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에게 필요한 능력
창업 이후 몇 년은 담금질의 시기
초기엔 실패에 대한 멘털 관리 필수
美 실리콘밸리에선 ‘그릿’ 개념 강조
실패를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일이 되지 않으면 새로운 방법 시도
끊임없이 다시 도전하는 내력 키워야
지난 글에서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의 의미와 특징을 말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범위를 좁혀 창업가에게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공유하고자 한다. 창업가(創業家)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회사 따위를 처음으로 세워 사업을 시작한 사람을 말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해서 그만큼 강력한 열정과 동기 부여를 필요로 한다. 창업가는 외부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새로운 사업에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가면서 기업을 키우려는 뚜렷한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다양한 변수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환경 속에서도 미래를 예측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며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창업자의 역할이자 숙명이다.
성공적인 창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능력과 자질이 요구된다. 성취하고자 하는 의지, 문제해결능력, 책임감,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위험지각), 리더십, 팀워크,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생각 등 많은 것들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창업 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크고 작은 실패에 대한 인내와 내력(멘털) 관리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창업하게 되면 그전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게 될 것이다.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게 되고 해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주말도 없이 하루 15시간씩 일하는 게 맞나? 그냥 포기하고 다시 취업할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고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신이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을 일반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버틸 수 있는 강한 멘털이 필요하다.
성취감과 희열, 절박한 마음으로 이겨내
필자 역시 창업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점이 멘털 관리였다. 창피한 얘기지만 자꾸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근무할 때의 연봉, 복지, 근무환경 등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못살게 굴었다. 하루 12시간 이상 주 6일 근무, 왕복 4시간의 출퇴근 시간, 전 직장 대비 5분의 1의 월급….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쪼들리고 힘든 일들이 나를 괴롭혔다. 물론 내가 선택한 일이었지만 이러려고 창업을 했느냐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또 소득이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아이들 학원을 줄이거나 자동차를 파는 등 여러 가지 경제적인 이슈로 가족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 자괴감까지 느끼게 됐다. 그때마다 정말로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등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일을 반복했다. 결국 셀 수 없이 반복되는 고민과 번뇌 속에도 사업을 통해 얻게 되는 성취감과 희열,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겨내고 또 이겨냈다. 이와 같은 힘든 시기를 이겨내 얻게 될 시간과 돈으로부터의 자유에 대한 열망이 큰 원동력이 됐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큰 힘이 됐다. 쇠는 담금질을 많이 할수록 단단해진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창업 이후 처음 몇 년이 나에게는 담금질의 시기였던 것 같다. 창업을 준비할 때부터 창업가에게 필요한 능력을 준비하고 멘털 관리를 잘했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국군 장병 여러분들은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잘 준비하길 바란다.
실패와 역경에도 오랜 시간 결심과 동기 유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가에게 필요한 여러 요소 중에 ‘그릿(GRIT)’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GRIT은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앞글자를 딴 단어다.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지, 끈기, 기개 등을 의미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교수인 앤절라 리 더크워스(Angela Lee Duckworth)가 개념화한 용어로, 창업하고 성공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 겪어야 하는 많은 고통과 오욕의 시간을 그릿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릿은 때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마음의 근력이다. 사람의 지능이나 능력은 고정돼 있지 않으며,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밑바탕이 된다. 그릿이 강한 사람은 실패를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무언가가 안 되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면서 끊임없이 다시 도전한다. 결과에 울고 웃는 게 아니라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학에서 그릿은 긍정적·비인지적인 기질로, 특정 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강력한 동기인 열정과 함께 ‘노력의 꾸준함(Perseverance of effort)’에 기반을 둔다. 노력의 꾸준함은 성취로 가는 길에 있는 장애나 장벽을 극복하게 하고, 성취 실현의 추진력으로 작용한다. 서로 구분돼 있지만 연관된 개념으로는 끈기, 대담, 회복 탄력성, 야망, 성취욕, 성실성 등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재능이나 능력이 아닌 업무 성취에 관한 개인차로서 개념화할 수 있다. 그릿이 높은 사람들은 실패와 역경을 겪어도 오랜 시간 동안 결심과 동기를 유지할 수 있고, 지능지수(IQ)와 같은 지적 재능보다 그릿이 더 좋은 성공의 지표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릿은 결국 목표를 향해 오래 나아갈 수 있는 열정과 끈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주일, 한 달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듯 사업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처럼 해야 한다. 아이유와 이선균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생은 내력과 외력의 싸움이다.’ 그렇다. 내력이 외력보다 강하면 우리는 버틸 수 있다. 멘털을 키워야 한다. 시간이 된다면 앤절라 리 더크워스가 테드(TED·온라인 강연 플랫폼)에서 발표한 영상(youtu.be/H14bBuluwB8)을 한번 보기 바란다. 사진=필자 제공
<임성준 주거공간 임대차 플랫폼 ‘스테이즈’ 공동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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