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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분야의 선구자들

입력 2022. 03. 30   16:05
업데이트 2022. 03. 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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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을 읽고


김정환 대위 육군9사단 포병여단
김정환 대위 육군9사단 포병여단


비카스 샤 지음
임경은 번역
인플루엔셜 펴냄


‘기록과 계승’은 인간이 더 나은 사회를 구성하고 발전·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같은 측면에서 독서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다. 나와 다른 관점을 갖거나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선조, 선구자와 시간을 뛰어넘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독서의 가치는 몇백 년까지만 해도 권력층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흔히 책을 접할 수 있다 보니 그 가치가 많이 훼손된 것 같다. 이런 생각을 정리하며 독서의 소중함·필요성을 다시금 떠올리고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이란 책을 손에 들었다.

이 책은 7가지 주제에 관해 각 분야의 전문가·지성인들이 의견을 제시한다. 필자에겐 그중 ‘리더십-우리의 힘을 모으는 비전’이 가장 눈에 띄고 흥미로운 주제로 느껴졌다. 이 리더십 분야의 전문가로는 기업가, 교수, 프로축구 감독과 함께 전 미국 육군 장군, 전 미국 공군 장군, 전 영국 육군 장군이 선정됐다. 다른 직종의 전문가에 비해 유독 군인이 리더십 분야 전문가로 3명이나 선정된 이유는 책장을 넘길수록 확실하게 설명됐다.

‘미 육군 장군’, 이 말을 들었을 때 각자 특정한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필자는 강인함, 카리스마, 결단력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에서 리더십 분야의 전문가로 등장한 전 미 육군 장군 스탠리 매크리스털은 본인을 협력자, 중재자로 표현했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여러 동료와 협력해 일하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 구성원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기 좋은 문화를 만드는 게 곧 리더의 능력이고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때 리더는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거나 반대로 과하게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것이 아님을 핵심으로 강조했다.

군 생활을 하다 보면 때로는 ‘이게 군대의 모습이 맞나?’라는 의구심이 생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군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접한 인터넷 글이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줬다. 글의 내용은 모 부대 간부들이 용사들 앞에서 보인 부족한 리더십과 부하들에게만 강요하는 헌신을 꼬집은 것이었다. 글의 말미에 “함께 나라를 지키는 입장에서”라는 표현이 있었다. 나와 함께 이 부대를 구성하는 내 부하들이 나만큼이나 조국을 생각하고 군대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군대는 여전히 많은 기업과 조직이 모방하고 연구하는 ‘가장 리더십을 잘 나타내는 조직’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감을 가지려 한다. 군에서 겪는 시행착오는 군이라는 조직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리더십 분야의 선구자이기 때문이다. 구태의 현상을 발 빠르게 탈피하고 진화 중인 우리 군이 더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도록 각자 위치에서 더욱 힘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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