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UN가입 30년과 軍 국제평화협력활동

타국 군 공병부대, 너도 나도 한국군과 연합작전 희망

서현우

입력 2021. 06. 16   16:08
업데이트 2021. 06. 16   16:40
0 댓글
81 아프가니스탄 동의·다산부대 ⑥ 
-이인희 예비역 대령 (1진·8진 다산부대장)
 
바그람 기지 내 시설공사 주요 임무
설계·공사공법 등 작전 완벽 수행
타국 군 적극적 구애에 노하우 전수도
촉박한 시간 속 끝낸 저장 시설 공사
다국적군 사령부 관계자 모두 감탄
 
2006년 다산부대 7진 장병들이 바그람 기지 내 활주로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국방일보 DB
2006년 다산부대 7진 장병들이 바그람 기지 내 활주로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국방일보 DB

다산부대가 주둔한 바그람 기지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0여 ㎞ 지점에 있는 해발 약 1490m의 고지대였다. 1950년대 처음 건설됐으며, 이후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과 탈레반 등 부족·세력 간 충돌의 격전지였다. 또 2000년대 다국적군 작전 수행의 요충지였다. 우리 군 동의·다산부대가 파견될 당시에는 약 20개의 다국적군이 바그람 기지에 주둔하며 연합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다산부대의 주요 임무는 바그람 기지 내 다국적군의 시설공사였다. 비행장 활주로 보수·확장을 비롯해 항공기 계류장, 연합훈련장, 저장시설, 정비고, 주둔 시설 등 기지 내 각종 시설공사를 진행했다. 또 인도적 지원 목적의 민사작전도 수행해 인근 지역의 도로, 교량, 학교, 관공서 등을 건설하며 지역재건에 힘을 보탰다. 이인희 예비역 대령(당시 중령)은 1진과 8진 다산부대장으로서 당시 부대의 작전을 총괄했다.

“1진으로 처음 파병지에 도착했을 때 막막함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막·산악지형이 대부분이었고, 가뭄은 계속되는 상태였습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포장도로도 없었고 시설도 매우 열악해 천막 텐트를 임시 사용해야 했습니다. 한 번씩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모래바람이 심하게 불어 작업이 가능할지 걱정했어요. 하지만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었으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부대원들은 오히려 더욱 강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다산부대 단독으로 공사를 수행하기도 했고, 타국 군 공병부대와 연합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다산부대는 다국적군 사령부로부터 요청이 오면 설계부터 세부 공사 일정, 자재·장비 사용, 공사공법 등 모든 작전을 주도적으로 완벽하게 수행했다. 다산부대의 수준 높은 공병 작전 능력과 특유의 성실함은 언제나 다국적군 장병들의 모범이 됐다.

당시 바그람 기지에는 우리 군 외에도 미국, 태국, 슬로바키아, 폴란드에서 온 공병부대가 있었다. 하지만 타국 군 공병부대는 임무 수행 능력에서 다산부대를 따라오지 못했다.

타국 군 공병부대는 다산부대와 함께 작업하기를 바랐으며, 작업 현장에서 이것저것을 물으며 배워가려고 했다. 부대원들 역시 이를 알고 타국 군 장병들에게 친절히 설명했다.

우리 군 공병작전 능력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였으며, 연합 공병작전 수행능력을 향상하는 시간이었다.

이 예비역 대령의 기억에 힘들거나 까다로운 공사는 없었다. 모든 작업은 순조로웠고 진행에 전혀 문제 될 일은 없었다. 부대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임무를 실수 없이 완벽히 해줬기 때문이다. 그중 기억에 남는 공사는 저장시설(K-span) 신축이었다.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한 치 오차 없이 완성해 낸 성과였다.

“처음 설계를 담당한 미군 장교가 시설의 규모로 봤을 때 제시간에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시간이 부족했어요. 시간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사고 없이 또 완벽히 공사를 끝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부대원들이 힘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한국군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며 더욱 굵은 땀방울을 흘렸는데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공사는 오히려 예정보다 더 빨리 마무리됐다. 미군 설계 담당자는 물론 다국적군 사령부 관계자들 모두 감탄했다. 또 기지 내 타국 군 장병들에게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당시 미군 240공병단장 슈와즈 대령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한국군의 공병 능력을 인정하기도 했다.

“부대원들의 노력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였어요. 우리가 이곳에서 진행하는 공사 하나하나가 바로 나라의 위상을 높인다는 생각으로 헌신한 것이었습니다. 개개인의 임무 역량도 뛰어났지만, 하나가 돼 움직이는 단결력도 대단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 번은 미군 주임원사가 기지 내 회의 자리에서 이 예비역 대령에게 부러움을 전하기도 했다. 훌륭한 부대의 바탕에는 탄탄한 팀워크가 있기 마련인데 다산부대는 아침 점호와 뜀걸음만 봐도 일사불란한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또 임무에서는 열정을 다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서현우 기자


서현우 기자 < lgiant61@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