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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속 비밀 다원예술로 풀었다

송현숙

입력 2021. 08. 19   16:31
업데이트 2021. 08. 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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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DMZ 극장
 
작가 정연두-연출가 수르야 협업
군인 인터뷰·전쟁 일화 바탕
오브제·드로잉 등 44점 선봬
 
GOP 전망대 방문하며 작업
도라극장·승전극장·멸공극장…
역사·장소적 맥락 예술적 재해석

 

‘DMZ 극장’ 전시 전경.      사진=정연두 작가
‘DMZ 극장’ 전시 전경. 사진=정연두 작가
‘DMZ 극장’ 안보인 관광 퍼포먼스 장면. 
 사진=정연두 작가
‘DMZ 극장’ 안보인 관광 퍼포먼스 장면. 사진=정연두 작가
수르야(왼쪽) 연출가와 정연두 작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수르야(왼쪽) 연출가와 정연두 작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비무장지대(DMZ)를 주제로 한 다원예술 전시·퍼포먼스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20일부터 10월 3일까지 사진,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 등을 통해 DMZ의 다양한 역사적·장소적 맥락을 살펴보는 ‘DMZ 극장’을 서울관 8전시실에서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작가 정연두와 연출가 수르야가 협업한 ‘DMZ 극장’은 전시와 함께 배우가 직접 관람객과 호흡하는 퍼포먼스를 결합한 이색 프로그램이다. 2017년부터 GOP 155마일에 있는 13개 전망대를 50여 차례 방문하며 촬영한 사진과 군인 인터뷰, 전쟁과 분단에 관한 일화, 전망대 주변에 얽힌 설화 등을 바탕으로 한 오브제와 드로잉 등 44점을 선보인다. 특히 7명의 배우가 참여하는 퍼포먼스는 설치 작품과 음악, 조명, 영상 등과 어우러져 DMZ의 현실, 역사, 전설 등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프로그램 가운데 ‘강화 평화극장’은 형형색색 페트병을 이어 만든 오브제를 구명대 삼아 바다를 건너온 키 작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 ‘도라극장’은 휴전 후 포로 교환을 했던 도라 전망대 근처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소재로 해 만남과 헤어짐을 그린다.

‘승전극장’에서는 6·25전쟁 당시 큰 공을 세웠던 군마(軍馬) ‘레클리스’의 실화를 풀어낸다. 레클리스는 ‘아침해’라는 이름의 경주마로, 1952년 미 해병 1사단에 수송용 말이 된 뒤 경기도 연천 전투 등 격전지에서 수백 차례 탄약을 운반했다. 이러한 공로로 미군은 1959년 레클리스에게 하사 계급을 부여했고, 장례식은 물론 버지니아주 해병박물관에 추모 기념관을 건립해 레클리스의 용맹함을 기리고 있다.

‘상승극장’은 1974년 최초로 땅굴이 발견된 상황을 사진에서 출발해 오브제 작품과 배우의 몸짓으로 재구성한다.

이와 함께 ‘멸공극장’에서는 피난민들 사이에 떠돌았던 구전 설화에서 출발해 민들레 벌판을 형상화한 오브제를 배경으로, 전쟁고아로 버려진 후 지뢰를 밟아 영원히 살게 된 민들레 할머니의 생애를 펼쳐 놓는다. ‘철원 평화극장’에는 인간이 떠난 후 남과 북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생명체 두루미의 서사를 담아내는 등 6·25전쟁 당시부터 현재까지 DMZ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보여준다.

전시 기간 13개 전망대 이름과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퍼포먼스도 이어진다. 다음 달 1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주 수·토요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사전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이밖에 ‘DMZ 안보 관광’의 형식을 빌려온 1인 퍼포먼스 ‘안보인 관광’이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일 3회(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진행돼 DMZ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DMZ 극장’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무장지대의 풍부하고 역동적인 이야기들을 예술적 실천으로 재해석하여 보여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적 생성지대로서 비무장지대의 의미와 서사가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화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02-3701-9500. 송현숙 기자


송현숙 기자 < rokaw@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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