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해군·방사청] 단재 신채호 3000톤급 차기 잠수함으로 부활

노성수

입력 2021. 09. 28   16:28
업데이트 2021. 09. 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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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방사청, 현대중공업서 진수식

국내 기술 설계·건조…국산화율 76%
지상 표적 정밀타격…SLBM 탑재 가능
인수평가 거쳐 2024년 해군에 인도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3000톤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의 진수식에 참석한 부석종(앞줄 왼쪽 넷째) 해군참모총장 내외와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앞줄 오른쪽 셋째) 여사 등 주요 참석자들이 잠수함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3000톤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의 진수식에 참석한 부석종(앞줄 왼쪽 넷째) 해군참모총장 내외와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앞줄 오른쪽 셋째) 여사 등 주요 참석자들이 잠수함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일제 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에 헌신한 단재 신채호 선생이 해군의 3000톤급 차기 잠수함으로 부활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장보고-Ⅲ 배치(Batch)-Ⅰ 3번 함 ‘신채호함’ 진수식을 거행했다. 국내 독자기술로 설계·건조하는 신채호함은 지난 2016년 건조계약 돼 2017년 착공식, 2019년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됐다. 진수식은 선체의 각 구성품을 조립한 뒤 엔진·함포·스크루 등 장비·무기체계를 탑재하고, 명명식과 함께 군함을 바다에 처음으로 띄우는 의식이다.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필수 인원만 참석했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주빈으로 전용규(해군준장)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78) 여사와 증손자 신정윤(20) 씨가 동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 여사는 “독립운동가 집안 사람으로서 힘들지만, 자긍심을 가슴 깊이 품고 살아왔다”며 “조국 독립을 위해 선열들이 기울여 온 모든 노력을 영원히 기억해야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3000톤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 진수식에서 주빈인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백미자(오른쪽 넷째) 여사가 손도끼로 함정과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3000톤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 진수식에서 주빈인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백미자(오른쪽 넷째) 여사가 손도끼로 함정과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진수식은 개식사, 국민의례, 사업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해군참모총장 축사, 진수 및 안전항해 기원 의식(샴페인 브레이킹) 순으로 진행됐다.

부 총장은 축사에서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국가 비전에는 해상교통로의 중요성이 새겨져 있으며, 원활한 해양 활동 보장을 위한 해양력 구축은 국가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오늘 진수한 신채호함이 ‘필승해군·선진해군’의 주역이자 국가 해양력의 핵심으로 당당하게 그 역할을 다해 주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인 부 총장의 부인 백미자 여사가 손도끼로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했다. 이는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이어 부 총장 내외가 가위로 오색 테이프를 자르고, 샴페인을 선체에 부딪쳐 깨뜨리는 안전항해 기원 의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신채호 선생은 언론인이자 민족주의 역사학자인 동시에 자신의 사상을 몸소 실천하며 일제에 항거했던 독립운동가다. 황성신문·대한매일신보·권업신문 등에서 주필로 활동하며 일제의 불법 침략과 친일파의 매국 행위를 강하게 규탄하는 등 언론을 통한 민족자각운동을 펼쳤다. 아울러 충무공 이순신 제독, 을지문덕 장군 등 민족 영웅들의 전기를 집필해 국민 애국심을 고취했다. ‘역사 연구가 곧 민족 독립운동’임을 인식해 올바른 역사 정립을 위한 역사 연구에도 매진했다. 우리 정부는 선생의 공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을 한 3000톤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한 신채호함은 다양한 무장을 장착해 지상 표적 정밀타격 능력을 보유했으며, 최신 소음 저감 기술 적용으로 선체 크기가 커졌음에도 기존 잠수함과 유사한 수준의 은밀성을 갖췄다.  조종원 기자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을 한 3000톤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한 신채호함은 다양한 무장을 장착해 지상 표적 정밀타격 능력을 보유했으며, 최신 소음 저감 기술 적용으로 선체 크기가 커졌음에도 기존 잠수함과 유사한 수준의 은밀성을 갖췄다. 조종원 기자

해군이 장보고-Ⅲ급 잠수함 함명을 신채호로 명명한 것은 ‘독립운동에 공헌했거나 광복 후 국가 발전에 기여한 인물’의 이름을 따서 잠수함 함명을 명명해 온 해군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신채호함은 길이 83.3m, 폭 9.6m 규모에 수중 최대속력은 20노트(시속 37㎞) 이상이다. 승조원은 50여 명이다. 현재 주력 잠수함으로 운용 중인 장보고-Ⅱ(1800톤급)과 비교해 ‘덩치’가 2배 가까이 커졌다. 수중에서 외부 공기 없이 전기를 발생시켜 추진하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에 고성능 연료전지를 적용해 수 주 동안 정찰·감시작전, 대잠전, 대함전 등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기뢰·어뢰·유도탄 등 다양한 무장을 장착해 지상 표적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보유했다. 최신 소음 저감 기술 적용으로 선체 크기가 커졌음에도 기존 잠수함과 유사한 수준의 은밀성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특히 이달 초 발사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어 강력한 도발 억제 능력을 구비했다.
 전체 국산화 비율은 76%에 달한다. 장보고-Ⅰ(1200톤급) 33.7%, 장보고-Ⅱ 38.6%와 비교해 월등한 수치다. 장비 국산화 비율이 높아지면 긴급상황 발생 때 적시 정비 지원이 가능하며, 부품 단종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또 외국 방산기술 의존도가 감소하면 지적재산권으로 인한 로열티 지불이 줄어 건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국내 방산업체 수출경쟁력 향상과 일자리 창출 등 방위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전용규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신채호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은 신채호함은 강력한 억제력을 갖춘 전략무기체계로 전방위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국가 안보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채호함은 인수평가 기간을 거쳐 오는 2024년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후 전력화 과정을 통과하면 작전 배치돼 해양 주권 수호 임무를 수행한다. 노성수 기자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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