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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독트린』의 딜레마

김한나

입력 2021. 11. 24   10:54
업데이트 2021. 11. 2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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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독트린』의 딜레마
KIMA 세계군사동향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뉴스레터 1126호)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미국 『국가안보전략서(NSS)』를 발표하였으며, 안보 전문가들을 이를 ‘바이든 독트린’으로 부르고 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미국과의 관계가 손상되었던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들은 이 독트린에 의해 바이든 행정부가 국제사회의 주역으로 복귀하고, 외교를 중시하며 자유주의 국제질서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하지만 지난 11월 15일과 18일의 미국 『뉴욕타임스(NYT)(국제판)』은 바이든 독트린에 대한 미국 내 저명인사의 평가를 들어 바이든 행정부가 『잠정 국가안보전략서(Interim NSS)』 내의 각종 기조와 원칙을 집행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보도하였다.


대표적으로 미 외교협회(CFR) 회장 리차드 하스 박사, 보스턴대학교 조쉬아 쉬프린슨 교수, 카네기 재단 국제평화 연구원 스테판 베르트하임 박사, 미국 『포린폴리시(FP)』 전임 편집장 조나단 테퍼만 박사 등의 인사들은 바이든 독트린이 아직도 20세기 지정학적 시각에 집착하여 21세기의 새로운 미국에 대한 도전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는 향후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큰 딜레마로 대두 되리라 전망하였다.

우선 자유주의적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 성향의 딜레마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유주의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나, 이는 단순 과정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한다. 즉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대부분 그대로 계승하였다며, 예를 들면 세계보건기구(WHO), 파리기후협정 그리고 나토와의 갈등 봉합 등의 개선책을 내놓았으나, 아프간 철군 강행으로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들에 의구심을 주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실용적 현실주의(pragmatic realism) 접근의 문제이다.


미국의 국력이 쇠퇴함에 따라 세계 각처와 여러 분야에서 미국에 대한 도전이 가중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마저 도래하여 활발한 외교활동이 어려워지자, 중국과의 전략경쟁 구도를 ‘권위주의 대 민주주의’ 대결로 규정하면서, 중국을 권위주의 국가로 지정하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연합체를 구성해 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12월 초로 예정된 ‘민주주의 정상회의’(D10)를 개최할 예정이나, 이것이 중국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하였다.

특히 지난 11월 18일 『뉴욕타임스(NYT)(국제판)』은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들어 2번째로 중국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화상을 통해 약 3시간 반에 걸쳐서 하였으나, 양국 언론인에 대한 비자 발급 합의 정도의 성과를 내었을 뿐, 미중 전략경쟁을 마무리할 수 있는 돌파구 합의에는 실패하였다면서 실무급 협상을 계속하는 조건부 안정에 그쳤다는 아쉬운 평가와 함께 핵무기 증강 등의 현안이 인권문제에 걸려 무산되었다고 우려하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바이든 독트린의 이분법적 국제질서 구도로는 인권, 공공보건, 환경, 부품공급 병목 지역 발생 해소, 사이버 공간 내 가짜뉴스 유포 등의 문제들을 실용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세계는 미국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이는 역효과만 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다음으로 3월 8일 미국 『잠정 국가안보전략서(Interim NSS)』에 언급된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foreign policy for the middle class)’의 모호성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언론 및 기업 차별, 반중국, 반이민 정책 등의 후유증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정책 제시라는 점에서 추진 개념과 함의를 이해하나,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이 중산층을 위한 건전한 외교정책을 갖고 나와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이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부터라도 바이든 독트린 추진에 따른 문제와 어려움을 식별하여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수정과 우선순위를 두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 안보 현안 중 하나를 어렵게 해결하면, 다음날 새로운 안보 위협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공산당이 지배하는 권위주의 국가이자 중화민족의 부흥을 꾀하는 중국과 민주주의 우월감을 내세운 경쟁에서 승리한들 무슨 이득과 혜택이 있는지 의문점을 던지면서 지금부터라도 화합적 경쟁(reconciling conflicting)과 타협적 외교(brokering compromises)를 통해 자유주의 국제질서 구축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주의보다, 글로벌리즘 채택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지난 11월 8일 『뉴욕타임스(NYT)(국제판)』이 지적한 바와 같이 코로나19 이후 자본가들의 영향력이 더욱 우세해져 각종 민주주의 취약점들이 나타나고 있는 현시점에서 마치 바이든 행정부가 모든 세계 이슈를 민주주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세계 우선주의(World First)’와 같은 비전을 국제사회에 제시함으로써 동맹국과 주요 파트너십 국가들이 나서서 미국과 공조를 맞추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특히 이들 전문가는 바이든 독트린을 추진하는 앤소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커트 캠벨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중국과의 경쟁 유혹에서 빠져나와 협력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하였다.

아울러 이미 효력을 잃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BRI)’에 대응하기 위해 ‘더 나은 세계 재건(B3W)’ 등과 같은 보여주기식 정책을 세계에 제시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였다. 실제 이를 위해 미국이 약속한 것은 2022년까지 세계 인구의 70%에 대한 백신 공급이 모두였다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지난 11월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일종의 보여주기식 성과만 낸 것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미국이 나서서 세계에 인류 우선주의(People First)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탄소 배출과 기후 변화 등의 전지구적 문제를 저지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하였다.

더욱이 바이든 행정부가 지향해야 할 글로벌리즘은 협력 대상을 국가만이 아니라 지방, 비정부기구 그리고 글로벌 연합체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세계가 이전 정상기로 되돌아가야 한다면서 코로나19와 지구 기후변화 도래 등의 재앙에 찌든 세계를 안심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 출처: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November 9, 2021, p. 5;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November 15, 2021, p. 8+10;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November 18, 2021. p.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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