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대학 ‘군사교육 평생학습체계’ 구축

최한영

입력 2021. 09. 06   17:10
업데이트 2021. 09. 0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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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황 맞춘 교육 혁신… 초일류 육군으로

과학기술 발전·미래 변화 대비
에듀테크 등 교육체계 개선 박차
 
영관장교 역량 강화·능력 개발
‘통섭형 인재 양성’이 목표
 
전문가 의견 수렴·야전 부대 설문…
최적의 교육시스템 구축 전력투구

 

육군대학 중령 지휘참모과정 교육생들이 변화하는 전장 환경 속 우리 군의 발전 방안을 주제로 토론식 수업을 하고 있다. 육군대학은 중령 지휘참모과정 교육생들의 전략·작전 기획 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 기간을 5주에서 8주로 늘렸다.
육군대학 중령 지휘참모과정 교육생들이 변화하는 전장 환경 속 우리 군의 발전 방안을 주제로 토론식 수업을 하고 있다. 육군대학은 중령 지휘참모과정 교육생들의 전략·작전 기획 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 기간을 5주에서 8주로 늘렸다.
육군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소령 지휘참모과정 교육생들이 수업이 끝난 뒤 동료들과 토의하며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있다.
육군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소령 지휘참모과정 교육생들이 수업이 끝난 뒤 동료들과 토의하며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있다.
육군대학 교관들이 교육생들의 학습 능률 향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육군대학은 지난 1951년 10월 창설 후 70년간 육군의 ‘교육·교리 및 전투발전 메카’ 역할을 해왔다.
육군대학 교관들이 교육생들의 학습 능률 향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육군대학은 지난 1951년 10월 창설 후 70년간 육군의 ‘교육·교리 및 전투발전 메카’ 역할을 해왔다.

‘육군 군사전문가 육성의 본산’을 자임하는 육군대학이 과학기술 발전과 미래 안보 환경 변화에 대비한 교육체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관장교를 대상으로 ‘군사교육 평생학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적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에듀테크(Edu-Tech·교육과 기술의 결합) 기반 원격교육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기존 육군 영관장교 교육을 시대 상황에 맞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출발했다. 국가방위 중심군으로서 육군을 이끌어갈 통섭(通涉)형 인재 양성에 역량을 집중하는 육군대학의 교육 혁신을 소개한다.


육군대학의 영관장교 대상 ‘군사교육 평생학습체계’ 개선 현황
육군대학의 영관장교 대상 ‘군사교육 평생학습체계’ 개선 현황


과학기술 발전 감안 교육 프로그램 개선

군사교육 평생학습체계 구축 노력은 최적화된 소령~대령 지휘참모과정 교육 프로그램 개선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 지금까지 전술입문, 전술숙달, 전술종합실습 등 세부 작전 수행에 치중했던 소령 지휘참모과정(Ⅰ형 24주, Ⅱ형 48주) 교육에 △국가총력방위체계 △합동작전 개념 △미래 무기체계 발전 양상 등을 추가했다. 교육생들이 연합·합동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지상작전 수행 능력을 구비토록 하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지휘관 부임 전 소양교육과 부대관리 위주로 운용했던 중·대령 지휘참모과정도 대폭 개편했다. 교육 내용에 △국가안보 개념과 국제정치이론 △전략기획체계 이해 △미래 전투 수행 개념 등을 추가해 중령은 전략·작전기획능력을, 대령은 국방정책 기획·관리능력을 갖출 수 있게 했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령 지휘참모과정 교육 기간도 5주에서 8주로 늘렸다.

중~대령 지휘참모과정을 마친 교육생을 대상으로 각각 1주일의 정책실무과정(중령), 정책관리과정(대령)도 신설했다. 정책전문가가 갖춰야 할 기획·관리업무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법규·규정·제도 개정 △예산 편성 및 획득 △정책 홍보전략 △국회·정부 기관 관련 업무 △국방 사이버전 등의 과목을 편성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전에 대비한 첨단 과학기술 분야 교육도 반영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하 미래육군과학기술연구소·인공지능특화연구센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력해 소령 지휘참모과정은 3일, 중·대령 정책실무·관리과정은 4시간 교육이 이뤄진다. 교육생들은 △인공지능 기반 첨단 과학기술군 건설 △지상로봇 연구·개발 △빅데이터 활용 및 국방운용 등의 교육을 받는다.


에듀테크 기반 원격교육 체계 구축

과정별 교육목표에 부합하는 원격교육도 내년 1월 시작한다. 소령 지휘참모과정 교육 수료생에게는 ‘소령 심화 과정 원격교육’을, 중·대령 지휘참모과정 및 정책실무·관리과정 입교 예정자에게는 ‘중·대령 원격교육’을 각각 개설한다.

2023년을 목표로 하는 에듀테크 기반 원격교육체계 구축도 가시화되고 있다. 기존 원격교육이 인트라넷 기반으로 이뤄져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 기반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체계가 구축되면 개인 스마트폰을 이용해 교육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간 쌍방향 강의·토의·멘토링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듀테크 보안 태스크 포스(TF)’를 설립했으며 국방부 정보본부, 육군본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과 토의한 보안대책을 토대로 ‘양자암호체계’ 적용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학습관리시스템(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도 도입한다. 교육생들의 학습 패턴을 분석해 교육 역량을 관리하고, 최적화된 학습 프로그램과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유승민(중령·진) 교육계획통제장교는 “기존 소집교육이 시간, 장소, 비용, 인사 운용 등의 측면에서 효율성이 낮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뉴미디어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 대상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융합·창의적 인재 육성 가속 페달

육군대학은 미래 군을 이끌어갈 영관장교들의 역량 강화와 능력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내용과 플랫폼을 아우르는 교육 혁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육군대학에 따르면 미 육군은 국제관리, 정책관리, 군사전략, 전술, 리더십 개발 등의 교육 내용을 마련하고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최적의 평생학습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 육군은 영관장교 보수교육 시간부터 미군·독일군 대비 50% 수준에 그치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영관장교들이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융합·창의적 사고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내부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육군대학은 올해 초부터 육군본부 정책연구위원과 민간 전문가 의견 수렴, 야전 부대 설문 등을 거쳐 교육체계·내용 개선 소요를 도출하고 대학 발전 방안을 수립·시행했다. 그리고 알토란 같은 열매를 하나둘 수확하고 있다.

교육생들의 호의적인 반응이 대표적인 사례다. 21-2기 중령 정책실무과정 교육을 수료한 3군단 전용수 중령은 “야전에서 수행하는 업무와는 많이 다른, 정책부서 업무에 필요한 개념을 잡고 핵심 업무에 필요한 사전 지식을 습득하는 좋은 기회였다”며 “특히 지금까지 정책부서 근무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교육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육군대학은 앞으로도 최적의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김경섭(중령) 교무과장은 “‘영관장교 교육이 미래 전장 환경과 급변하는 전쟁 양상을 주도할 수 있도록 최적화돼 있는가’라는 문제 인식을 토대로 교육체계 발전 학술토의, 시스템 연구,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최한영 기자/사진 제공=강민정 군무주무관



[인터뷰] 육군대학 총장 손석민 (준장)


“핵무기 능가하는 통섭형 인재 양성
체계적 교육체계 첫 번째 단추 역할”



“미 육군은 이미 10년 전 평생학습체계(Lifelong Study)를 구축해 영관장교들이 ‘학습자 중심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육군이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군 장교들의 역량 강화가 선행돼야 하며, 이는 ‘육군의 싱크탱크(Think Tank)’인 육군대학 교육체계 개선에서 시작한다.”

손석민(준장) 육군대학 총장은 영관장교들이 폭넓고 깊이 있는 군사 지식을 바탕으로 야전에 나간다면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조직과 교육은 시대 상황에 맞게 변화와 혁신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미군이 제1·2차 세계대전에서 ‘참호전’과 ‘전격전’이라는 새로운 전쟁 양상에 대비하지 못하고, 남북전쟁 당시 개활지 전투를 답습하다 큰 피해를 받았던 사실도 거론했다.

손 총장은 “미국은 미래에 대비하지 못한 아픈 역사를 통렬히 반성하고, 변화와 혁신을 하며 오늘날 군사 강대국이 됐다”며 “우리 군의 미래를 이끌어갈 고급장교를 양성하는 최후 보루인 육군대학이 시대 변화에 발맞춰 최적의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손 총장은 육군2기갑여단장 시절 ‘첨단 과학기술군’ 과정을 간부 교육에 반영한 적이 있다. 그는 교육을 받은 간부들의 의식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을 느꼈다.

손 총장은 “육군이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야전부대 간부들이 발전된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우리 군에 접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대면·원격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주는 것이 육군대학의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육군대학이 2023년을 목표로 에듀테크 기반 교육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국방부와 육군본부가 이를 육군의 모든 교육기관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손 총장은 자신의 꿈을 ‘핵무기를 능가하는 통섭형 인재 양성’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 자기 직무를 수행하는 와중에 얻는 노하우와 경험, 자기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 첫 번째 단추인 체계적인 교육은 육군대학이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0월 육군대학 창설 70주년을 맞아 육군의 교육·교리 및 전투발전 메카에 걸맞은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손 총장은 “육군 최고 교육기관인 육군대학은 영관장교들의 역량 강화와 능력 개발 중심이 돼야 한다”며 “창의·융합형 교육, 군사 분야 연구, 교육·연구기반 구축을 3대 기조로 ‘한계를 넘어서는 초일류 육군’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영 기자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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