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블록체인 기반 DID 국방산업 활용 가능성 높아

입력 2022. 03. 18   17:21
업데이트 2022. 03. 20   14:36
0 댓글
국가 안보와 보안기술
[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 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신원인증서 발급 암호화 위조 불가능
무기체계·병력 피아 식별 자동으로
전투능력·기능 차별적으로 제공
적군의 아군 무기 노획 재사용 제한

 

최근 뉴스에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전차와 장갑차 등에 표시된 ‘Z’를 두고 그 용도에 대한 분석이 한창인데 러시아군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위해 써 넣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Z’가 그려진 군 차량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뉴스에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전차와 장갑차 등에 표시된 ‘Z’를 두고 그 용도에 대한 분석이 한창인데 러시아군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위해 써 넣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Z’가 그려진 군 차량의 모습. 연합뉴스

한 강연에서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현대화된 무기체계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장병들의 사기와 군기가 최우선이라는 답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전투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 장병들의 사기와 군기는 무엇보다 중요한데 많은 사람이 이를 간과하는 것 같다. 최신 현대식 무기들이 전황에 무시하기 어려운 영향을 주지만 실은 이도 군 장병의 사기와 직결된다고 본다면 근본적으로 높은 사기와 강한 군기가 전투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보면서 느끼는 것들도 바로 이런 부분들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주요 기관들을 해킹하고 또한 DDoS(Distributed Denial of Service) 등의 사이버 공격을 시행해 여론 및 정보 시스템을 교란하는 일을 진행했다. 이후 전투에서도 레이다 교란이나 무선통신 시스템의 재밍 공격(Jamming attack) 등을 통해 제대로 작전 수행이 이뤄지지 못하도록 하는 사이버 공격을 병행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정보통신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방법인데 가성비로 따지면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여겨진다.

현대전에서 사이버 공격은 이미 전술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를 수행하는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다. 이러한 사이버 공격은 기술적으로 스푸핑(Spoofing), 세션 하이재킹(Session Hijacking)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하거나 적 정보를 교란하는 일을 수행한다. 이는 때로는 고가의 현대식 무기체계를 무력화하거나 오작동을 일으키게도 할 수 있어 전략·전술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러시아의 전차와 장갑차에 표시된 ‘Z’를 두고 분석이 한창이다. 이 ‘Z’가 의미하는 것이 ‘러시아군을 육안으로 식별하는 기능’이라는 설과 러시아어로 ‘승리를 위해(Za pobedy)’를 뜻한다는 설이 있다. 이 중 러시아 전차와 우크라이나 전차가 유사해 육안 식별을 위한 것이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 다소 원시적이나 어떤 식으로라도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는 것이 제대로 싸우기 위한 기본이므로 급하게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군의 고육지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실제로 전투에서 아군 간 오인 사격으로 사상자가 나오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이는 충분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 이처럼 현대전에서 옳고 빠른 정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러한 것들을 해결할 방법은 근본적으로 없을까?

사실 이를 해결할 가장 확실하면서도 안전한 방법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DID(Decentralized Identification)를 활용하는 것이다. 굳이 암구호를 대면서 서로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무기체계에 장착된 DID를 활용하면 자동으로 무기체계와 병력의 피아 구분이 이뤄질 수 있고, 더불어 무기체계 간의 확인도 가능할 것이다.

블록체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의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논문을 기반으로 시작됐다. 이런 1세대 블록체인 기술은 작업증명(PoW·Proof of Work) 방식을 기반으로 운영됐으며 그런 작업의 인센티브로 비트코인이 지급되는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이후 기능의 제한성과 처리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자 2세대 블록체인이 탄생하게 된다. 2세대 블록체인 기술은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으로 대표된다. 2세대 블록체인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기반으로 여러 응용서비스의 제작이 가능한 분산애플리케이션(DApp)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의사결정, 다른 블록체인들과의 상호운영성 등이 문제가 돼 현재는 3세대 블록체인 기술들이 활용되고 있다. 이런 3세대 블록체인을 표방하는 블록체인에는 이오스(EOS), 카르다노(Cardano), 트론(TRON) 등이 있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는 다른 지분증명(PoS·Proof of Stake)을 기반으로 확장성(Scalability), 상호운영성(Interoperability),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 등의 차별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블록체인은 자체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코인 또는 토큰으로 불리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용하고 있기에 금융서비스가 아닌 다른 서비스에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의 NFT(대체불가토큰·Non Fungible Token)도 메타버스라는 환경에서의 블록체인 활용을 전제로 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거래증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자산의 거래서비스로 활용되기에 국방산업 등에 직접 활용되기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보안성이 강화된 블록체인에 기반한 어떤 응용이 국방산업에 가장 먼저 활용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앞서 설명한 DID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분산신원증명’으로 불리는 DID는 기본적으로 개인 또는 특정 디바이스의 권한이나 능력 등을 포함한 자격 등을 인증기관으로부터 부여받는다. 이때 인증기관으로부터 부여받은 정보들은 인증기관의 개인키(Private Key)와 공공키를 활용해 신원인증서를 발급하고, 각 개인은 개인의 인증서를 스스로 관리하면서 필요할 때 개인키 등을 활용해 암호화를 시행하고 공공키 등을 활용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분산신원증명인 DID는 발급 사실이나 인증 사실 등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게 돼 제한된 내용을 제시하면서도 이를 확인한 주체로부터 제한적인 서비스나 기능을 제공받는 형태로 운영이 가능하다.

이처럼 블록체인에 기반한 분산신원증명 기술인 DID를 전차에 활용할 수 있다면 전차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노드(node·네트워크에서 연결 포인트 혹은 데이터 전송의 종점 혹은 재분배점)가 될 수 있고 각 탱크가 가진, 위조가 불가능한 DID를 기반으로 서로를 증명해 어둠 속 아군과 적군을 식별하거나 멀리 떨어진 아군을 식별해 협동 전투를 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무기체계가 가진 전투능력이나 기능들을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져 적군이 아군의 무기를 노획해 다시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DID 역시 온라인상에서의 개인을 증명하되 이를 중앙에서 증명하기보다는 개인이 가진 제한된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제공자가 개인의 정보를 모두 가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DID를 국방산업 분야에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고가의 무기체계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최신 보안기술의 개념적 이해와 활용에 대한 부분들을 먼저 시행할 수 있다면, 제한적이겠지만 국방산업에 적용 및 활용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한 유사 기술을 활용하고 서비스하는 기업들에는 새로운 산업으로의 길을 열어 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보면서 무엇보다 평화의 중요성과 자주국방의 절실함을 느낀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자주국방에 기여할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의외로 많은 분야에서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방산업 분야에도 많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여럿 생기고 지원되는 생태계가 조성되길 바란다.


김승천

한성대학교 교수

(사)한국국방기술학회 부회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