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대는 급식 개선 가슴 뜨거운 자기개발 무릎 맞대는 소통문화
집단지성으로 대용량 레시피 개발
책자·영상 제작해 병영식당 전파
독서·체력단련 프로그램 등 지원
장병들이 체감하는 실천과제 추진
수평적인 토의로 조직문화 혁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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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식당 대용량 레시피 적용
“오늘은 ‘새콤달콤 아쿠아 돈가스’를 조리해보겠습니다.”
점심 식사가 끝난 오후. 52사단 본부 병영식당 한편에는 영상 촬영이 한창이었다. 저녁 메인 메뉴인 ‘아쿠아 돈가스’의 대용량 레시피 영상을 만들기 위한 촬영이다. 영상은 먼저 한 조리병이 인사 멘트 후 아쿠아 돈가스 메뉴를 간단히 소개한다. 아쿠아 돈가스는 돈가스 튀김에 양상추·적채 등 샐러드와 오리엔털 드레싱이 들어가는 메뉴다. 기름·채소·소스가 어우러진 메뉴라 대용량 레시피가 없으면 맛이 일정하지 않고, 재료가 낭비되기도 쉽다. 이처럼 대용량 레시피는 적게는 수십 인분에서, 많게는 수백 인분까지 조리해야 하는 병영식당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메뉴 소개 후 조리병과 민간 조리원들은 400인분의 아쿠아 돈가스 레시피에 따라 조리하는 과정을 천천히, 상세하게 알려준다. 공보정훈병과 간부와 군무원들은 이를 촬영·편집 후 완성된 영상을 사단 홈페이지에 공유한다. 예하 전 부대 병영식당은 영상을 보고 해당 메뉴의 대용량 레시피를 숙지·적용한다.
사단통합병영식당 조리병 이진영 일병은 “대용량 레시피가 없을 때는 메뉴가 공개되면 일일이 재료를 찾고, 매일 새로 계량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식수 인원에 맞춰 재료·사용량 등을 정해주니 조리도 쉽고, 맛에 대한 호평이 이어져 일할 ‘맛’이 난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더 나은 급식 위해 ‘집단지성’ 활용
이렇게 사단은 그동안 1인 기준 표준 레시피를 수십~수백 인분으로 확대한 대용량 레시피를 책자·동영상으로 만들어 모든 병영식당에 전파하고 있다.
또 예하 여단과 직할대대도 돌아가며 대용량 레시피 영상을 제작해 노하우를 타 부대와 나눈다. 더 나은 급식, 더 쾌적한 병영식당을 위해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의 병영식당은 정해진 표준 레시피에 식수 인원을 곱하는 식으로 음식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먹는 사람마다 ‘맛 평가’가 들쑥날쑥했다.
이에 사단은 음식 맛을 균일하게 만들고자 대용량 레시피 개발에 돌입했다. 메뉴에 따라 ‘맛집’ 레시피를 인용하기도 하고, 재료 양도 다르게 적용하는 등 더 맛있는 급식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그 결과 표준 레시피와 사단이 만든 대용량 레시피는 양념·재료 양부터 차이가 난다. 맛 보존을 위해 사단에서 부재료·조미료 양을 일부 조절하기 때문이다.
가령 아쿠아 돈가스를 표준 레시피로 만들면, 옥수수기름이 20ℓ 들어간다. 그러나 맛을 향상하기 위해선 36ℓ가 필요하다. 적채는 표준 레시피를 적용하면 2㎏을 넣어야 하지만, 200g만 들어가도 무방하다. 맛을 위해 재료를 더 넣기도 하고, 불필요한 재료는 ‘확’ 줄인 것이다. 부재료를 더 첨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징어무침에 골뱅이를 추가하거나, 짜글이에 통조림 햄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병영식당의 주 고객(?)인 병사들은 맛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사단 병영식당들은 식사 후 병사들을 대상으로 맛 선호도를 조사한다. 병사들은 메뉴별 맛 평가를 하고, 게시판에 자유롭게 의견을 남긴다.
이 자료는 월 1회 열리는 ‘사단 급식 운영 회의’에 활용된다. 군수참모를 비롯한 급식 관련 간부들은 이를 토대로 맛·식단 개선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흥미로운 도전 수행…건강·성취감은 덤
맛 좋은 급식 덕분일까? 52사단 장병들은 책 읽는 병영과 체력 단련에도 자발적으로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 각 부대는 장병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병영생활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한다. 사단 기동대대인 용호대대는 독서·체력단련 독려 프로그램인 ‘용호챌린저스’를 시행하고 있다. 용호챌린저스는 독서·체력단련 등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는 일종의 도전 과제다. 장병들이 목표 달성 후 이를 입증하면 부대가 포상휴가 등으로 보답해준다.
독서 분야 도전 과제인 ‘리라씽(Read Write Think) 챌린지’는 3주간 7권 이상의 책을 읽고, 독서기록장을 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분야 역시 포상휴가를 받을 수 있다.
체력단련 분야는 ‘런닝맨’ ‘슈퍼맨’ ‘뚝배기’ 등 3가지로 나뉜다. 런닝맨 챌린지는 1주일 동안 총 40㎞를 달리는 것이다. 하루 8㎞씩 1㎞ 기준 7분 이내로 달릴 때만 기록이 인정되며, 휴대전화 앱에서 입증하는 방식이다.
슈퍼맨 챌린지는 슈퍼맨 같은 ‘등’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턱걸이(풀업)를 간부들이 측정하고, 참여자 상위 10%에 들면 도전 성공이다.
뚝배기 챌린지는 팔뚝·어깨 등의 근육량을 배로 늘리자는 것이다. 챌린지 전·후 체성분 분석기(인바디)를 활용해 골격근량 증가율이 참여 인원 상위 20%에 들어야 목표 달성이다. 마찬가지로 포상휴가 등 보상이 주어진다.
박영찬(중령) 인사참모는 “더 강한·좋은 육군 문화정착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해 장병들이 체감하는 실천 과제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대용량 레시피처럼 장병들이 직접 참여하는 부대 자체 정책을 점차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직문화 혁신에 ‘위·아래’는 없다
52사단은 더 강한·좋은 육군문화 정착과 건강하고 즐거운 병영을 위해 논의하는 자리도 수시로 마련한다.
지난달 3일에는 신년을 맞아 육군에서 배포된 더 강한·좋은 육군문화 정착 관련 동영상 시청과 육군가 제창으로 결의를 다졌다.
같은 달 28일에는 김호복(소장) 사단장 주관으로 ‘더 강한·좋은 육군문화 정착을 위한 발표회’를 했다.
이날 사단 참모부 및 예하 부대는 육군에서 내려온 3대 실천 강령과 15개 실천지표 구현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표·토의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발표가 이어졌고, 간부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했다. 상급자라고 명령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하급자라고 대답만 하지도 않았다. ‘더 나은 병영 생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한 수평적인 토의가 인상적이었다.
사단 작전처는 △간부 대상 첨단과학기술 자료(인공지능·드론·해외 군사정보) 주 1회 탐독 △전 장병 대상 군사혁신 아이디어 제시(반기 1회) △현장 견학 활동(방위산업전시회·과학박람회 등) 등 전투력 향상을 위해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실천 방안을 내놨다.
인사처는 △분기 1회 독신숙소 간부 간담회 △불필요한 야근·회식 지양 △군 가족 대상 찾아가는 음악회 분기당 1회 시행 △진급·전역 장병 군 가족 참여 행사 때 가족사진 촬영 및 액자 제공 등 장병 복지 증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사단은 회의에서 나온 여러 정책을 선별해 주도(책임) 부서와 지원(협조) 부서를 지정하고, 추진평가회의와 성과분석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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