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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추고 내려놓으면, 보이지 않던 삶이 보인다

입력 2021. 08. 16   14:56
업데이트 2021. 08. 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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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만들어라
 
소음과 선택의 갈등 적은 군대 생활
명료하게 사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번잡한 세상사와 격리된 시간 중요
세계적 명사도 자기만의 ‘루틴’ 실천
복잡한 문제 해결의 지혜 얻는 방법

 
‘인류의 모든 문제는 홀로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무능함에서 유래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이 한 말이다. 입대 전, 우리가 접했던 환경을 한번 생각해보자. 일어나자마자 SNS 알림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 주변에서 떠드는 소리, 도로의 경적 소리, 벨 소리 등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소음들로 가득했다. 게다가 초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정보의 소음’까지 즐비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 무엇을 먹어야 할까?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그다음에는 무엇을 하지?’ 등 하루에도 너무나 많은 선택의 연속 속에 살았다.

그에 반해 지금 당신이 있는 환경은 어떠한가? 상대적으로 사회에 있을 때와는 차이가 있다. 일단 군 안에 있는 동안은 무엇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서 잘지 의식주에 대한 선택의 고민은 사라진다. 게다가 무엇을 해도 자신의 보직에 맞게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나는 이번 글을 통해 소음과 선택의 폭이 줄어든 군대 환경을 기회 삼아 명료하게 사고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공유하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명료하게 사고할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방법은 ‘고요히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수많은 소음과 선택의 순간들이 있어도 명료하게 사고하고 올바른 선택을 한 역사의 위인들은 필수적으로 ‘고요히 있는 시간’을 가졌다. 당신이 만약 소음과 선택의 폭이 줄어든 군대에서 자신만의 ‘고요히 있는 시간’을 갖는 연습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온갖 소음과 선택의 연속인 전역 후의 사회에서도 명료하게 사고하며 올바른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빌 게이츠, 일 년에 두 차례 ‘Think week’


세네카를 비롯한 스토아 철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내면 평화를 찾을 수 있다면, 다시 말해 그들이 일컫는 ‘아파테이아’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면 세계가 전쟁통에 빠지더라도 우리는 문제 없이 사고하고 능숙하게 일하면서 잘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불교에서는 이를 우빼카라고 하고, 이슬람교에서는 아슬라마라고 부르며, 히브리서에서는 히쉬타부트라고 부른다. 그리고 힌두교 경전에서는 이것을 사마트밤이라고 하며 기독교에서는 이것을 아이콰니미타스라고 부른다. 그리고 영어로는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인 ‘스틸니스’로 불리고 있다.

이 스틸니스를 잘 활용하는 대표 인물들이 있다. 그중 첫째가는 사람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이자 자선가인 빌 게이츠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일 년에 두 번씩은 이른바 ‘생각의 주’를 갖고 있다. 복잡한 문제, 상충하는 아이디어, 씨름하고 애써야 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수북이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빌 게이츠는 고요함을 추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잠시 접어둔 채 숲속에서 일주일을 보낸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의 유명 정치인 윈스턴 처칠은 날마다 차트웰 주변을 산책하며 백조와 물고기의 먹이를 챙겨줬다. 그리고 그곳을 산책하고 돌아오면 현관 벤치에 앉아 바람을 쐬며 고요함을 추구했다. 그는 전쟁도, 정치적인 위기도 이 고요한 시간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일평생 29만㎞나 걸었다. 그는 다섯 살 때부터 평균적으로 10㎞씩 걸어야 채울 수 있는 거리를 매일 산책하며 고요함을 추구했다. 그 반복된 행위가 윌리엄 워즈워스에게는 영감을 주는 최고의 의식이었다고 한다.

지금 당신은 이들의 이야기처럼 고요함을 추구하고 있는가? 없다면 꼭 그 시간을 가져보자. 당신의 하루하루가 더욱 명료해지며 자연스레 복잡했던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고요한 시간’을 가질 것인가?


<스틸니스>의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 속에 이러한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고요한 시간을 통해 정보를 의식적으로 제한해야 우리 삶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고요히 있으면 이 세상이 우리에게 하려고 했던 말 또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고요한 시간은 어떻게 가지면 좋을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공유하고 이번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첫째, 그냥 걷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노인과 바다>를 쓴 헤밍웨이는 글을 쓰다 막히거나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면 늘 부둣가를 따라 산책을 했다고 한다. 걷는 행위는 격한 동작도 아니고 의식하면서 행하는 동작이 아니기 때문에 평화 속에서 하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걷는 행위만으로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증가해 창의적 사고와 확산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둘째, 자기만의 루틴(routine)을 가지자. 루틴을 가져야 삶에 고요가 생긴다. 매일 매 순간 나의 일정이 자꾸 바뀐다면 고요가 생길 수 없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는 무조건 새벽 5시에 일어났으며 빅토리아 여왕은 ‘8시 기상, 10시 아침 식사, 11시 미팅’ 등 자기만의 루틴을 가졌다.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고 자신이 통제하는 하루하루 속에서 고요함을 가졌다. 루틴이 있으면 삶에 고요가 생김을 잊지 말자.

셋째, 때로는 나 자신을 격리하자. 앞에서 언급했던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번 스스로 격리를 하는 ‘생각의 주’를 숲속 오두막에서 보낸다. 그냥 멍하게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게 아니다. 수백 쪽의 문서를 읽거나 책을 읽는다. 세상과 나를 더 낫게 만들기 위한 격리이며 재충전의 시간이다.

탁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혜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즉각적이고, 자극적이며, 분주하고, 복잡하며 혼란스러운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고요한 시간을 만들어보자. 세상은 흙탕물과 같기에 이를 꿰뚫어 보려면 먼저 흙먼지를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져야 함을 잊지 말자.


※ 진로와 관련된 고민을 보내주세요. 손유섭 상담가가 장병들의 고민을 지면을 통해 해결해드립니다. 사연이 채택된 장병에게는 3만 원 상당의 도서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글을 보내실 때 선물을 받을 주소와 소속부대, 계급, 성명, 연락처를 기재해주세요. 보내실 곳: 인터넷 thsdbtjq96@naver.com, 인트라넷 nss1234@mnd.mil


필자 손유섭은 출판사 대표이자 청년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진로적성상담가로 『손 병장은 어떻게 군대에서 2000만 원을 벌었을까』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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