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입니다!”
중계진의 흥분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이번 올림픽 양궁 경기에서 우리는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슛오프까지 치르는 피 말리는 승부에서 마지막 한 발이 10점에 명중해 상대를 제압할 때 느끼는 전율을 올여름 우리가 경험했다.
양궁 과녁은 가운데가 노랗다. 이를 황금의 원(Golden Circle)이라 부른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중심부여서 그런 이름이 붙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새로운 일을 계획할 때나 조직을 이끌 때, 최선의 결과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든 순간, 골든 서클에 담긴 이야기는 위력을 발휘한다. 우리 삶도 어쩌면 매일 과녁을 향해 시위를 잡아당기는 일의 연속이 아닐까?
황금의 원 바깥쪽 9점 자리에는 ‘무엇(what)’이 놓여 있다. 조금 안쪽 10점 위치에는 ‘어떻게(how)’가 있고 정중앙 엑스텐 자리에는 ‘왜(why)’가 자리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과녁 바깥쪽에 먼저 집중하고 에너지가 남으면 중앙으로 관심의 방향을 기울인다.
그러나 0.1%의 뛰어난 인물들은 엑스텐(X10)이 놓여 있는 한가운데 지점, 즉 ‘왜?’ 부분 외에는 집중하지 않는다. 정신적 에너지 순환이 반대 방향이다.
카카오톡 서비스를 처음 만든 기업가는 단칸방 흙수저 출신으로서 최근 국내 1위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창업한 첫 회사는 제법 근사한 회사로 성장했고 적당한 시점에 그는 첫 회사(이름하여 네이버)를 정리하고 잠깐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IT 서비스가 대거 이동을 시작하던 시기였다.
어느 날 그는 테이블 위에 자기가 쓰던 휴대전화(폴더폰)를 올려놓고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하루, 이틀, 사흘. 며칠 동안 휴대전화만 과녁처럼 바라보며 질문을 거듭한다. 사람들은 왜 저 물건을 사용할까? 휴대전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가 생각하는 에너지 흐름은 남달랐다. 정중앙 엑스텐에 해당하는 ‘왜?’에 온통 신경을 집중한다. 며칠에 걸친 몰입의 과정 동안 결국 이런 답을 구했다고 그는 말했다. “소통.”
사람들은 소통을 위해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IT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손바닥 안에 컴퓨터와 인터넷의 모든 기능을 결합한 그 ‘무엇’을 제공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직감한다. 건당 30원을 내야 하는 문자 메시지를 과감하게 무료로 전환해 새로운 개념의 메신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바로 이 ‘골든 서클’에서 탄생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이 원리를 활용했다. 세상을 뒤바꿀 제품을 만들고 나서 잡스는 ‘무엇’이나 ‘어떻게’로 설득하지 않았다. 얼마나 더 속도가 빠르고 편리한지 혹은 디자인이 탁월한지 등의 차별성으로 사용자에게 다가서지 않고 ‘왜?’라는 과녁을 맞히려 애썼다.
그렇게 탄생한 개념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 캠페인이다. 나이키가 광고에 자사 제품을 설명하지 않고 유명한 스포츠 영웅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듯, 세상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음을 부각함으로써 애플 제품을 쓰는 사람들이 은연중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암시를 줌으로써 ‘왜?’를 명중시켰던 셈이다.
마지막 슛오프 한발의 승부가 이번 여름 우리 피로를 싹 가시게 해 주었다. 오늘도 우리는 화살 한 발을 꺼내 시위를 당기는 아침을 맞이한다. 우리가 쏘는 인생 화살이 부디 엑스텐에 명중할 수 있기를!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