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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매주 3000명 이곳에서 용사가 된다

이원준

입력 2021. 11. 04   16:56
업데이트 2021. 11. 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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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올해 기준 누적 약 923만 명 거쳐간
대한민국 최대 신병교육기관
식단 선호도 반영·시설 리모델링…
훈련병 의식주 질적 개선에 주력
과학화 훈련 시스템 구축도 앞장

육군훈련소 27교육연대 1교육대 훈련병들이 지난달 26일 충성훈련장에서 아미타이거(Army Tiger) 신병훈련을 하고 있다. 4박 5일간 진행되는 아미타이거 훈련은 신병교육훈련의 최종 관문으로, 훈련병들은 이 기간 전투부상자 처치·부대 이동 및 숙영지 편성·20㎞ 행군 등 다양한 전투상황을 고려한 실전적 훈련을 받는다.
육군훈련소 27교육연대 1교육대 훈련병들이 지난달 26일 충성훈련장에서 아미타이거(Army Tiger) 신병훈련을 하고 있다. 4박 5일간 진행되는 아미타이거 훈련은 신병교육훈련의 최종 관문으로, 훈련병들은 이 기간 전투부상자 처치·부대 이동 및 숙영지 편성·20㎞ 행군 등 다양한 전투상황을 고려한 실전적 훈련을 받는다.

육군훈련소 훈련병이 아미타이거 신병훈련 도중 매서운 눈빛으로 전방을 경계하고 있다.
육군훈련소 훈련병이 아미타이거 신병훈련 도중 매서운 눈빛으로 전방을 경계하고 있다.

충청남도 논산시에 있는 육군훈련소는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할 정도로 친숙한 부대다. 육군훈련소는 대한민국 최대 신병교육기관으로서 매해 전체 육군 신병의 절반을 양성하고 있다. 매주 3000여 명, 연간 12만여 명의 청년이 이곳에서 정예 신병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올해 기준으로 육군훈련소를 거쳐 간 누적 인원은 약 923만 명. ‘호국요람’으로 불리는 육군훈련소가 이달 1일 창설 7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일곱 번이나 바뀌는 동안 육군훈련소는 육군의 초석을 다진다는 사명감으로 ‘정병 육성’의 외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국방일보는 과거를 반추하며 다가올 100년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는 육군훈련소를 지난달 26일 찾아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글=이원준/사진=양동욱 기자
육군훈련소 훈련병이 응용포복을 하며 장애물 지역을 극복하고 있다.
육군훈련소 훈련병이 응용포복을 하며 장애물 지역을 극복하고 있다.

1951년 11월 1일 창설
육군훈련소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1월 1일 ‘육군 제2훈련소’란 이름으로 창설됐고 1999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별칭은 ‘연무대(鍊武臺·무예를 연마하는 곳이라는 뜻)’다. 육군훈련소 특징은 부대 이동 없이, 지난 70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까닭에 현재 행정구역 명칭(논산시 연무읍)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지금도 육군훈련소에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이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청년들로 북적인다. 가족·친구·애인의 환송으로 떠들썩한 모습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이날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군인으로서 첫발을 떼는 청년의 당찬 마음가짐, 그리고 아들을 보내는 부모님의 애틋한 심정은 코로나19와 상관없이 매한가지일 것이다. 부대는 이러한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훈련병의 인권과 기본권을 보장한 가운데 현대화한 병영환경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동시에 훈련병이 민간인의 태를 벗고 육군이 요구하는 정예 신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적용하고 있다.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이 점심시간 병영식당에서 자율배식을 하고 있다.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이 점심시간 병영식당에서 자율배식을 하고 있다.

현대적 병영환경으로 변화 추진
육군훈련소는 ‘잘 먹고, 잘 입고, 잘 쉬는 생활 속에서 잘 싸워 이기는 용사가 된다’는 공감대 아래 현대화된 병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우선 목표는 먹고, 입고, 생활하는 것, 즉 훈련병의 의식주를 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부대는 MZ세대가 입영하고, 인공지능·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전환 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훈련병이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본연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보급, 급식, 병영환경 전반에 걸쳐 발전을 이뤄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화한 첫 번째 모습은 훈련병이 보급품목을 지급 받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훈련병에게 하나하나 제공하고 교체했지만, 현재는 훈련병이 스스로 자신의 신체 치수를 확인하고 보급품을 가져가는 뷔페식 보급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대형 보급창고를 신축해 모든 품목을 원스톱으로 보급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두 번째 새로운 모습은 부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급식이다. 육군훈련소는 균형 잡힌 영양 공급을 통해 훈련병이 건강하고 활기찬 기분으로 교육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선된 취사환경에서 신선한 식자재를 활용하고 있으며, 설문을 통해 선호도가 높은 식단을 편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1개 연대에서 시범운영 중인 민간 위탁 병영식당을 점차 확대하고, 이달 중으로는 ‘취사 로봇’을 도입하는 등 급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육군훈련소는 70년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노후 병영시설에서 벗어나 신축 시설을 확충하는 병영환경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3개 연대 병영시설을 동시에 신축하고, 다른 연대 병영시설도 증축 또는 리모델링 하는 등 최단기간 내 환경 개선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새 병영시설에는 위생·편의시설, 개인별 생활공간, 시스템 냉·난방기 등 최신 시설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식사를 마치고 생활관으로 돌아온 훈련병들이 남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개인정비를 하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생활관으로 돌아온 훈련병들이 남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개인정비를 하고 있다.

창의·자율·성과에 중점 둔 신병교육훈련
육군훈련소는 창설 이래 육군의 신병교육훈련을 선도하며 70년간 정병 육성 임무를 완수해왔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교육목표를 재정립하고 다양한 교육훈련 방법을 적용하며 이룬 성과다. 육군훈련소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신병교육훈련 전반에 걸쳐 ‘생각하고 표현하며 행동하는 스마트한 정병 육성’이라는 목표를 새롭게 정립했다. 핵심은 ‘창의·자율·성과’에 중점을 둔 교육훈련 변화다.

최근 육군훈련소 교육훈련은 기존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선행학습체계를 통한 자기주도 학습과 토의 및 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투원으로서 반드시 숙달해야 할 핵심과제와 평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정확한 행동 시범을 통해 훈련병 모두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한편으로는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예를 들면 교육목표를 달성한 분대의 훈련병은 훈련시간에도 휴식을 보장받는다. 반대로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보충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재미와 흥미가 생기면 동기부여가 되는 MZ세대 훈련병의 특성을 반영한 훈련방식이다. 부대는 창의·자율·성과에 중점을 둔 신병교육훈련에 대해 “훈련병의 자긍심 고취, 성취감 향상, 내적 동기부여 유발 등 자발적인 군 복무 의지 고양을 통한 육군의 전투력 발휘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육군훈련소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전쟁의 패러다임 변화, 미래 전장 환경의 특성 등을 고려해 △자동화 표적시스템 △과학화 평가시스템이 적용된 종합각개전투훈련장 △영점사격장 레일이동형 표적시스템 △CBT(Computer Based Training)를 활용한 디지털학습 강의장 △스마트훈련병 관리체계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과학화 신병교육훈련 환경을 구축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인터뷰] 김 인 건 육군훈련소장
“성과에 따르는 확실한 보상 ‘효과’…부모 마음으로 환경 개선”


“입대 전 흔히 듣는 말이 ‘군에서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중간만 하라’는 겁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하고, 형이나 선배들도 그렇게 얘기하겠죠. 하지만 저는 그 말이 ‘기회주의자가 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노력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흔치 않았던 과거 시절에는 통용됐던 말이지만, 지금처럼 포상과 보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시대에는 맞는 표현이 아닐 겁니다. 열심히 잘하면 확실한 보상이 뒤따르는 환경 속에서 자신감 넘치는 용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김인건(소장) 육군훈련소장은 미래 신병교육훈련에 대해 설명하며 ‘창의·자율·성과’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김 소장의 교육훈련 목표는 ‘자신감 넘치고 의욕 가득한 신병의 양성’이다. 훈련병의 피동적 모습을 지우고 자기주도 훈련이 될 수 있도록 그는 최우수분대로 선정된 훈련병들에게 포상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훈련에 조기 합격한 분대는 군마트 등 영내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상한다. 당근을 활용한 훈련방식이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게 김 소장의 평가다.

“훈련소는 대기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동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훈련병이 많아 실습할 때도 무의미하게 대기하는 시간이 많죠. 훈련병이 잘하든 못하든, 하루 8시간 일과 내내 이끌려가는 것은 훈련이 아닙니다. 훈련에 합격했으면 조기에 생활관으로 복귀하고, 안 되는 사람들을 모아서 상세하게 지도하는 것이 창의·자율·성과 방식입니다. MZ세대는 동기만 부여되면 창의력과 열정을 발휘해 과거보다 훨씬 효과적·효율적으로 성과를 달성하는 강점을 지녔습니다.”

육군훈련소는 모든 훈련병이 정예 신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실전적 훈련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격훈련이다. 훈련병은 실거리 사격훈련을 할 때 탄피받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탄알집 장전, 삽탄, 탄창 교환 등 모든 과정을 훈련병이 주도하고, 총기 기능고장 시 응급처치도 훈련병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실전과 같은 사격을 하도록 훈련 방식을 바꿨습니다. 기본기를 갖춘 정병을 육성하기 위한 변화입니다. 육군훈련소를 거쳐 간 용사는 야전에서 위기와 마주했을 때 본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육군훈련소는 올해 초 과도한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노후화된 시설, 과도한 인원 등 열악한 방역여건이 문제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민적 관심을 받은 뒤 육군훈련소는 영내에 인권존중센터를 개소하는 등 기본권과 인권이 보장된 부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병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육군본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최단기간 내에 시설과 장비, 물자를 지원받아 문제를 대부분 개선했습니다. 다만, 병영시설처럼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해결될 문제도 있습니다. 기본권과 인권은 훈련병이라고 해서 가볍지 않습니다. 육군훈련소는 소중한 국민의 아들을 위해, 부모의 마음으로 기본권과 인권을 중시하며 믿음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훈련병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이원준/ 사진=양동욱 기자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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