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과학화 예비군 훈련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서울 서초 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국회 보좌진과 국방부 국민소통전문가단이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사격훈련을 체험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육군은 예비전력 혁신으로 상비전력 수준의 능력과 태세를 구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실전적 훈련으로 예비군의 전투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2019년 2월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예비군훈련장에서 마일즈 장비를 착용한 예비군들이 시가지 전투를 하는 모습. 조용학 기자
육군이 밝힌 예비전력 혁신 방안은 미래 전장과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이다. 육군은 미래에는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을 활용함에 따라 무기체계와 전쟁 수행 개념이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 양상 역시 비선형전, 하이브리드전, 메가시티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보환경 변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 병역기간 단축 등은 우리 군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더불어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나아가는 길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해 저비용·고효율의 군사력 건설도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주변국의 위협은 물론 테러·재난 등 비전통적 위협의 증가도 풀어야 할 문제다.
예비전력은 이런 미래 전장과 안보환경에서 더욱 중요한 존재로 부각될 전망이다. 다차원적인 전장 환경에서 상비전력이 대응하기 힘든 여러 영역을 예비전력이 대응해야 하며, 병역자원 감소로 인한 상비전력 감축도 예비전력으로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저비용·고효율이라는 장점을 지닌 예비전력 육성은 국방예산의 경제적 사용과 군사대비태세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비전통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예비전력이 적극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육군이 ‘예비전력 혁신’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정예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배경에는 이런 예측이 자리하고 있다. 맹수열 기자
‘개념의 재설계’로 예비전력 혁신
미래전 양상에 대비하고 유사시 최단 시간·최소 피해·최대 효과를 거두며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비전력 수준의 무기체계와 장비·물자를 보유하고, 신속한 전시 전환이 가능한 예비전력 육성이 필수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과 자원을 고려할 때 예비전력이 상비전력과 같은 수준으로 정예화된다는 것은 실현하기 힘든 과제다.
육군이 내놓은 예비전력 혁신 방안은 그저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현실성 있는 대안이다. 육군은 예비전력 혁신의 키 포인트로 ‘개념의 재설계’를 꼽았다.
예비전력은 그동안 상비전력의 보조 개념으로 인식됐다. 특히 예비전력을 예비군과 물자 중심의 ‘자원’으로 운용했던 게 현실이다. 육군은 이제 예비전력을 육군 구조의 일부로 함께 운용하고 실질적인 전투력을 갖춘 ‘부대’로 설정했다. 동원된 자원으로 전투력을 발휘하는 부대 개념을 예비전력 범주에 포함한다는 뜻이다.
예비전력 범위 확장…첨단 무기체계 확보 기대
육군은 예비전력 범위 확장이 예비전력을 첨단 무기체계로 무장하기 위한 목표와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개념의 전환으로 육군은 동원부대가 보유한 M16 소총 등 구형 무기체계와 물자를 상비부대에 준하는 최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실체화된 예비전력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정예화로 한정된 예산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예비전력 대상을 부대 유형별로 구체화하고 평시에서 전시 전환, 전시까지 스펙트럼화해 운용하면 상비부대는 증편·창설 소요가 줄어 본연의 전투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력·지역예비군 구조 등 개선 추진
2014년 도입된 비상근 예비군은 평시 부대에서 전시 대비 업무를 수행하는 예비군이다. 육군은 비상근 예비군을 활용해 병력구조를 개선, 개전 초 즉시 임무 수행이 필요한 부대나 증편·창설 소요가 많은 동원·군수지원 부대들이 균형된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유사시 즉시 대응이 가능한 상비전력은 평시부터 완편 위주로 편성하고, 병력 편성률이 저조한 부대는 비상근 예비군 위주로 편성하겠다는 것이 육군의 큰 그림이다.
지역예비군 구조·운용 개념도 손질하기로 했다. 현재 지역예비군은 읍·면·동 단위 중대 편성과 목진지 운용 등 정적인 전투 수행 방법을 유지한다는 지적도 있다. 방대한 지역예비군을 모두 정예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육군은 시·군·구 단위, 대대 책임지역 안에 통합된 전투력을 구사할 수 있는 예비군 부대를 창설·운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줄어드는 현역 자원, 비상근 예비군으로 대체
육군 관계자는 “1단계로 지역대 단위로 전투력을 관리·운용하고, 2단계로 예비군 부대를 통합해 현역 부족 소요를 대체한 뒤 3단계로 시·군·구 단위 예비군 대대를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예비군 부대를 여단급까지 확대 편성하고, 줄어드는 현역 자원을 비상근 예비군이 대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육군은 ‘평시 동원운용 개념’을 적용해 우수한 민간 인력을 유치할 방침이다. 현재 군에 근무하는 전문성을 갖춘 민간 인력이 전시에도 동일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육군 관계자는 “미군의 경우 국방지원 인력의 절반이 민간인”이라며 “전·평시 연계된 임무 수행으로 숙련도와 업무수행 성과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육군은 미군 사례를 벤치마킹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 기술인력이 평시 고용·대체복무 등으로 임무를 수행하다 전시가 되면 동원으로 전환해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첨단기술 접목 과학화 예비군 훈련체계 구축
육군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예비전력 정예화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육군은 ‘시·공간을 뛰어넘는 첨단기술을 접목한 과학화 예비군 훈련체계 구축’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세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육군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과학기술 발달에 맞춰 국방개혁 2.0 군 구조개편과 연계해 권역화된 과학화 지역예비군 훈련장을 설치하고, 예비군 훈련 전담부대를 창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권역화된 과학화 예비군 훈련장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접목한 ‘도시 친화형 훈련장’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육군은 현재 운용 중인 18개 훈련장을 포함해 2024년까지 총 40곳에 권역화된 과학화 예비군 훈련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운용 중인 훈련장의 경우 ICT 기반 훈련관리 시스템과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비해 높은 만족도를 자랑하고 있다”면서 “또 실내사격장을 활용하면서 소음으로 인한 지역 주민과의 갈등 문제도 많이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육군은 4세대 훈련장으로 ‘전천후 멀티플렉스형 훈련장’ 개념을 도입, 구체화에 들어갔다. 실내형으로 조성될 전천후 멀티플렉스형 훈련장에는 메타버스 기술에 기반을 둔 가상현실(VR) 전투훈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다른 훈련장과 동시 훈련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 양방향 의사소통 시스템, 시·공간을 뛰어넘는 합성훈련 환경도 포함할 예정이다. 훈련 시설뿐만 아니라 군 마트, 전기차 충전소 등 복지시설도 갖춰 예비군이 마치 ‘멀티 플렉스’를 이용하듯 훈련을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육군은 “전천후 멀티플렉스형 훈련장은 인구절벽으로 인한 예비군 자원 감소, 고위험성 전염병 등 각종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기간 단축이나 중단이 없는 훈련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예비전력 혁신’ 4대 방안
1. 예비전력 개념 재설계 2. 부대·병력구조 발전 3. 지역 예비군 구조·운용개념 개선 4. 평시 동원운용 개념 적용 등
[인터뷰]육본 동원참모부장 김관수 (소장)
“예비전력 정예화 필수… 승리 이끌 동반전력될 것”
“예비전력 혁신은 인구절벽과 국방개혁 2.0에 따른 병력 감축 상황에서 나오고 있는 전력 공백 우려를 해소할 유일한 대안입니다. 예비전력 외에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더 좋은 대안이 있을까요?”
김관수(소장) 육군본부 동원참모부장의 목소리에는 확신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집무실 한편에 놓인 ‘예비전력 혁신’이라는 팻말은 우리 군에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스스로의 다짐처럼 보였다.
예비군의 날을 앞둔 지난달 23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 부장은 올해를 ‘예비전력 혁신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예비전력 정예화의 개념은 무엇일까? 기자의 질문에 김 부장은 이렇게 답했다.
“상비전력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미래의 확장된 임무 영역은 능력과 태세를 갖춘 예비전력이 대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상비전력 수준의 능력과 태세를 구비하는 한편 여러 임무환경에서 상비전력과 함께 통합 전투력 운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죠. 예비전력이 ‘상비전력과 함께 운용해야 하는 전력’ ‘실질적인 전투력을 갖춘 부대’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예비전력 혁신 과제 가운데 김 부장은 △비상근 예비군 제도 정착 △예비전력-상비전력 상호 운용성 확대 △과학화 훈련장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비상근 예비군 제도에 대해 “전투준비태세를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제도”라고 평가한 그는 “올해 장기 비상근 예비군 50명을 시범 운용한 뒤 효과가 입증되면 2040년까지 동원 소요의 10% 수준인 6만 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호 운용성 확대와 관련해서는 “예비군 하면 생각나는 노후 장비·물자로는 상비전력과 함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서 “교리 개선은 물론 상비전력 수준의 무기체계와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화 훈련장은 전국 훈련장을 네트워크화해 양방향 가상현실 훈련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는 구상을 소개했다.
김 부장은 미래 예비전력이 전력과 태세를 갖춘 부대로 실체화돼 미래 전장 환경에서 첨단 기술군인 상비전력과 함께 전쟁을 승리로 이끌 동반전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래 육군 전략을 구현하고, 육군이 완전성을 갖추기 위해 예비전력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전시를 대비한 예비전력 혁신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
육군은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과학화 예비군 훈련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서울 서초 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국회 보좌진과 국방부 국민소통전문가단이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사격훈련을 체험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육군은 예비전력 혁신으로 상비전력 수준의 능력과 태세를 구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실전적 훈련으로 예비군의 전투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2019년 2월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예비군훈련장에서 마일즈 장비를 착용한 예비군들이 시가지 전투를 하는 모습. 조용학 기자
육군이 밝힌 예비전력 혁신 방안은 미래 전장과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이다. 육군은 미래에는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을 활용함에 따라 무기체계와 전쟁 수행 개념이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 양상 역시 비선형전, 하이브리드전, 메가시티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보환경 변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 병역기간 단축 등은 우리 군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더불어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나아가는 길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해 저비용·고효율의 군사력 건설도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주변국의 위협은 물론 테러·재난 등 비전통적 위협의 증가도 풀어야 할 문제다.
예비전력은 이런 미래 전장과 안보환경에서 더욱 중요한 존재로 부각될 전망이다. 다차원적인 전장 환경에서 상비전력이 대응하기 힘든 여러 영역을 예비전력이 대응해야 하며, 병역자원 감소로 인한 상비전력 감축도 예비전력으로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저비용·고효율이라는 장점을 지닌 예비전력 육성은 국방예산의 경제적 사용과 군사대비태세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비전통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예비전력이 적극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육군이 ‘예비전력 혁신’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정예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배경에는 이런 예측이 자리하고 있다. 맹수열 기자
‘개념의 재설계’로 예비전력 혁신
미래전 양상에 대비하고 유사시 최단 시간·최소 피해·최대 효과를 거두며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비전력 수준의 무기체계와 장비·물자를 보유하고, 신속한 전시 전환이 가능한 예비전력 육성이 필수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과 자원을 고려할 때 예비전력이 상비전력과 같은 수준으로 정예화된다는 것은 실현하기 힘든 과제다.
육군이 내놓은 예비전력 혁신 방안은 그저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현실성 있는 대안이다. 육군은 예비전력 혁신의 키 포인트로 ‘개념의 재설계’를 꼽았다.
예비전력은 그동안 상비전력의 보조 개념으로 인식됐다. 특히 예비전력을 예비군과 물자 중심의 ‘자원’으로 운용했던 게 현실이다. 육군은 이제 예비전력을 육군 구조의 일부로 함께 운용하고 실질적인 전투력을 갖춘 ‘부대’로 설정했다. 동원된 자원으로 전투력을 발휘하는 부대 개념을 예비전력 범주에 포함한다는 뜻이다.
예비전력 범위 확장…첨단 무기체계 확보 기대
육군은 예비전력 범위 확장이 예비전력을 첨단 무기체계로 무장하기 위한 목표와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개념의 전환으로 육군은 동원부대가 보유한 M16 소총 등 구형 무기체계와 물자를 상비부대에 준하는 최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실체화된 예비전력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정예화로 한정된 예산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예비전력 대상을 부대 유형별로 구체화하고 평시에서 전시 전환, 전시까지 스펙트럼화해 운용하면 상비부대는 증편·창설 소요가 줄어 본연의 전투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력·지역예비군 구조 등 개선 추진
2014년 도입된 비상근 예비군은 평시 부대에서 전시 대비 업무를 수행하는 예비군이다. 육군은 비상근 예비군을 활용해 병력구조를 개선, 개전 초 즉시 임무 수행이 필요한 부대나 증편·창설 소요가 많은 동원·군수지원 부대들이 균형된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유사시 즉시 대응이 가능한 상비전력은 평시부터 완편 위주로 편성하고, 병력 편성률이 저조한 부대는 비상근 예비군 위주로 편성하겠다는 것이 육군의 큰 그림이다.
지역예비군 구조·운용 개념도 손질하기로 했다. 현재 지역예비군은 읍·면·동 단위 중대 편성과 목진지 운용 등 정적인 전투 수행 방법을 유지한다는 지적도 있다. 방대한 지역예비군을 모두 정예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육군은 시·군·구 단위, 대대 책임지역 안에 통합된 전투력을 구사할 수 있는 예비군 부대를 창설·운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줄어드는 현역 자원, 비상근 예비군으로 대체
육군 관계자는 “1단계로 지역대 단위로 전투력을 관리·운용하고, 2단계로 예비군 부대를 통합해 현역 부족 소요를 대체한 뒤 3단계로 시·군·구 단위 예비군 대대를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예비군 부대를 여단급까지 확대 편성하고, 줄어드는 현역 자원을 비상근 예비군이 대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육군은 ‘평시 동원운용 개념’을 적용해 우수한 민간 인력을 유치할 방침이다. 현재 군에 근무하는 전문성을 갖춘 민간 인력이 전시에도 동일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육군 관계자는 “미군의 경우 국방지원 인력의 절반이 민간인”이라며 “전·평시 연계된 임무 수행으로 숙련도와 업무수행 성과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육군은 미군 사례를 벤치마킹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 기술인력이 평시 고용·대체복무 등으로 임무를 수행하다 전시가 되면 동원으로 전환해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첨단기술 접목 과학화 예비군 훈련체계 구축
육군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예비전력 정예화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육군은 ‘시·공간을 뛰어넘는 첨단기술을 접목한 과학화 예비군 훈련체계 구축’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세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육군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과학기술 발달에 맞춰 국방개혁 2.0 군 구조개편과 연계해 권역화된 과학화 지역예비군 훈련장을 설치하고, 예비군 훈련 전담부대를 창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권역화된 과학화 예비군 훈련장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접목한 ‘도시 친화형 훈련장’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육군은 현재 운용 중인 18개 훈련장을 포함해 2024년까지 총 40곳에 권역화된 과학화 예비군 훈련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운용 중인 훈련장의 경우 ICT 기반 훈련관리 시스템과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비해 높은 만족도를 자랑하고 있다”면서 “또 실내사격장을 활용하면서 소음으로 인한 지역 주민과의 갈등 문제도 많이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육군은 4세대 훈련장으로 ‘전천후 멀티플렉스형 훈련장’ 개념을 도입, 구체화에 들어갔다. 실내형으로 조성될 전천후 멀티플렉스형 훈련장에는 메타버스 기술에 기반을 둔 가상현실(VR) 전투훈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다른 훈련장과 동시 훈련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 양방향 의사소통 시스템, 시·공간을 뛰어넘는 합성훈련 환경도 포함할 예정이다. 훈련 시설뿐만 아니라 군 마트, 전기차 충전소 등 복지시설도 갖춰 예비군이 마치 ‘멀티 플렉스’를 이용하듯 훈련을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육군은 “전천후 멀티플렉스형 훈련장은 인구절벽으로 인한 예비군 자원 감소, 고위험성 전염병 등 각종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기간 단축이나 중단이 없는 훈련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예비전력 혁신’ 4대 방안
1. 예비전력 개념 재설계 2. 부대·병력구조 발전 3. 지역 예비군 구조·운용개념 개선 4. 평시 동원운용 개념 적용 등
[인터뷰]육본 동원참모부장 김관수 (소장)
“예비전력 정예화 필수… 승리 이끌 동반전력될 것”
“예비전력 혁신은 인구절벽과 국방개혁 2.0에 따른 병력 감축 상황에서 나오고 있는 전력 공백 우려를 해소할 유일한 대안입니다. 예비전력 외에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더 좋은 대안이 있을까요?”
김관수(소장) 육군본부 동원참모부장의 목소리에는 확신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집무실 한편에 놓인 ‘예비전력 혁신’이라는 팻말은 우리 군에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스스로의 다짐처럼 보였다.
예비군의 날을 앞둔 지난달 23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 부장은 올해를 ‘예비전력 혁신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예비전력 정예화의 개념은 무엇일까? 기자의 질문에 김 부장은 이렇게 답했다.
“상비전력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미래의 확장된 임무 영역은 능력과 태세를 갖춘 예비전력이 대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상비전력 수준의 능력과 태세를 구비하는 한편 여러 임무환경에서 상비전력과 함께 통합 전투력 운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죠. 예비전력이 ‘상비전력과 함께 운용해야 하는 전력’ ‘실질적인 전투력을 갖춘 부대’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예비전력 혁신 과제 가운데 김 부장은 △비상근 예비군 제도 정착 △예비전력-상비전력 상호 운용성 확대 △과학화 훈련장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비상근 예비군 제도에 대해 “전투준비태세를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제도”라고 평가한 그는 “올해 장기 비상근 예비군 50명을 시범 운용한 뒤 효과가 입증되면 2040년까지 동원 소요의 10% 수준인 6만 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호 운용성 확대와 관련해서는 “예비군 하면 생각나는 노후 장비·물자로는 상비전력과 함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서 “교리 개선은 물론 상비전력 수준의 무기체계와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화 훈련장은 전국 훈련장을 네트워크화해 양방향 가상현실 훈련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는 구상을 소개했다.
김 부장은 미래 예비전력이 전력과 태세를 갖춘 부대로 실체화돼 미래 전장 환경에서 첨단 기술군인 상비전력과 함께 전쟁을 승리로 이끌 동반전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래 육군 전략을 구현하고, 육군이 완전성을 갖추기 위해 예비전력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전시를 대비한 예비전력 혁신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