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프리토타입’을 시도해라
프리토타입은 시제품보다 먼저 나와
가치있는 아이디어인지 검증하는 과정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피하고
성공 확률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열쇠
유튜브 콘셉트가 생각났다고 카메라와 조명 장비를 잔뜩 사는 사람, 카페를 차리겠다고 덜컥 부동산부터 계약하는 사람, 음식을 시켜먹는 문화가 뜬다고 배달사업에 뛰어드는 사람 등 단 한 번의 시도에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선택을 하는 경우를 경영학에선 ‘더 나은 쥐덫의 오류’라고 말한다. 이 용어는 1928년 ‘애니멀트랩’의 사장 체스터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혁신적인 쥐덫을 만든 스토리에서 유래됐다. 그는 쥐가 극성인 미국에서 쥐덫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리틀챔프’라는 쥐덫을 만들었다. 비싸긴 했지만 더 튼튼하고 예쁘고 재사용까지 가능했다. 구멍으로 쥐가 머리를 넣으면 쥐덫이 닫히는 원리였다.
하지만 리틀챔프는 출시된 지 얼마 못 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만다. 쥐를 잡은 후 재사용하려고 쥐를 꺼내 쥐덫을 세척하고 싶은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그냥 나무로 된 구형 쥐덫이었다.
이렇게 시장의 니즈를 생각하지 않고 제품 기능만 좋으면 잘 팔릴 것이라고 사고하는 것을 ‘더 나은 쥐덫의 오류’라고 부른다. 그렇게 자신의 생각만 믿고 단 한 번의 시도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 어떻게 될까? 실패했을 때 다시 시작하기가 힘들어진다. 당신에게 무한한 돈과 시간이 있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피하고, ‘더 나은 쥐덫의 오류’에 빠지고 싶지 않다면 이번 글에 주목하자. 당신이 잃을 뻔한 시간과 돈을 되찾게 될 것이다.
프로토타입이 아닌 ‘프리토타입’
시도해서 망하지 않으려면 애초부터 ‘안될 놈’이 아니라 ‘될 놈’을 가지고 시도해야 한다. 안될 놈은 어떻게 해도 안되니까 처음부터 될 거 같은 놈을 만들라는 말이다.
그런데 말이 쉽지 될 놈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의 저자 알베르토 사보이아는 될 놈인지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으로 ‘프리토타입’을 제안한다.
시제품을 뜻하는 프로토타입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토타입은 무엇일까? 프리토타입은 시제품보다 먼저 나와서 그 아이디어가 정말 애써서 만들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실제 사례로 예를 들어보겠다.
코인 세탁소는 대부분 세탁기와 건조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건조가 끝나면 뒤죽박죽된 옷가지를 손으로 정리해서 접고 쌓아야 한다. 그 모습을 본 한 발명가는 ‘자율주행차가 다니는 시대에 옷을 여전히 손으로 직접 개야 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이름은 아이번이었고, 그는 옷을 개고 쌓아주는 기계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기계를 만들기만 하면 월정액 더하기 회당 요금으로 코인 세탁소에 대여하면 큰돈을 벌 수 있겠다고 확신한 것이다.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5만 달러(약 6000만 원)의 자금과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이번에게는 그런 돈은 없었다. 결국 투자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에인절투자자인 친구 앤절라를 찾아갔다. 그리고 5만 달러를 투자하면 자신이 옷을 개어주는 기계를 만드는 ‘폴드포유’ 회사를 설립해서 지분 25%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앤절라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투자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그에게 ‘프리토타입’을 제안했다.
그는 확신을 주기 위해 ‘프리토타입’을 받아들였다. 계획은 이러했다. 겉보기에 ‘폴드포유’라는 옷을 개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계를 만든다. 하지만 그 안에 기계는 없다. 손님이 옷을 개어 주는 기계인 줄 알고 옷을 넣고 돈을 지불하면 아이번이 직접 옷을 갠 다음, 다시 기계 안에 넣는 방식이었다. 완벽한 착각을 일으키기 위해 아이번은 기계 소음까지 녹음했다가 자신이 옷을 접는 동안 기계 안에 소리를 틀었다. 그리고 ‘빨래 개기’ 과정이 끝나면 아이번이 기계 안에서 작은 방울을 울려 빨래가 모두 개어졌음을 알렸다. 결과는 어땠을까?
프리토타입이 워낙에 잘 작동해 이용자 중에 누구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다들 본인의 옷을 무슨 로봇이 접어주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세탁소 고객들 대부분이 새로운 기계에 호기심을 느끼기는 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혹시나 해서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가격과 코인 세탁소를 바꿔가며 실험을 몇 차례 더 진행했다. 안타깝게도 결과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가격을 1달러까지 떨어뜨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폴드포유는 프리토타입을 통해 될 놈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접게 된다. 그렇다고 아이번은 아쉬워하진 않았다. 5만 달러와 6개월의 시행착오를 ‘프리토타입’을 통해 줄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고, 새로운 발명에 힘쓸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마음껏 시도할 수 있는 시대다
사실 프리토타입의 개념은 국내 스타트업들도 아직 생소해하며 실제 아이디어 개발 과정에서 활발히 활용하고 있진 않다. 하지만 당신은 이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꼭 써먹어 보기를 바란다. 특히 자신만의 사업을 하는 게 꿈인 사람이라면 ‘더 나은 쥐덫의 오류’에 빠지지 말고 프리토타입을 통해 생각한 아이템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자. 지금은 큰돈 없이도, 점포 없이도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들이 많다.
책을 내고 싶다면 일부를 블로그에 올려 반응을 살펴볼 수 있고, 팔고 싶은 상품이 있다면 무료 웹사이트를 만들어 클릭률을 확인해볼 수 있다. 또 음식점을 창업하고 싶다면 가게를 하루 동안 빌려 자신의 음식을 팔아보며 만족도를 확인해볼 수 있고, 엔티크 서점을 만들고 싶다면 서적 일부만 매입한 뒤 가게 앞에 안내판을 세워 몇 명이 읽으려고 멈추는지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부딪히면서 성장하고 배울 거야!’ 한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당신의 인생에 큰 리스크를 주고 싶지 않다면 무조건 이 방법을 적용하자. 소비자 행동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 속에서 프리토타입은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손유섭 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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