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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교육으로 전우의 생명을 구하다

입력 2021. 06. 16   16:21
업데이트 2021. 06. 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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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혜 소령 국군수송사령부·미 수송사령부 연락장교
백지혜 소령 국군수송사령부·미 수송사령부 연락장교

산업재해, 자살, 교통사고 등 3대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는 현 정부의 핵심과제이며, 우리 군에서도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군내 자살사고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좀 더 체계적이고 근원적인 예방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미군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자살사고 예방 교육을 하고 있으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군은 VR 교육용 기기를 자살사고 예방에 활용하고 있다. 화면으로 30여 분간 자살예방교육을 받은 후, 눈앞에 나타나는 가상의 전우와 대화형 실습교육을 한다. 교육생이 기기에 등장하는 자살과 탈영, 우울증 등 특정 표현을 언급한 전우에게 직접 질문하며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교육의 장점으로는 적절한 질문으로 도움이 필요한 인원과 대화하면서 그를 설득하고 상황을 해결하며, 전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가 위기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안전하게 지내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까지 확인된 VR 교육의 성과는 △대화 기반 교육을 통해 VR 체험에 몰입함으로써 고전적인 파워포인트 또는 동영상 시청보다 높은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 섣부른 판단을 피하고 주변을 관찰하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었으며 △교육생이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데 자신감을 갖도록 동기부여를 했다는 것 등이다.

자살예방교육 중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은 ‘자살을 고려하는 10명 중 8명은 사전에 주변인들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주변 장병들을 잘 살펴 신호를 제때 감지하고 그에 맞는 대화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백견이불여일행(百見而不如一行)이라는 말이 있듯, 눈으로만 읽은 내용보다는 직접 경험한 것이 훨씬 오래 기억된다. VR 기기를 통해 실제와 유사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갑자기 힘들어하는 전우를 대면해도 당황하지 않고 올바른 방식의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귀중한 전우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

VR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한 우리나라도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해 활용한다면 군 내 자살예방 게이트키퍼(gate keeper)를 양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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