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혁명
상업의 발달
사람들 교류 활발해지며 르네상스 태동
신이 아닌 사람 위한 음악으로 전환
인쇄술 발달로 악보 탄생…후대에 전해
전기의 발견
전자 악기 사용…대형 공연 가능해져
음원 디지털로 녹음해 어디든 전달
스마트폰 발달
SNS로 음악 조회…개성 뚜렷
‘조회 수’ 따라 유명 음악인 기준 바뀌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를 보통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말한다. ‘급격한 변화’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혁명이다. 제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증기기관 기반의 기계화 혁명이다. 제2차 산업혁명은 19~20세기 초 전기 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 혁명이다. 제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후반 컴퓨터,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 혁명이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은 21세기 초반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 기반 초연결 혁명을 일컫는다. 간단히 말하자면, 물건을 생산하는 능력이 진화함에 따라 산업이 발달하면서 혁명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음악에 있어서는 어떠한가? 음악 장르의 변화, 극장의 규모 확장, 상업화, 세대 전환 등 다양한 요인이 음악의 혁명을 촉진했다고 볼 수 있다.
중세음악이 르네상스(Renaissance) 음악으로 바뀌게 된 가장 중요한 계기는 상업의 발달이었다. 사람들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전 세계 사람들의 문화가 섞이면서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가 태동했다.
르네상스는 14~16세기에 일어난 문예 부흥 운동이다. 학문이나 예술의 부활·재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신 중심의 사상과 봉건 제도로 개인의 창조성을 억압하던 중세에서 벗어나, 최고의 문화 절정기였던 고대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바로 르네상스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과학 등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기법의 시도와 다양한 실험이 나타났다. 이때 사고의 전환도 함께 이뤄졌다. 신에게 귀속된 인간이 아닌, 신이 창조한 인간이 자의에 의해 신의 모습을 닮아갈 수 있다는 사고의 대전환이었다. 이것이 바로 혁신인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책을 읽고 정보를 습득하기 시작했다. 지식의 축적과 전달도 더욱 편리해졌다. 음악 또한 악보를 그리는 법칙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음악이 악보를 통해 있는 그대로 후대에 전해지게 된 것이다. 음악의 주제와 표현도 달라졌다. 오직 신만을 찬양하는 음악이 아닌, 인간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음악이자 감정을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는 음악으로 성장하게 됐다.
특히, 전기의 발견은 음악에 있어서 혁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2차, 3차 산업혁명에 따라 전기 기술이 발전하면서 극장 시설은 자동화됐고, ‘확성’의 문제가 사라지면서 대형 공연도 가능해졌다. 이뿐만 아니다. 전자기구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아날로그 악기는 점점 전자악기로 전환됐다. 육성으로만 노래하던 음악이 전자기구를 활용한 음악으로 변모해갔다. 아울러 음원을 디지털로 녹음하고,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음악을 영구적으로 보존하고, 전달하며, 어느 곳이든지 보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 또한 아날로그를 전기적인 신호를 통한 디지털로 바꾸는 혁신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졌고, 각자의 개성은 한층 뚜렷해졌다. 개성을 가진 사람만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산다. 유명 음악인의 기준도 달라졌다. 오늘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훌륭한 음악을 만드는 음악인이 꼭 유명한 것은 아니다. 조회 수가 높은 음악인이 유명한 사람인 시대가 된 것이다.
MZ세대라 불리는 1990년대 생들은 균형 잡힌 사고를 하려고 노력하고,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적극 실천한다. 필자의 회사에도 MZ세대 직원들이 있다. 처음에는 이들이 자신의 할 일만 하고, 다른 사람이 무슨 일을 하고 있어도 돌아보지 않는 것을 보고 놀라움과 함께 실망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MZ세대를 점점 이해하게 됐다. 특히 이들이 해야 할 일을 확실하게 구분해주면서 이런 불편한 마음은 사라졌다. 필자의 마음속에서 MZ세대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MZ세대의 사고 속에는 ‘브랜드’보다는 ‘경험’이 있다. 또 MZ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 이런 MZ세대가 ‘BTS’와 한류를 만들어가고 있다. 기성세대가 이루지 못한 혁신을 새로운 세대가 이뤄낸 것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푸치니, 파가니니 등의 위대한 음악가들은 그 시대의 신동이자 반항아였다. 혁신을 하려면 남다른 사고와 반항적인 기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 새로운 사고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든 도전하고 당당히 시도해야 한다. 그때 정말 혁신적인 것이 나온다. 역사는 꿈꾸고 도전하고 실천하는 자들이 이끌어 가는 것이다.
필자 하만택 교수는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했고, 독일 쾰른 극장 전속 솔리스트 등을 역임했다. 현재 코리아아르츠그룹 대표 및 벨라비타문화예술원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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