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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증후군’ 이겨내는 방법

입력 2021. 11. 29   16:55
업데이트 2021. 11. 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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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연 대위 국방정신전력원
정서연 대위 국방정신전력원

평소와 다르게 기력이 없고, 쉽게 짜증이 나며, 똑같은 일을 해도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된다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번아웃(Burnout) 증후군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크다.

번아웃은 그대로 해석하면 ‘전부 불타서 사라졌다’는 뜻이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번아웃에 빠진 사람은 두통, 불면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와 함께 과소비,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 폭식·폭음 등 과도한 습관성 행동도 보인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소모하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자기방어적인 자세도 나타난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사(社)가 발표한 업무동향지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58%가 번아웃 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 직장인의 경우 번아웃을 경험한 비율이 70%에 이른다. 이처럼 번아웃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이다.

군 생활을 하는 장병들도 예외는 아니다. 2019년 한국군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육군 장병의 54%가 번아웃으로 임무 수행에 심각한 피로를 느끼고, 감정적으로 지친 것으로 나타났다. 열정적으로 임무에 매진했지만 기대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때 좌절과 무기력함이 찾아온다. 번아웃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으로 지친 장병이 많을수록 사기는 떨어지고 단결력은 약해질 것이다. 이는 각 부대의 전투력 저하로 이어지며 우리 군이 달성해야 하는 임무를 완수하는 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번아웃에 빠지지 않기 위해, 더 이상 자신을 소모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독립적으로도 살아가지만 사회 집단 속 하나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이를 알면서도 스스로를 가둔다면 개인의 삶은 더욱 힘들어진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조직 발전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길을 잃었을 때 다시 길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은 길을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번아웃이 찾아와 많은 것이 소진됐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 사람들, 다시 말해 전우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비슷한 문제를 먼저 겪었을 수도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공감을 얻고 위로를 받는 과정에서 힘과 열정을 다시 채울 수 있다.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고 느껴지고,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일에도 자신을 소모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어딘가에서 당신에게 따뜻한 관심을 건넬 누군가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도움을 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다. 번아웃에 빠졌다면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우리’가 가진 능력으로 극복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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