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실험 추구했던 작곡가 리게티
전자음악·톤 클러스터 기법 등 사용
처음엔 낯설었지만 점차 빠져들게 돼
BBC ‘위대한 작곡가’ 6위에 오르기도
요즘 들어 강의할 일이 많아지며 다양한 자리에서 의견을 이야기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이 ‘인생은 40살 전까지는 국영수, 40살 이후에는 음미체’라는 말이다. 언젠가 공연을 같이 하게 된 백모 교수님이 강의 중 하신 말씀인데 내 마음에 깊이 들어왔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벨라비타문화예술원’에서 주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직업군의 CEO들이 음악, 특히 성악을 배우고 음악적 지식과 실기를 익힌다. 자신의 사업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이후 자아실현과 행복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1년 가까이 배우고 노력한 후 무대에 올라가면 그 성취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그들이 작곡가, 특히 창작가의 감정에 닿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든 예술은 감정의 표현이다. 미술 작품도 화가가 슬픈 감정의 시기에 그린 그림은 왠지 슬프고 어딘가에 그의 흔적을 남겨 놓는다. 후대에 그 그림을 보고 붓 터치 하나에서 의미를 찾아내곤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작곡가의 심리와 상태에 따라 작곡하는 것이 달라지고 화성이 달라진다. 그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음악이 이해가 되고 감정 이입도 된다. 영국의 현대 예술가 데이미언 허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예술은 이야기를 한다”고.
예술이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을 수 있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책을 읽을 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느끼는 것, 화가의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 기울여 보는 것, 음악가가 표현하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 등…. 이런 것들이 인생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2020년 BBC에서 174명의 작곡가들에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 50명 선정을 부탁해서 리스트가 나온 적이 있다. 1위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2위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3위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다. 4위 모차르트, 5위 드뷔시 6위 리게티 죄르지, 7위 말러, 8위 바그너, 9위 라벨, 10위 몬테베르디 순이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순위는 좀 달랐는데 아마도 작곡가들에게 물어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중에 가장 눈에 들어온 사람은 6위 리게티였다.
“리게티는 자국 음악 선배인 벨라 바르톡의 후계자격인 음악가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바르톡의 방식에만 국한됐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20세기 중반기에는 아방가르드(avant-garde) 진영에 속한 대표적인 작곡가였으며 전자음악, 톤 클러스터(tone cluster·음괴)기법, 마이크로 폴리포니(micro polyphony·미세다성) 양식 등 각 시기의 최전선에 있던 음악적 실험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각 분야에서 주목받는 작품을 남겼다. 한마디로 전통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했던 음악가다. 다만 50세가 넘어가면서 통상적인 선율과 박자를 가진 작품을 작곡하기 시작했는데 이때에도 단순히 전통으로 회귀한 것이 아니라 당대의 음악사조들을 적극 활용하면서 독창성을 유지해 나갔다.”(출처=위키피디아)
그의 음악은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고 난해했다. 전위예술 같기도 하고 미래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음악이었지만, 리게티의 로마네스 콘서트 (Gyorgy Ligeti- Concert Romanesc)를 듣고 그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6위에 선정됐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의 스토리를 찾아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잘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다. 역시 1위는 바흐다. 그의 음악은 늘 완벽에 가깝고 수학적이면서도 감동이 있다. 바흐는 푸가의 대가이다. 푸가란 하나의 주제(때로는 2개 혹은 3개의 주제·이 경우에는 2중푸가 혹은 3중푸가라고 한다)가 각 성부 혹은 각 악기에 장기적이며 규율적인 모방 반복을 행하면서 특정된 조적(調的) 법칙을 지켜서 이루어지는 악곡이다. 바흐의 이 곡은 푸가의 절정이라 꼽을 수 있기에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J.S. Bach: The Art Of Fugue(푸가의 기법), BWV 1080’.
‘음미체’로 인생을 즐기고 싶다면 ‘이야기’를 들으려 해야 한다. 예술이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삶도 이해하고, 그의 환경, 감정까지도 말이다. 그러면 나의 삶과 비교되면서 더 큰 감동으로 돌아오리라. 그렇다고 40살 이전에 음미체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니 오해 없기 바란다. 오늘부터 실타래의 끝을 좇아가는 심정으로 하나씩 찾아가는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음악의, 예술의 메타버스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필자 하만택 교수는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했고, 독일 쾰른 극장 전속 솔리스트 등을 역임했다. 현재 코리아아르츠그룹 대표 및 벨라비타문화예술원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음악적 실험 추구했던 작곡가 리게티
전자음악·톤 클러스터 기법 등 사용
처음엔 낯설었지만 점차 빠져들게 돼
BBC ‘위대한 작곡가’ 6위에 오르기도
요즘 들어 강의할 일이 많아지며 다양한 자리에서 의견을 이야기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이 ‘인생은 40살 전까지는 국영수, 40살 이후에는 음미체’라는 말이다. 언젠가 공연을 같이 하게 된 백모 교수님이 강의 중 하신 말씀인데 내 마음에 깊이 들어왔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벨라비타문화예술원’에서 주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직업군의 CEO들이 음악, 특히 성악을 배우고 음악적 지식과 실기를 익힌다. 자신의 사업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이후 자아실현과 행복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1년 가까이 배우고 노력한 후 무대에 올라가면 그 성취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그들이 작곡가, 특히 창작가의 감정에 닿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든 예술은 감정의 표현이다. 미술 작품도 화가가 슬픈 감정의 시기에 그린 그림은 왠지 슬프고 어딘가에 그의 흔적을 남겨 놓는다. 후대에 그 그림을 보고 붓 터치 하나에서 의미를 찾아내곤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작곡가의 심리와 상태에 따라 작곡하는 것이 달라지고 화성이 달라진다. 그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음악이 이해가 되고 감정 이입도 된다. 영국의 현대 예술가 데이미언 허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예술은 이야기를 한다”고.
예술이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을 수 있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책을 읽을 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느끼는 것, 화가의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 기울여 보는 것, 음악가가 표현하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 등…. 이런 것들이 인생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2020년 BBC에서 174명의 작곡가들에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 50명 선정을 부탁해서 리스트가 나온 적이 있다. 1위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2위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3위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다. 4위 모차르트, 5위 드뷔시 6위 리게티 죄르지, 7위 말러, 8위 바그너, 9위 라벨, 10위 몬테베르디 순이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순위는 좀 달랐는데 아마도 작곡가들에게 물어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중에 가장 눈에 들어온 사람은 6위 리게티였다.
“리게티는 자국 음악 선배인 벨라 바르톡의 후계자격인 음악가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바르톡의 방식에만 국한됐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20세기 중반기에는 아방가르드(avant-garde) 진영에 속한 대표적인 작곡가였으며 전자음악, 톤 클러스터(tone cluster·음괴)기법, 마이크로 폴리포니(micro polyphony·미세다성) 양식 등 각 시기의 최전선에 있던 음악적 실험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각 분야에서 주목받는 작품을 남겼다. 한마디로 전통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했던 음악가다. 다만 50세가 넘어가면서 통상적인 선율과 박자를 가진 작품을 작곡하기 시작했는데 이때에도 단순히 전통으로 회귀한 것이 아니라 당대의 음악사조들을 적극 활용하면서 독창성을 유지해 나갔다.”(출처=위키피디아)
그의 음악은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고 난해했다. 전위예술 같기도 하고 미래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음악이었지만, 리게티의 로마네스 콘서트 (Gyorgy Ligeti- Concert Romanesc)를 듣고 그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6위에 선정됐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의 스토리를 찾아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잘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다. 역시 1위는 바흐다. 그의 음악은 늘 완벽에 가깝고 수학적이면서도 감동이 있다. 바흐는 푸가의 대가이다. 푸가란 하나의 주제(때로는 2개 혹은 3개의 주제·이 경우에는 2중푸가 혹은 3중푸가라고 한다)가 각 성부 혹은 각 악기에 장기적이며 규율적인 모방 반복을 행하면서 특정된 조적(調的) 법칙을 지켜서 이루어지는 악곡이다. 바흐의 이 곡은 푸가의 절정이라 꼽을 수 있기에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J.S. Bach: The Art Of Fugue(푸가의 기법), BWV 1080’.
‘음미체’로 인생을 즐기고 싶다면 ‘이야기’를 들으려 해야 한다. 예술이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삶도 이해하고, 그의 환경, 감정까지도 말이다. 그러면 나의 삶과 비교되면서 더 큰 감동으로 돌아오리라. 그렇다고 40살 이전에 음미체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니 오해 없기 바란다. 오늘부터 실타래의 끝을 좇아가는 심정으로 하나씩 찾아가는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음악의, 예술의 메타버스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필자 하만택 교수는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했고, 독일 쾰른 극장 전속 솔리스트 등을 역임했다. 현재 코리아아르츠그룹 대표 및 벨라비타문화예술원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