻지마 투자’를 낳았다. 시장 안정으로 주춤했지만 언제 또다시 번질지 모른다.
부동산은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한국인에겐 먹고 입는 것과 함께 중요한 삶의 축이다. 값은 가장 비싸다. 주거비는 거의 모든 가구 소비 지출 1위다. 부동산 문제를 풀지 않으면 다른 소비 지출까지 악영향을 받는다. 월세방에 홀로 사는 젊은 직장인은 더욱 그렇다. 다른 지출을 대폭 줄여야 한다. 심지어 데이트도 하지 못한다는 사람마저 있다. 어렵게 집을 장만한 사람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까 안절부절못한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해야 하는 이유다.
부동산 투자는 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어렵다. 계약부터 자금융통, 신고와 세금 납부까지 번거로운 일이 수두룩하다. 정보가 없다. 몇만 원짜리 상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에도 오랜 시간 비교검색을 하는데 정작 사고자 하는 집은 대충 보는 경우가 많다. 가격의 근거도 딱히 없다. 그렇다고 비교한답시고 이웃집을 볼 수도 없다. 오래된 불만인데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프롭테크(Prop Tech)’를 만나기 전까지 그랬다.
가상 공간에 가구와 실내장식 소품을 배치하는 시뮬레이션 기능은 공간의 활용을 미리 알려준다.
사진=어반베이스 동영상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접목해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해준다. 무엇보다 정보의 비대칭, 즉 부동산이든 대출이든 상품을 파는 쪽에 정보가 집중된 문제를 해결해준다.
대표적인 프롭테크는 역시 부동산 거래정보 서비스다. 실시간 거래가 등 정부가 공개한 정보에다 사용자 관심사까지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실시간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부동산 중개사 못지않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호갱노노’는 실거래는 물론이고 관심 지역의 직장인 평균 연봉과 일조량과 같은 이색적인 정보까지 제공한다. 일부 서비스는 곧바로 거래까지 이어지게 돕는다. 제공 서비스도 아파트뿐만 아니라 토지, 단독주택, 공장, 상가, 사무실 등 점차 세분화, 전문화한다.
부동산 투자에 반드시 따라붙는 것이 금융이다. 대출금융이 주였지만 조금씩 투자금융으로 넓혀진다. 부동산을 직접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그 부동산의 수익을 겨냥한 투자가 활발해진다. 부동산 시장이 마치 주식 시장처럼 바뀐다.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 투자회사가 소액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건물과 같은 부동산을 매입한 다음 이 부동산이 창출한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의 일부를 투자자에 되돌려주는 사업이다. ‘카사코리아’의 댑스(DABS·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는 1000억 원 미만의 부동산을 증권화해 5000원 단위로 쪼개 실시간으로 사고팔게 해준다. 수익률도 일반 금리보다 높은 편이다. 부동산 자체보다 투자 수익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특히 소액 투자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젊은층이 몰리면서 이 시장이 커진다.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장기간 빌리지 않고 일시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도 많다. 이들을 위해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빈방과 사무실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 공유 대상이 창고, 파티장, 연습실 등으로 확대된다. 심지어 버젓이 운영 중인 식당과 상점이 쉬는 자투리 시간에 그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부동산은 경제적 파급효과와 부가가치가 큰 산업이다. 아파트 한 채를 거래해도 중개사, 대출금융사, 이삿짐센터와 인테리어 업자 등이 참여한다. 정부가 거두는 세수도 크다. 부동산 시장을 폭등이나 폭락보다 안정화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에 미칠 변수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롭테크가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준다.
프롭테크는 또한 새로운 부동산 사업 모델과 기회를 만든다. 프로그램 개발자, 서비스 관리자, 부동산 금융 및 투자 컨설턴트, 전업 투자자, 감정평가사, 주택관리사, 스타트업 창업자, 콘텐츠공급자 등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한다. 부동산 일자리라고 하면 중개사만 떠올리던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든다.
무엇보다 프롭테크는 부동산 소비자의 권리를 되찾아준다. 마땅히 누릴 권리가 그동안 숨겨지고 잊혔다가 기술의 힘으로 되살아났다. 마음껏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필자 신화수는 30년간 기술산업 분야를 취재했으며 전자신문 편집국장, 문화체육관광부 홍보협력관, IT조선 이사 등을 역임했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빅데이터·AI·가상-증강현실 등 접목
실거래가·관심 매물 실시간 확인 가능
특정 지역 직장인 연봉부터 일조량까지
부동산 관련 서비스의 세분화·전문화
다양한 사업 모델 파생 일자리 창출도
젊은층의 부동산 투자 열풍이 주춤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1404건 가운데 2030세대가 차지한 비율은 36.0%다. 지난해 9월 44.1%를 고비로 계속 감소했다. 경기도의 1만3997건에서 2030세대 비율은 지난해 9월 38.8%에서 34.5%로 낮아졌다. 집값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전망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지속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5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급 확대 신호,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증가 등으로 과거와 같은 투자 열풍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식, 코인, 대체불가능 토큰(NFT) 등 젊은층의 관심이 높은 대체 투자 대상도 있다. 2030 부동산 투자가 새 조정기를 맞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불리는, 젊은층의 부동산 투자 열풍은 사실 이례적인 현상이다. 결혼이라도 하면 모를까, 부동산 투자는 원래 젊은층의 관심 밖이었다. 대출을 끼지 않고 집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소득이 낮은 젊은층은 원금은커녕 대출이자를 갚는 것도 여의치 않다. 부동산 투자를 감히 생각하지 않았다. 이들을 무리한 대출까지 감수하며 부동산 시장에 내몬 것은 부동산 가격 폭등이다. 짧은 기간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 이대로 가다가는 영원히 집을 사지 못하고, 임차료만 내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묻지마 투자’를 낳았다. 시장 안정으로 주춤했지만 언제 또다시 번질지 모른다.
부동산은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한국인에겐 먹고 입는 것과 함께 중요한 삶의 축이다. 값은 가장 비싸다. 주거비는 거의 모든 가구 소비 지출 1위다. 부동산 문제를 풀지 않으면 다른 소비 지출까지 악영향을 받는다. 월세방에 홀로 사는 젊은 직장인은 더욱 그렇다. 다른 지출을 대폭 줄여야 한다. 심지어 데이트도 하지 못한다는 사람마저 있다. 어렵게 집을 장만한 사람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까 안절부절못한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해야 하는 이유다.
부동산 투자는 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어렵다. 계약부터 자금융통, 신고와 세금 납부까지 번거로운 일이 수두룩하다. 정보가 없다. 몇만 원짜리 상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에도 오랜 시간 비교검색을 하는데 정작 사고자 하는 집은 대충 보는 경우가 많다. 가격의 근거도 딱히 없다. 그렇다고 비교한답시고 이웃집을 볼 수도 없다. 오래된 불만인데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프롭테크(Prop Tech)’를 만나기 전까지 그랬다.
가상 공간에 가구와 실내장식 소품을 배치하는 시뮬레이션 기능은 공간의 활용을 미리 알려준다.
사진=어반베이스 동영상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접목해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해준다. 무엇보다 정보의 비대칭, 즉 부동산이든 대출이든 상품을 파는 쪽에 정보가 집중된 문제를 해결해준다.
대표적인 프롭테크는 역시 부동산 거래정보 서비스다. 실시간 거래가 등 정부가 공개한 정보에다 사용자 관심사까지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실시간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부동산 중개사 못지않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호갱노노’는 실거래는 물론이고 관심 지역의 직장인 평균 연봉과 일조량과 같은 이색적인 정보까지 제공한다. 일부 서비스는 곧바로 거래까지 이어지게 돕는다. 제공 서비스도 아파트뿐만 아니라 토지, 단독주택, 공장, 상가, 사무실 등 점차 세분화, 전문화한다.
부동산 투자에 반드시 따라붙는 것이 금융이다. 대출금융이 주였지만 조금씩 투자금융으로 넓혀진다. 부동산을 직접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그 부동산의 수익을 겨냥한 투자가 활발해진다. 부동산 시장이 마치 주식 시장처럼 바뀐다.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 투자회사가 소액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건물과 같은 부동산을 매입한 다음 이 부동산이 창출한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의 일부를 투자자에 되돌려주는 사업이다. ‘카사코리아’의 댑스(DABS·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는 1000억 원 미만의 부동산을 증권화해 5000원 단위로 쪼개 실시간으로 사고팔게 해준다. 수익률도 일반 금리보다 높은 편이다. 부동산 자체보다 투자 수익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특히 소액 투자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젊은층이 몰리면서 이 시장이 커진다.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장기간 빌리지 않고 일시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도 많다. 이들을 위해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빈방과 사무실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 공유 대상이 창고, 파티장, 연습실 등으로 확대된다. 심지어 버젓이 운영 중인 식당과 상점이 쉬는 자투리 시간에 그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부동산은 경제적 파급효과와 부가가치가 큰 산업이다. 아파트 한 채를 거래해도 중개사, 대출금융사, 이삿짐센터와 인테리어 업자 등이 참여한다. 정부가 거두는 세수도 크다. 부동산 시장을 폭등이나 폭락보다 안정화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에 미칠 변수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롭테크가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준다.
프롭테크는 또한 새로운 부동산 사업 모델과 기회를 만든다. 프로그램 개발자, 서비스 관리자, 부동산 금융 및 투자 컨설턴트, 전업 투자자, 감정평가사, 주택관리사, 스타트업 창업자, 콘텐츠공급자 등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한다. 부동산 일자리라고 하면 중개사만 떠올리던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든다.
무엇보다 프롭테크는 부동산 소비자의 권리를 되찾아준다. 마땅히 누릴 권리가 그동안 숨겨지고 잊혔다가 기술의 힘으로 되살아났다. 마음껏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필자 신화수는 30년간 기술산업 분야를 취재했으며 전자신문 편집국장, 문화체육관광부 홍보협력관, IT조선 이사 등을 역임했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