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스타트업 창업 가이드

익숙한 곳의 빵 부스러기보다 낯선 곳서 큰 빵 찾아라

입력 2022. 03. 14   16:44
업데이트 2022. 03. 14   16:46
0 댓글
제로 투 원, 새로운 것을 창조하자
 
무에서 유 창조·독점적 이익 달성 목표
모범 사례 따르기보다 창조적 독점 중요
유망하다 소문 귀에 들릴 땐 이미 늦어
포털·소셜커머스 생존 전쟁 끝 빅3 재편
생소한 분야서 독보적 기술로 1위 노려야


피터 틸의 저서 『제로 투 원(ZERO to ONE)』(2014, 한국경제신문)
피터 틸의 저서 『제로 투 원(ZERO to ONE)』(2014, 한국경제신문)

『제로 투 원(ZERO to ONE)』은 2014년 미국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캐피털 투자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이 저술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책이다. 피터 틸은 페이스북(현재 메타 플랫폼스)이 유명해지기 전 창업 초기에 50만 달러(약 6억 원)를 투자했고, 최근까지도 사외이사를 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0에서 1이 된다는 점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면 세상은 0에서 1이 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범 사례를 따라 하고, 점진적으로 발전해 봤자 세상은 1에서 n으로 익숙한 것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라고 주장한다.

가치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피터 틸은 기존의 독점이 나쁘고 해롭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경쟁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독점 기업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많은 기업은 성공하려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경쟁하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경쟁은 패자들이나 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인 피터 틸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하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필자 제공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인 피터 틸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하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필자 제공

피터 틸이 말하는 ‘창조적 독점’은 앞으로 우리가 창업하고 경영하는 모든 방식을 근본부터 바꿔 놓을 수 있다. 제로 투 원은 그동안 오해와 편견 속에 제대로 알지 못했던 독점 기업의 본질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어떻게 ‘0에서 1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악어디지털은 제로 투 원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악어디지털은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문서 전자화 사업으로, 그전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문서 전자화 사업이란 기존 종이문서를 스캔해 전자문서로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 악어디지털은 AI OCR(손글씨나 흐릿한 글씨와 같이 해독이 어려운 글씨도 인공지능 기술로 정확한 문자인식이 가능한 기술)을 통해 검색이나 업무 자동화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안랩과 네이버에서 보안 전문가로 오래 근무했던 악어디지털 김용섭 대표는 유명 TV 강연에도 출연해 ‘제로 투 원’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바 있다. 핵심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남들이 경쟁하지 않는 영역에서 독점적 이익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던 문서 전자화 사업을 시작했고, 다년간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지금은 인공지능 기술까지 확보해 삼성전자나 네이버가 뛰어들기 어려운 생소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넘버원’으로 확장하고 있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차례씩 사용하는 구글·애플·페이스북·인스타그램·아마존 같은 글로벌 서비스도 대부분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지금은 전 세계 국가 대부분에서 독점적 위치에 있다. 또 삼성·LG·현대·네이버·카카오 같은 국내 기업도 사실상 해당 산업에서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뭔가 하나의 아이템이 유망하다는 기사가 나오면 그쪽으로 몰려드는 경향이 있다. 마치 주식 시장에서 어떤 종목이 뜬다고 하면 매수자들이 몰리는 경우와 유사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어떤 종목이 오를 것이다’ ‘어떤 지역이 개발될 것이다’와 같은 기사가 나왔거나, 우리 귀에 들어올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과거 검색을 필두로 한 포털 서비스는 20여 개가 됐고 소셜커머스 업체는 200개가 넘었다. 하지만 과열 경쟁이 일어나면서 살아남은 기업은 많지 않다. 대부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빅3’ 형태로 재편됐다.


표를 보면 대부분 우리가 사는 데 꼭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들이다. 해당 카테고리의 회사는 수없이 많겠지만,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회사 또는 서비스는 3개 정도로 꼽을 수 있다. 대체로 1위 사업자가 7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2·3위 사업자가 나머지 30%를 갖고 싸우는 형국을 보인다.

요즘에는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빅데이터, 자율주행,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유행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 정책자금이나 벤처캐피털의 자금도 많이 유입됐다. 물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해당 분야에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유행한다는 것은 이미 대기업이나 빅테크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고, 경쟁자가 많아 그만큼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들이 모두 몰려가는 곳에 가서 빵 부스러기 먹으려고 힘 빼지 말고, 생소한 분야라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영역에서 1위를 하여 제대로 된 큰 빵을 먹어보자.


필자 임성준은 카카오·야후코리아·네이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주거공간 임대차 플랫폼 ‘스테이즈’를 창업했다. 저서로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유치까지』가 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