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최신 군사학 연구동향

군사사상 초점… 정보화 시대 최신 적용방법 제시

입력 2021. 07. 18   13:33
업데이트 2021. 07. 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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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러시아 군사사상 집대성 보고서
 
소련에서 러시아로 전해진
전통과 정보화시대 문제 다뤄
 
체첸·우크라이나·시리아 등
지난 20년간 전투 분석 교훈 얻어

 
군사적 수단과 평화적 수단 사이
새로운 유형 전쟁상태 존재 지적도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회장에 선출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연방군 총참모장. 필자 제공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회장에 선출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연방군 총참모장. 필자 제공
티모시 L. 토마스 편 『러시아 군사사상 : 개념과 요소, 2019』(Thimothy L. Thomas, Russian Military Thought: Concept and Elements. 2019, MITRE)
티모시 L. 토마스 편 『러시아 군사사상 : 개념과 요소, 2019』(Thimothy L. Thomas, Russian Military Thought: Concept and Elements. 2019, MITRE)

‘사상과 교리와 전략이론체계는 논리적 동일체’라는 관점에서 군사사상과 군사문제는 러시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0세기 초 볼셰비키가 집권한 후 차르(황제) 정부의 군사정책을 매우 비판했지만 그들 역시 군사력에 크게 의존했고,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군사문제를 교리화했다. 소련 시절 전통은 오늘날 러시아의 군사문제 연구에서 상황적 맥락을 분석하는 데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 안보와 군사사상 형성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보고서는 미국 메사추세츠 주(州) 베드포드와 버지니아 주 맥린 두 곳에 본사를 둔 미국 MITRE에서 발간했다. 보고서는 기술이 군사사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동시에 소련에서 러시아로 전해진 역사적 유산인 전통과 정보화시대의 발전 관련 두 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 보고서는 전쟁의 형태와 방법, 예측, 전쟁 초기 문제 등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여러 개념을 검토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본 개념이 정보화시대 발전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연구한다.

이 책은 러시아 군사사상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바실리 D. 소콜로프스키는 1962년 『소비에트군사전략』을 집필한 이후 군사사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데이비드 글랜츠가 2005년 『소련군사전략사』를 정리했다. 이 보고서는 소콜로프스키의 책을 보충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러시아의 군사사상은 체첸·우크라이나·시리아에서 벌어진 전투와 작전을 분석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연방군 총참모장은 러시아군의 작전과 관련된 갈등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에서 서방이 시작한 전쟁에서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장별 주요 내용

보고서의 2~5장은 군사사상의 기본 구성 요소를 논의하고 이를 현대의 몇 가지 사례에 적용한다. 6~11장에서는 정보화시대의 발전에 맞게 이러한 요소를 적용하거나 최신화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새로운 개념도 제시한다.

제2장 러시아 군사사상에서는 소련과 러시아 사상의 유사점을 조사하고, 러시아 장교들이 정형화된 이미지를 피해 창의적 사고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한다. 하이테크 전쟁에서 러시아 장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도권, 대담성, 결단력, 위엄을 보여야 한다고도 말한다. 제3장 러시아 군사술과 지식의 창의적 운용에서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군사술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그러한 사고에 자극을 주고 있다는 점도 밝혀준다.

제4장은 적을 기만하기 위한 반사적 제어이론을 다룬다. 러시아 교리에 대한 견해를 조작하고 정보 공간에 대한 상대의 이해를 바꾸는 것은 사이버와 정보 기능에서도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5장 ‘러시아의 비대칭 개념: 군사술과 지정학 및 위험 기반’에서는 러시아군이 지적·기술적 우월성을 기반으로 적의 시스템에서 약점을 발견하는 데 중점을 둔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군사과학아카데미에 비대칭 작전이론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법 개발을 요청했다.

제6장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방해를 러시아의 ‘반지역접근 거부개념’과 연결해 상대의 명령 및 제어 기능을 와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설명한다. 제7장 ‘사이버 및 정보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전후 사정: 고려해야 할 9가지 요소’는 전쟁 초기의 중요성을 논하면서 러시아 사이버 계획 수립자의 우려, 사이버 정보의 심리적 대결을 다룬다. 제8장 ‘전자, 수중케이블, 위성, 창의적 사고: 러시아군의 보이지 않는 정보환경’에서는 정보 영역의 특정요소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을 검토하고 정보전략, 전쟁 초기의 정보의 역할, 중요 표적을 파괴하기 위한 전략적 운용, 정보 이용의 형태와 방법을 다룬다.

제9장은 전쟁의 정의를 놓고 2017년 러시아 내에서 열린 몇 가지 토론과 2018·2019년 후속 토론을 살펴본다. 군사적 행동 만이 전쟁을 초래할 수 있는지 여부와 전쟁행위로 간주되는지, 비군사 능력의 영향과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논하고 있다. 제10장 미래전에 대한 러시아의 전망은 러시아가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최신화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무기의 기술적 성취,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기술의 발전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도 논의한다.

제11장 ‘러시아연방군 총참모장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과 군사사상 형성’은 그가 총참모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점과 언론 인터뷰 내용을 설명한다. 러시아는 매년 초 군사과학아카데미에서 총회를 개최하는데 2013~2019년 총참모장이 주요 연사로 참석해 제시했던 7개의 프레젠테이션 내용이 요약돼 있다. 제12장 결론에서는 러시아 군사사상의 우선순위목록을 제시하고 군에서 사용하는 군사사상과 민간지도부가 사용하는 것이 유사한지를 비교하고 있다.


러시아제국과 소비에트 군사사상의 유산

러시아는 소련 해체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군대를 새롭게 재편하고 전투 수행에 적합하도록 개혁을 변증법적으로 추진해 왔다. 개혁 추진 과정에서 소련 시절의 군사적 갈등과 소련 붕괴 경험은 영역과 문제점 인식을 위한 사고방식의 뿌리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러시아 학자들과 외국 학자들은 전쟁의 본질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 외국 학자들은 갈등 연구와 군사기술 및 지정학적 관점에서의 문제를 우선 고려하는 데 비해 러시아 학자들은 사회정치적 기반의 차이를 강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하지만 두 집단 모두 기술이 전쟁 자체의 현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 한다. 전쟁의 원인과 초국가적 실체, 국가 간의 경제, 정치, 군사동맹, 초국가적 경제 및 전쟁의 새로운 수단과 방법의 출현, 비국가 행위자와 같은 전쟁행위자의 출현을 놓고도 생각이 일치한다.


보고서의 함의

이 보고서는 러시아 군부와 러시아 크렘린 민간지도부에서 인식하고 적용하는 군사개념이 일치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보고서는 두 집단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특정한 사상의 전통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군사적, 정치적 사건의 특정 위협에서 공통적인 문화적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위험감수, 대체 현실의 개발, 기타작전(간접, 비대칭적, 비군사적) 영역에서 군과 크렘린 지도부가 동일하게 사안을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그들은 싸움이 불가피하다면 먼저 공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적으로 전략적 수세를 지향하면서도 군사적으로 공세를 지향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사고가 잠재돼 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과거 소련 시절부터 공통적으로 전쟁의 초기 단계 중시, 종심타격, 정치장교제도 등의 역사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전쟁의 새로운 의미에 대한 논의에서 군사적 수단과 평화적 수단 사이의 구분이 사라지는 새로운 유형의 전쟁상태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위기관리를 위해 군과 민간 사이에 국방통제센터를 설치한 이유를 제시하고 러시아가 서방의 봉쇄에 대응하기 위해 군비지출을 지속적으로 늘려왔음을 언급하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사상은 전통적으로 ‘블록 쌓기’를 통해 축적돼 왔다. 기술·환경변화를 반영해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최신화되고 있으며 군사과학아카데미의 학자들은 군에 정보를 제공해 군이 새로운 도전에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필자 주은식 예비역 준장(육사 36기)은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이다. 러시아 연방군 총참모대학을 졸업한 뒤 고려대 정책대학원에서 국제관계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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