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방호 지대공

KSAM 천마

신인호

입력 2022. 03. 14   11:19
업데이트 2022. 04. 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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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KSAM)  

Korean Surface to Air Missile System 

천마 Chunma(Pegasus·天馬)


11여 년에 걸쳐 개발 성공....1999~2011년 전력화

탐지거리 20km, 유효사거리 10km, 전전후 작전능력

실사격 명중률 100%....최고의 신뢰와 명성을 쌓다 


대천 대공사격장에서 실시한 유도탄 실사격. 국방일보DB
대천 대공사격장에서 실시한 유도탄 실사격. 국방일보DB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天馬·KSAM)는 1980년대 한국군 방공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위산업체 등이 총 11년의 기간에 걸쳐 개발에 성공한 후 1999년부터 전력화를 시작, 2011년 12월 야전 배치를 마무리한 최초의 국산 방공유도무기이다.


천마는 시선지령유도방식의 유도탄 8발과 탐지·추적장치 및 사격통제장치를 단일 장갑차량에 탑재한 집중형 유도무기체계이다. 거리 20km, 고도 5 km 이내의 어떠한 항공기 표적도 탐지·추적하여 10km 이내에서 격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짧은 반응시간과 주·야간 전천후 작전능력 및 기동성이 우수하여 한반도와 같은 전장환경에서 효율성이 가장 높은 대공유도무기체계이다.


Chunma(Pegasus) is a short range/low altitude surface-to-air missile system(SAM) and consists of search and tracking system, fire control system, eight missiles ready to fire and full tracked armoured chassis. Chunma is one of the most effective air defense weapon system in the Korean peninsula which has a lot of mountainous environment.

천마 운용부대에서 제작한 천마 캐릭터.
천마 운용부대에서 제작한 천마 캐릭터.


천마의 연구개발을 제기되었던 1980년대를 상황을 보면, 북한은 이미 1970년대부터 전투기의 저고도 침투 능력과 전자전 능력을 향상시켰으며, 무장 헬리콥터의 원거리 공격 능력도 강화했다.


이는 아군 야전기동부대에 큰 위협 요소로 부각되었고, 따라서 아군의 방공체계 강화는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육군은 이에 고도 5㎞, 사거리 10㎞까지의 공역(空域) 방어를 위한 총체적인 방공개념을 정립하기 시작했다. 20mm 발칸포를 비롯해 30㎜ 대공포,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PSAM : Portable Surface to Air Missile system) 및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SAM) 체계를 혼합 편성한다는 것이 그 요점이다.


육군은 최초 사거리 3~5km의 PSAM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당시 우리나라 연구기술 수준(PSAM 개발이 더 어렵다)을 감안해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개발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오자 1985년 유도탄 8기를 장착·발사할 수 있는 방공체계를 합참을 통해 소요를 제기했다.


육군이 요구한 형태는 지금의 천마와 유사해 보이지만, 그 작전요구능력(ROC)에는 유도탄의 복합유도방식뿐만 아니라 광학추적장치(Electro Optical Tracking System), 대공 및 대전차 공격을 위한 이중 목적의 탄두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는 스위스의 ADATS, 프랑스의 Crotale-NG, 독일·프랑스 합작의 Roland 등 당시 첨단으로 꼽히던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들의 장점을 거의 다 포함하는 것이었다.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로서는 이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웠다. 20여 가지가 넘는 장비·장치 가운데 특히 유도탄의 경우 ‘8기를 장착’할 수 있도록 소형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사거리 10km급에 맞는 적정의 탐색기 크기가 있는 데다 유도탄 적외선 돔(IR Dome)이 비행하는 유도탄의 항력을 증대시켜 유도탄을 더 크게 만들어야 하는 때문이다. 결국 ‘8기의 유도탄 탑재’를 포기할 것도 아니어서 국방과학연구소는 본 연구에 들어가기 앞서 1987년 12월 합참과 육군본부 등에 작전요구성능(ROC) 수정 건의안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기후조건에 따라 추적 성능이 달라져 전천후 작전 수행이 곤란한 광학추적장치 대신 시선지령유도방식(CLOS : Command to the Line of Sight)의 추적 레이더로 채택해줄 것, 이 경우 대전차 작전이 사실상 어려우므로 이중탄두를 사용하는 대전차 임무를 삭제해 줄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됐으며 국방부는 1988년 이를 승인했다. 


천마 개발은 이듬해인 1989년 7월부터 선행개발에 돌입, 비로소 본격화되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유도탄을 비롯한 사격통제장치, 발사터렛, 탑재차량 등은 국내 독자개발 방식으로 결정하고, 대신 국내 개발경험과 기술이 미흡한 탐지·추적장치는 기술이전에 의한 국내 생산을 목표로 해외 도입키로 하고 프랑스의 톰슨CSF(현재의 탈레스)를 선정했다. 


1998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에 나와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천마. 국방일보DB.
1998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에 나와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천마. 국방일보DB.


1993년 12월까지 천마의 선행개발에 대한 시험평가 결과, 탐지레이더의 근거리 및 저속헬기 탐지 성능이 다소 미흡하고 영하 30도 아래로 내려가는 저온환경에서의 체계작동 준비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등의 보완사항들이 도출되기는 했지만, 유도탄 명중률이 82%로 나타나는 등 군에서 요구한 대부분의 성능을 만족시켰다. 


1994년 10월부터 1997년 12월까지 실용개발(체계개발) 단계에서는 시제 2문과 유도탄 20기를 제작, 전 단계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향상시킨 가운데 시험평가 중 유도탄 사격시험에서 15기를 표적에 모두 명중시키는 쾌거를 거두는 등 전 항목에서 요구도를 충족시켜 1997년 12월 합참으로부터 개발 성공을 의미하는 ‘전투사용가(可)’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연구개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외 기술이 적용되었던 고부가가치 품목에 대한 국산화 노력이 계속되었다.


대표적인 예로써 탐지레이더의 경우 삼성전자(현 한화시스템)가 당시 100억 원이 넘는 개발예산을 투자, 1997년 2월부터 2001년 1월까지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유도탄 가격의 1/3을 차지한다는 지령수신기 역시 국방과학연구소와 LG이노텍(현 LIG넥스원)이 2003년 5월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그해 양산 물량부터 적용함으로써 천마의 국산화율을 가격 기준 60%, 부품 기준 약 85%로 끌어올렸다. 

천마 체계 구성도.
천마 체계 구성도.

천마는 탐지·추적장치와 유도탄 8기, 사격통제장치, 단일 궤도형 장갑차량 등의 부체계(sub-system)에 1만 2000여 종의 부품과 420여 종의 회로카드가 적용된 다기능 복합 유도무기체계이다. 이를 부체계별로 보면, 


실물 축소 모형과 내부 절개도로 본 천마 유도탄의 구성.
실물 축소 모형과 내부 절개도로 본 천마 유도탄의 구성.

 

천마의 유도탄은 유도조종장치, 신관, 탄두, 구동장치, 지령수신기, 추진기관, 기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도탄이 표적 근처에 도달하면 근접신관에 의해 파괴력이 높은 집중 파편식 탄두가 폭발, 표적을 타격하게 된다. 


천마의 탐지레이더(오른쪽 위), 추적레이더(오른쪽 아래)와 추적레이더 옆에 위치한 주간감시카메라(왼쪽 위)와 적외선측각기(아래).
천마의 탐지레이더(오른쪽 위), 추적레이더(오른쪽 아래)와 추적레이더 옆에 위치한 주간감시카메라(왼쪽 위)와 적외선측각기(아래).


탐지레이더는 펄스 도플러 방식이며 분당 40회전하면서 360 전 방위를 관측한다. 탐지레이더는 이동하는 표적을 탐지해 위협평가 및 탐지간 추적을 실시한다. 


추적 레이더는 탐지레이더가 찾아낸 표적을 추적하며, 유도탄 발사 후 유도탄 추적과 유도명령송신 기능을 수행한다. 추적간 표적이 건물이나 (山) 후사면에 가려져 놓치게 되면 그때까지의 표적 정보를 바탕으로 표적의 이동방향을 예측해 예측된 방향에 빔을 발사해 표적을 찾는 예측기능도 갖추고 있다. 


적외선 측각기와 주간 감시카메라로 구성된 전자광학장치는 표적과 유도탄의 추적간 추적레이더의 보조기능을 수행한다. 주간감시카메라는 주간에만 운용하는 영상장비로 표적주변의 영상을 제공한다. 


방산전시전 일환으로 야전에서 주행시범을 보이는 천마. 국방일보DB
방산전시전 일환으로 야전에서 주행시범을 보이는 천마. 국방일보DB


천마의 차체는 소구경 포탄이나 파편으로부터 승무원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장갑구조로 제작돼 있으며, 한국과 같은 산악지형에서 야전군 기동부대와의 동시 기동성을 고려해 최고 시속 60㎞와 10초 안에 30㎞까지 가속할 수 있는 기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천마 유도탄 발사 후 명중까지의 유도 과정.
천마 유도탄 발사 후 명중까지의 유도 과정.


일반적으로 유도탄을 표적 방향 근처로만 발사시키면 유도탄이 알아서 목표물을 추적, 명중시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천마에 적용된 지령유도방식에 따라 유도되는 유도탄은 발사 초기에 추적 가능한 각도(범위) 안에 반드시 들어가야만 한다. 이를 위해 천마는 유도탄이 발사된 직후부터 탄이 추적레이더 빔 폭 내에 들어올 때까지 0.3~2.5초 동안 적외선 측각기를 사용하여 제어하는 ‘초기 유도’ 단계, 그리고 추적레이더를 이용해 유도탄이 추적레이더 빔 폭 내에 들어오는 시점부터 유도탄이 표적을 격추할 때까지 유도하는 ‘본 유도’ 단계로 구분, 유도된다.


이 과정에서 천마는 발사점에서 추적레이더를 통해 유도탄과 표적이 일직선상에 위치하도록 유도하는 시선지령유도방식 (CLOS : Command to the Line of Sight)이 적용된다. 유도탄과 표적이 추적레이더의 정 중앙에 일직선을 이루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면서 유도탄에 지령을 내려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장거리에서는 오차가 크기 때문에 비교적 사정거리가 짧은 유도탄에 많이 적용되는데, 비교적 저렴하고 단순한 반면 명중될 때까지 발사점으로부터 계속 유도되어야 한다. 


2004년 10월 서해안 대공사격장에서 실시된 전력화 이후 최초의 공개 천마 실사격훈련. 국방일보DB
2004년 10월 서해안 대공사격장에서 실시된 전력화 이후 최초의 공개 천마 실사격훈련. 국방일보DB


천마는 공식적으로 1989년부터 개발을 시작, 1997년 체계개발을 마쳤다. 그런데 1995년부터 1999년까지 포대 단위 물량의 시제를 추가로 제작해 수도권에 배치한 후 정식으로 양산된 물량을 배치하는 특이한 연구개발 사례를 보였다. 시제를 전력화 한다는 것은 초유의 일이었다. 이는 개발 과정을 분석한 육군이 천마를 조기에 전력화해도 충분할 만큼 그 성능을 매우 높게 평가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양산은 1999년 11월24일에 돌입했고 2년 5개월여가 지난 2001년 5월 초 양산 1호기를 출고됐다. 마침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의 ‘안전개최’를 위해 최대의 지원을 폈던 군은 1호기를 지체 없이 천마대대(2001년 12월1일 창설)에 보내 서울의 방공태세를 강화시키는 등 전력화에 박차를 가했다.


1999년 12월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천마중대 창설. 양산품에 앞서 시제를 배치하여 운용할 만큼 육군은 천마의 성능을 신뢰했다. 국방일보DB
1999년 12월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천마중대 창설. 양산품에 앞서 시제를 배치하여 운용할 만큼 육군은 천마의 성능을 신뢰했다. 국방일보DB


방위사업청은 2011년 12월 19일 국방기술품질원, 육군, 공군, 업체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마 사업종결회의를 가졌다. 이때까지 100여 문의 천마가 공군 방공부대와 육군부대에 배치되었으며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보고되었다. 실제 천마는 야전 작전배치 이후 2004년 10월 19일 첫 실사격을 가진 이후 지난 11월 22일 실시된 육군의 2017년 대공사격훈련까지 13년 동안 적기로 묘사된 표적을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100% 명중, 격추시키는 명성과 신뢰를 쌓아왔다.


이같은 천마 개발의 의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무엇보다도 우선 북한의 공중 침투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독자적으로 갖추게 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그동안 취약성이 지적된 고도 5㎞ 미만의 중·저고도 공역(空域)에 대한 방공력을 확보, 주요 시설 보호 및 기동부대의 생존성을 크게 제고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개발 당시에 유도무기의 최신 기술을 접목해 현재의 신궁, 청상어, 홍상어, 천궁 개발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천마(오른쪽 위)와 동급의 유사 대공유도무기.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ADATS, ROLAND,크로탈(Crotale)-NG.
천마(오른쪽 위)와 동급의 유사 대공유도무기.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ADATS, ROLAND,크로탈(Crotale)-NG.


개발 완료 시점으로 돌아가 보면, 천마와 유사한 단거리 방공무기체계를 개발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스라엘, 러시아 등 선진국들. 이들이 개발한 무기체계 가운데 우리보다 10여년 앞서 전력화된 스위스의 ADATS, 프랑스의 크로탈(Crotale)-NG,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개발한 ROLAND-Ⅲ 등과 비교할 때 천마는 성능 면에서 동등하거나 오히려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가격 경쟁력도 월등하다. 전력화 시기인 1999년 기준으로 천마는 체계 1문당 약 150억 원, 유도탄 1기에 2억 8000여만 원으로 ADATS 등에 비해 80~100억 원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정치적으로도 각별한 의미를 지녔었다. 천마가 일반에게 공개된 1997년 10월 27일 시사회 당시에는 북한의 장거리 유도탄 개발로 인해 국민들이 심리적 위협감을 느끼고 있었다. 천마는 응징이 가능한 장거리 유도탄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유도탄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


2020년 11월 서해안 대공사격장에서 실사격에 나선 천마. 국방일보DB
2020년 11월 서해안 대공사격장에서 실사격에 나선 천마. 국방일보DB


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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