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달리 지금 이 지면에는 원고가 가득 차 있으니 무슨 말인가 싶을지도 모르겠다. 원고 제작 방식 이야기다. 고려한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쓰다’의 첫 번째 의미는 ‘연필 등으로 획을 그어 모양을 이루’는 것이다. 지금도 타자로 원고를 작성하고 있으니 나는 언젠가부터 원고를 작성할 때 ‘쓴다’는 동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국어사전의 ‘쓰다’에 획을 그어 모양을 이룬다는 의미만 있지는 않다. 이 사전에 적힌 ‘쓰다’의 두 번째 뜻은 ‘(사람이 글을) 작성하여 이루다’고, 이 의미라면 내가 하는 모든 ‘쓰기’가 포괄된다. 영어는 조금 더 진보적인지 영영사전 속 쓰다의 영어 동사(write)의 첫 번째 뜻은 ‘문학적 작업물을 제작하다(produce a literary work)’다. 이미 영어 사전에는 전통적 수기에 관련된 의미가 없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바뀌듯 시대 역시 끝없이 변한다. 인류의 텍스트 입력은 점토판과 양피지와 종이에 획을 긋는 방식에서 벗어나 파일에 텍스트를 쳐서 넣는 방식으로 변했다.
입력 방식도 변한다. 키보드나 마우스 등의 장치로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는 시대를 지나 도구 없이 음성으로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는 시대다. 경로 탐색이나 음악 검색 분야에서 음성 검색은 이미 익숙하다. 그런 데이터를 재료 삼아 음성인식 기술 역시 굉장히 발전했다. 영화 ‘그녀’에 나온 것처럼 말로 원고를 작성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
수기와 타자를 넘어 음성으로 원고를 만드는 시대 다음은 무엇일까. 인공지능이다. 2020년 만들어진 GPT-3는 놀라울 정도의 원고 완성도를 가진 글 쓰는 인공지능이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2020년 9월 인공지능이 작성한 칼럼을 신문에 실었다.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닌 칼럼이란 점에서 글쓰기의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다.
기초적인 원고 작성 인공지능은 생활화된 지 오래다. 증권 소식이나 야구 중계처럼 어느 정도 형식이 고정돼 있는 뉴스는 이미 ‘기사봇’들이 원고를 만든다. 그림의 역사에서 회화는 사진의 발명 이후 완전히 다른 길로 나가게 되는데, 나는 앞으로 원고 작성의 세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거라 생각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국방일보에서 여러분과 나누는 이유는 크게 둘이다. 하나는 국방 관련해서도 시대의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서다. 지금까지 적은 일은 크게 보면 인간의 일을 소프트웨어가 대체하며 생산성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사례의 일부다. 한국의 미래에서 기정 사실화된 인구 감소와 소프트웨어의 발달을 생각하면 앞으로의 군대에도 뭔가 변화가 생길 거라는 추측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여러분에게 더 중요한 일은 군대 밖의 세계에서도 이런 일이 많을 거라는 점이다. 내가 속한 원고 작성과 정보 편집 업계 말고도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가 모바일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크게 변하고 있다. ‘지금 놀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여러분을 겁줄 생각은 없고, 그냥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되고 거기서 내 일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여러분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어떻게 변할지, 그 일에서 변함없을 부분은 무엇일지.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 대전사를 써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처칠은 그 책을 쓸 때 욕조에 앉아서 말을 했고, 비서가 그걸 받아 적었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 종전이 76년 지난 오늘날에는 음성인식 기술 발달로 나 같은 보통 사람도 욕조에서 말만 해서 원고를 작성할 수 있다. 이제 욕조만 있으면 되는데 부동산 시세가 만만치 않다.
제목과 달리 지금 이 지면에는 원고가 가득 차 있으니 무슨 말인가 싶을지도 모르겠다. 원고 제작 방식 이야기다. 고려한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쓰다’의 첫 번째 의미는 ‘연필 등으로 획을 그어 모양을 이루’는 것이다. 지금도 타자로 원고를 작성하고 있으니 나는 언젠가부터 원고를 작성할 때 ‘쓴다’는 동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국어사전의 ‘쓰다’에 획을 그어 모양을 이룬다는 의미만 있지는 않다. 이 사전에 적힌 ‘쓰다’의 두 번째 뜻은 ‘(사람이 글을) 작성하여 이루다’고, 이 의미라면 내가 하는 모든 ‘쓰기’가 포괄된다. 영어는 조금 더 진보적인지 영영사전 속 쓰다의 영어 동사(write)의 첫 번째 뜻은 ‘문학적 작업물을 제작하다(produce a literary work)’다. 이미 영어 사전에는 전통적 수기에 관련된 의미가 없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바뀌듯 시대 역시 끝없이 변한다. 인류의 텍스트 입력은 점토판과 양피지와 종이에 획을 긋는 방식에서 벗어나 파일에 텍스트를 쳐서 넣는 방식으로 변했다.
입력 방식도 변한다. 키보드나 마우스 등의 장치로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는 시대를 지나 도구 없이 음성으로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는 시대다. 경로 탐색이나 음악 검색 분야에서 음성 검색은 이미 익숙하다. 그런 데이터를 재료 삼아 음성인식 기술 역시 굉장히 발전했다. 영화 ‘그녀’에 나온 것처럼 말로 원고를 작성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
수기와 타자를 넘어 음성으로 원고를 만드는 시대 다음은 무엇일까. 인공지능이다. 2020년 만들어진 GPT-3는 놀라울 정도의 원고 완성도를 가진 글 쓰는 인공지능이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2020년 9월 인공지능이 작성한 칼럼을 신문에 실었다.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닌 칼럼이란 점에서 글쓰기의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다.
기초적인 원고 작성 인공지능은 생활화된 지 오래다. 증권 소식이나 야구 중계처럼 어느 정도 형식이 고정돼 있는 뉴스는 이미 ‘기사봇’들이 원고를 만든다. 그림의 역사에서 회화는 사진의 발명 이후 완전히 다른 길로 나가게 되는데, 나는 앞으로 원고 작성의 세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거라 생각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국방일보에서 여러분과 나누는 이유는 크게 둘이다. 하나는 국방 관련해서도 시대의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서다. 지금까지 적은 일은 크게 보면 인간의 일을 소프트웨어가 대체하며 생산성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사례의 일부다. 한국의 미래에서 기정 사실화된 인구 감소와 소프트웨어의 발달을 생각하면 앞으로의 군대에도 뭔가 변화가 생길 거라는 추측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여러분에게 더 중요한 일은 군대 밖의 세계에서도 이런 일이 많을 거라는 점이다. 내가 속한 원고 작성과 정보 편집 업계 말고도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가 모바일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크게 변하고 있다. ‘지금 놀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여러분을 겁줄 생각은 없고, 그냥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되고 거기서 내 일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여러분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어떻게 변할지, 그 일에서 변함없을 부분은 무엇일지.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 대전사를 써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처칠은 그 책을 쓸 때 욕조에 앉아서 말을 했고, 비서가 그걸 받아 적었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 종전이 76년 지난 오늘날에는 음성인식 기술 발달로 나 같은 보통 사람도 욕조에서 말만 해서 원고를 작성할 수 있다. 이제 욕조만 있으면 되는데 부동산 시세가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