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수
잠수함 중어뢰 국내 독자개발 사업 참여
풍부한 경험 지상무기체계 접목 시너지
다목적 심수도하 시설 구축 경험 반영
“실내서 실외 시험 대체 인프라 확보를”
하나의 무기체계가 탄생하기까지는 성능과 기능을 검증하는 다양한 시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기체계 성능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개발 중인 무기체계를 평가하는 시험평가가 이뤄진다. 경남 창원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시험연구원 창원시험장은 ‘21세기 최고의 전차’로 평가받는 K2 전차와 ‘지상전의 수호신’으로 불리는 K21 보병전투차량, 무인수색차량, 상륙돌격장갑차-Ⅱ 등 기동무기체계 시험 장비·시설을 갖추고 시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신용재 책임연구원을 만나 주요 기동무기체계 시험평가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을 들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미래 전장은 전투 효율성과 신속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적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에도 정밀하고 고속화된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당연히 시험평가도 과거보다 더욱 고도화돼야 한다. 신 연구원 역시 그 부분에 주목했다.
“창원시험장은 주요 기동무기체계를 시험할 수 있는 31종 45개 시험시설과 시험로를 갖추고 있습니다. 차량동력계, 차량 성능 계측을 위한 계측장비 280여 점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기체계의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 발전 수준 향상 추세를 고려해 끊임없는 변화·혁신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가 속한 창원시험장은 차량의 기본 성능을 시험하는 기동성 시험, 내구 성능을 평가하는 내구도 시험, 차량의 중량·제원 등을 시험하는 차량특성시험, 장갑차 수상 운행 능력과 무인잠수정 등을 시험하는 수상·수중시험, 시험 차량의 견인력·구름저항(rolling resistance)·냉각 성능 등을 시험하는 차량동력계 시험, 소형로봇·무인차량 성능을 시험하는 로봇시험 등을 실시하고 있다. 신 연구원은 주로 궤도차량과 관련된 시험을 맡는다.
“기동무기체계 시험평가는 미군에서 사용하는 시험운영절차(TOP·Test Operation Procedure)에 의거해 각 항목별로 시험절차서와 지침서를 기준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22개 시험 항목에 대해서는 한국인정기구(KOLAS·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의 인정 항목을 받아 국제 공인 시험성적서를 발급하고 있죠. 군용 차량의 성능을 평가·보장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 각지로 국산 무기를 수출하는 전문 시험인력과 관련 시험시설이 구축된 곳이기에 근무자들 모두 자부심이 큽니다.”
신 연구원은 지난 1996년 국방과학연구소에 입소했다. 기동시험평가를 맡기 전에는 13년간 해양무기 개발을 담당했다.
“입소 후 ‘백상어’라는 잠수함 탑재용 중어뢰를 국내 독자개발에 성공해 세계에서 8번째로 어뢰 독자 개발국에 진입하는 기쁨을 함께 맛봤습니다. 이후 수상함·항공기에서 운용하는 잠수함 공격용 경어뢰 ‘청상어’ 사업에 본격 참여해 낙하산 전개장치 설계·개발을 담당했죠. 해상시험 현장을 직접 뛰며 개발 시험 과정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바다에서 진행하는 해상시험 과정이 힘들었을 법도 하건만, 그는 “바닷가 출신(부산)이라 그런지 멀미로 고생한 적은 없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거친 파도를 뚫고 시행하는 시험을 통해 시험 안전에 대한 인식을 깊게 새기게 됐다고 한다.
“기동무기체계 시험평가를 수행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습니다. 시험 대상의 고장뿐만 아니라 환경에 따른 시험 지연 등이 대표적이죠. 또 시험평가 특성상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기에 혹서기·혹한기에는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든 점이 많습니다. 혹서기 전차 시험평가 때는 엔진이 뿜어내는 열기와 무더운 날씨가 맞물려 신발 밑창이 녹아 떨어진 적도 있었죠. 그래서 한여름에는 근무자들에게 반드시 긴소매 옷을 입고 시험평가에 참여하도록 합니다. 철로 이뤄진 무기체계가 고온으로 치솟기 때문에 자칫 맨살로 작업하다 화상을 입을 수도 있거든요. 강한 햇빛에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도 착용해야 합니다. 현재 창원시험장은 TSR(Test Safety Review) 제도를 통해 시험계획서 작성 때 안전 필수 사항을 도출하고, 시험계획서에 안전책임자를 지정해 사업 책임자와 부서장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시험 참가자 전원이 합의 후 시험을 진행하는 등 무사고 시험평가에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그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이정환 책임연구원은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신 연구원의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시험평가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모두 꿰뚫고 있을 만큼 현장 경험이 풍부해 실무진들을 긴장시키는 존재입니다. 특히 무기체계 시험평가뿐만 아니라 해양 무기체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지상무기체계와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16년 다목적 수상·수중 시험용 심수도하 시설을 구축할 때 자신의 해양무기체계 연구개발 경험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도 했다. 신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기존의 시험 인프라 외에 실내에서 실외 시험을 대체할 수 있는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구도 시험을 하려면 차륜형 차량과 궤도차량 모두 오랜 기간 주행시험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장비의 무인화·자율기술 적용 등 기술 발전에 맞게 무인시험평가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 보강도 절실합니다. 이러한 인프라를 토대로 시험평가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수행해 첨단 ‘K-무기체계’의 성능 보장에 앞장서겠습니다.” 글·사진=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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