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전남 가사도 등 100여명 접종
주민 수송부터 접종까지 일사불란
“소외된 섬까지 챙겨줘 감사” 소감
국내 군함 중 최대 규모의 의무실과 병상을 갖춘 ‘해군 최초의 훈련함’ 한산도함이 보건소와 의료기관 등이 없는 도서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해상 접종 지원’에 나섰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4일부터 한산도함을 활용해 백신 접종이 어려운 낙도(落島) 및 무의도(無醫島) 25개 도서에서 3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군 함정을 이용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사상 처음이다.
접종 첫날인 14일에는 전남 가사도, 성남도, 소성남도 주민 100여 명이 한산도함에서 백신을 맞았다. 주민들은 해군 고속단정(RIB) 등을 타고 가사도와 성남도 사이 해역에 닻을 내린 한산도함으로 이동했다. 거동이 자유로운 주민은 함 옆 사다리를 이용해 접종센터가 설치된 함 격납고로 향했고 거동이 불편한 일부 주민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빈틈없는 접종 지원을 위해 지난 11일 한 차례 모의훈련을 실시한 해군 의료진은 한산도함에 설치된 예방 접종센터에서 주민들의 신분을 확인하고 문진표를 작성한 뒤 군의관 예진을 거쳐 접종에 들어갔다. 백신을 맞은 주민들은 안전모를 쓴 채 대기 장소에서 30분간 기다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단정을 타고 섬으로 돌아갔다.
이날 접종은 주민 수송부터 접종까지 군사작전을 하듯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해군은 안전한 접종을 위해 접종센터에 군의관 1명과 의무부사관 4명 등 총 5명의 의무인력을 배치했다. 또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관찰 장소에도 간이침대, 담요 등 편의용품을 두는 등 세심하게 준비했다. 이동 동선에는 안내요원을 배치하고 함정 구조물과 돌출부 등에 완충재와 안전 표지판을 부착해 안전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함정 위 백신 접종에 주민들의 얼굴에는 잠시 긴장감이 흘렀지만, 의료진의 세심한 준비와 배려 덕분에 곧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백신을 맞은 강호용(70) 씨는 “정부와 해군이 소외된 섬 주민들까지 백신 접종을 챙겨줘 정말 고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백신 접종을 담당한 의무부사관 이하은 하사는 “도서주민들이 코로나19 걱정 없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산도함은 오는 30일까지 30세 이상 주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지원할 예정이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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