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아이템 선정할 때 유의할 점 5가지
이번에는 창업 아이템을 선정할 때 유의할 점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필자도 창업할 때 겪었던 시행착오이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창업 아이템을 선정할 때 간과하는 점을 정리했으니 나중에 창업할 때 꼭 유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지난 몇 차례에 걸쳐 창업 아이템을 선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으나 최종적으로 특정 아이템을 선정하기에는 여전히 불안한 게 사실이다. 같은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대박이 날 거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제 끝물이라 시작하면 안 된다고 한다. 어떤 아이템은 자본이 많이 들지 않고 리스크가 작아 보이는데 그런 아이템은 성장하기도 어렵고 투자받기에도 더더욱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다양한 관점을 통해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창업 아이템을 선정할 때에는 유의할 점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5가지를 정리해보았다.
첫째는 누구나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은 그만큼 경쟁자가 많고 대기업이나 네이버 같은 대형 IT 업체들이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당근마켓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기존에도 중고나라나 번개장터(네이버에서 투자) 같은 선발주자들이 있었지만, 중고거래 특성상 대기업에서 진입할 시장은 아니었고 동네 인증이나 이웃 간 거래라는 신뢰도 높은 거래 시스템으로 현재 2000만 다운로드에 매월 1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좋은 아이템이란 누구나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이 아니라 당신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고 있고 경쟁자의 참여가 쉽지 않으며 남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사업 아이템을 말한다.
둘째, 사업 아이템에도 수명이 있고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술 개발과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고객의 니즈(Needs)는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어떤 사업이라도 영원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 사업 아이템은 너무 빨라도 안 되고 너무 늦어서는 더욱 안 된다. 또한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이든 지금 당장 시작해도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은 걸릴 것이다. 연구개발이 필요한 제조업이라면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그 사이에 많은 경쟁자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아이템이 지금이 아니라 6개월이나 1년 뒤에도 유효한 아이템인지 아니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모바일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ffline to Online) 비즈니스라는 개념이 나왔고 배달, 청소, 이사, 택배, 대리운전, 퀵서비스, 택시 등 기존의 오프라인 서비스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하는 서비스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2010년 이후에는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뜨면서 우버, 위워크, 에어비앤비와 같은 글로벌하게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나왔다. 2014년부터는 토스나 뱅크샐러드와 같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FinTech) 서비스들이 대거 출시됐다. 또한 2017년부터는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들이 각광받고 있다. 모든 아이템에는 때가 있다.
셋째, 지나치게 유행성이 높은 아이템은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뜨는 브랜드는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한때 줄을 서서 먹던 ‘대왕 카스테라’를 기억할 것이다. 2016년에 대히트했던 대만 카스텔라는 압도적인 크기와 맛으로 짧은 시간에 전국으로 퍼졌다. 하지만 2014년 7월부터 대략 17개의 대만 카스텔라 브랜드가 생겨 경쟁이 치열해졌고 한 방송에서 대만 카스텔라에 쓰인 식용유나 팽창제 등을 문제 삼으면서 큰 문제가 되었다. 이런 여파로 수많은 가맹점이 문을 연 지 수개월 만에 문을 닫아야 했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도 주인공 송강호가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망했다는 설정이 나올 만큼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2013년에는 빙수 전문점이 유행이었으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설빙’ 같은 대형 브랜드만 살아남았고 2014년에는 소프트아이스크림 위에 벌집을 올려서 주는 벌집 아이스크림이 뜨면서 가맹점이 수백 개가 되었으나 벌집에 파라핀을 첨가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2015년에는 스몰비어, 2016년에는 저가 주스 전문점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지금은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 밖에도 막걸리 체인, 토스트 전문점, 슈니발렌, 밥버거, 핫도그 등 잠깐 유행이었다가 조용히 사라진 아이템들이 정말 많다.
사업이라는 것은 수년간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해야 하는데 수개월 만에 지나가는 열병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아이템은 매우 위험하다.
넷째, 국내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아이템은 위험하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뜨는 아이템을 재빠르게 가져와서 카피캣*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사실 쿠팡이나 티몬 같은 소셜커머스나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다수가 이런 경우이다. 미국에서 소셜커머스가 뜨자 한국에도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가 200개가 넘었다고 하는데 현재 남아있는 곳은 빅3(쿠팡, 티몬, 위메프)를 포함하여 몇 군데 되지 않는다. 아무리 해외에서 잘된다고 해도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나 정서를 반영하지 못하고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현지화)*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 잡고 성장하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인정했다고, 그것이 시장성이 있거나 고객들이 진정 원하는 아이템이라는 뜻은 아니다. 친한 사람일수록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부모님처럼 당신이 창업하는 것을 반대하거나 염려하는 분들은 ‘그걸 네가 왜 하니? 안정적으로 취업이나 해’라면서 좋지 않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고, 친구들은 잘 듣지도 않고 ‘헐~~ 대박!’이라고 할 수도 있다. 완전히 모르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쉽지 않으니 친한 사람들의 지인 정도 되는, 얼굴은 오며 가며 알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 물어보자. 10개 내외의 설문조사지를 만들어서 최소 100명 정도의 예비 고객들에게 물어보고 시장성을 평가해본다면 정말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물어보면 미안하니 저가 브랜드의 커피 기프티콘 정도 주면 좋다. 창업의 스타팅 포인트(Starting Point)인 아이템의 시장성이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는 투자해도 되지 않겠는가?
위의 5가지 포인트를 통과했다면 이제는 당신이 창업해도 될 만한 아이템이라고 볼 수 있다.
카피캣(Copycat)
‘복사하다’의 뜻인 카피(copy)와 고양이(cat)의 합성어로 모방하는 사람 또는 흉내쟁이를 일컫는다. 스타트업에서는 해외에서 잘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모방하여 사업하는 것을 말한다.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제품이나 서비스를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에 맞게 현지화·지역화하는 것을 말한다. 특정 언어나 문화 등 현지 사용자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성준 주거공간 임대차 플랫폼 ‘스테이즈’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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