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천궁 등 지대공 유도 무기체계 표준모델 개발 산증인
1년에 150~200일 출장…밤낮 없는 연구·시련의 시간 감내
“내 자녀·내 형제 사용한다 생각…막중한 책임감으로 개발”
첨단 혁신 기술공급자로 전환 집중…지역 상생에도 심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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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국방시험연구원의 첫 수장
최근 ADD는 연구원들이 첨단 국방연구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조직을 재편성했다. 지난 4월 미사일연구원에 이어 6월에는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원과 국방시험연구원을 신설한 것. 이 중 국방시험연구원의 국방시험장과 연구센터는 연구소·방산업체 주관으로 개발하는 무기체계 시험평가, 대군지원 시험평가 업무를 수행한다. 국방시험연구원의 첫 수장인 강설묵 원장은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표준모델 개발의 산증인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4일 ADD 국방시험연구원장실에서 만난 강 원장은 무기체계 개발 과정을 ‘호수를 거니는 우아한 백조’에 비유했다.
“잔잔한 호수 위의 백조는 눈부시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하지만 수면 아래서는 필사적으로 헤엄치는 고충이 따르는 법이잖아요? 국방력 발전의 사명감을 안고 원대한 목표를 향해 임무를 수행하는 연구원들이지만, 무기가 탄생하기까지는 밤낮없는 연구와 시련의 시간을 감내해야 하죠.”
개발한 무기체계는 땀·눈물의 결정체
지난 1988년 ADD에 입사한 강 원장은 33년간 국방무기개발에 청춘을 바쳤다. 그는 최초 유도무기인 한국형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KSAM) ‘천마’ 개발을 시작으로 휴대용 대공유도무기의 표본이 된 ‘신궁’ 개발 실무자로 참여했다. 또 중거리용 유도무기체계 ‘천궁’에 이어 대함 유도탄방어유도탄 ‘해궁’은 체계실장으로 개발을 책임졌다. 탄도탄방어무기 ‘천궁 Block-Ⅱ’ 개발에는 체계개발단장으로 사업을 총괄했다. 원장 취임 이전에는 시험평가본부장으로 무기 시험평가체계를 확립하고 프로세스 내재화에 기여했다.
“하나의 무기체계를 탄생시키려면 약 10년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입사할 당시 ‘무기체계 개발을 세 번만 하면 퇴직한다’는 말이 있었죠. 하지만 저는 무려 5개의 유도무기체계 개발을 수행했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강 원장은 자신이 개발한 5개의 무기체계를 ‘다섯 손가락’이라고 지칭했다. 자신의 땀과 눈물이 깃든 결정체이기에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묵묵하게 한길…국방과학의 역사”
“국내에서 연구개발하는 무기체계는 성능과 기능을 검증하는 다양한 시험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유도탄 개발 과정은 구성품 시험과 완성된 유도탄 시험을 실시해야 하죠. 이렇다 할 숙소도, 냉장고도 없는 외딴 섬 컨테이너에서 일주일간 생활하며 시험평가를 하곤 했어요. 때론 해상에서 12시간씩 거친 파도를 이겨내며 작업을 해야 했죠. 그렇게 1년에 150~200일은 출장이었어요. 초인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작업이었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국방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으니까요. 물론 집에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더 많았으니 아이들과 아내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강 원장과 20년간 한솥밥을 먹어온 예성혁 팀장은 “원장님은 무기체계를 개발하면서 힘들다고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긍정론자’다. 그렇게 묵묵하게 한길을 걸어왔기에 국방과학의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한 무기체계 개발에 만전
강 원장은 자신의 손으로 무기체계를 개발할 때마다 야전에서 해당 무기체계를 사용할 이 땅의 수많은 아들·딸을 떠올렸다고 했다.
“구성 부품 시험에서 완성 무기체계 시험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은 언제나 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개발하고 있는 무기가 내 자녀, 내 형제가 야전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구성 부품이 완벽히 작동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힘든 줄도 모르고 일을 했었나 봅니다.”
시가행진 ‘천마’ 지켜보며 벅찬 감정
그렇게 탄생한 천마는 1998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당시 수도권에 배치 예정인 2문을 국민 앞에 선보였다. 강 원장은 텔레비전을 통해 위풍당당하게 시가행진하는 천마를 지켜보며 벅찬 감정을 맛봤다.
그는 무기 탄생에는 작명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재미있는 일화를 공개했다.
“신궁은 병사가 직접 휴대할 수 있는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로 지대공 유도무기 중 가장 사거리가 짧고, 무기체계 구성도 간단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발사관에 내장된 유도탄을 어깨에 걸친 후 발사하는 견착식 유도탄과 달리 발사대에 거치한 후 발사하는 거치식 유도탄이기에 안정된 자세로 표적을 포착할 수 있어 병사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래서 야전에서는 처음에 지어진 이름 신궁(新弓)이 아니라 ‘귀신같이 잘 맞는’ 신궁(神弓)이자,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신궁(信弓)이라는 말이 있었죠. 또 인도네시아에 수출했을 땐 현지에서 ‘한국 고추가 맵다더니, 성능이 마치 신궁(辛弓) 같다’고 극찬했어요. 무려 4개의 이름을 갖게 된 셈이죠.”
인프라 구축·기반 조성 등 차질없이 수행
마지막으로 그는 기존의 무기 개발자에서 첨단·혁신 기술공급자로의 전환에 집중하고, 지역 상생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미래 전장은 드론·로봇 등의 기술을 활용한 첨단 전투체계가 요구됩니다. 국방시험연구원 역시 국가기반 시험시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표적체계 확보 및 운용능력 확대, 저소음 친환경 시험장 건설, 우주환경 모사 위력시험 능력 확보, 유·무인 복합 기동무기체계 시험장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 및 기반 조성 등을 차질없이 수행할 것입니다. 더불어 소음 기준을 준수하고, 지역주민과 협의체를 추진해 소통하는 등 상생 노력도 이어갈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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