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안승회 기자의 군(軍)금해] 왜 항공모함을 해전의 지배자라고 할까?

안승회

입력 2021. 05. 28   17:03
업데이트 2021. 05. 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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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경항모 시리즈- 왜 항공모함을 해전의 지배자라고 할까?
함재기에 어뢰·폭탄 탑재 …외형만으로 적 압도
 
‘바다 위 비행장’ 호위전단 꾸려 작전
우리 군도 2032년까지 도입 계획
종류는 추진체계·크기 따라 분류

 

항공모함은 항공기를 탑재해 발착시킬 수 있는 함정으로, 보통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고 호위전단을 꾸려 작전을 펼친다. 바다 위의 비행기지로 불리는 항공모함은 해상 기동부대의 중심 전력 역할을 한다.  
 유튜브 국방뉴스 ‘군금해’ 화면 캡처
항공모함은 항공기를 탑재해 발착시킬 수 있는 함정으로, 보통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고 호위전단을 꾸려 작전을 펼친다. 바다 위의 비행기지로 불리는 항공모함은 해상 기동부대의 중심 전력 역할을 한다. 유튜브 국방뉴스 ‘군금해’ 화면 캡처

국가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 정치 지도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우리 항공모함이 어디에 있는가’라고 합니다. 미국은 위기 해결 능력과 강한 군사력을 보여주기 위한 최우선 수단으로 항공모함을 활용해 왔습니다. 항공모함은 국가의 힘과 의지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과 더불어 전통적으로 해양력 강화에 큰 노력을 기울여온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 해양 강국 달성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의 국가는 항공모함을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확보할 계획입니다. 우리 군도 지난해 3만 톤급 경항모 1척을 2032년까지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군금해에서는 ‘경항모 시리즈’를 통해 항공모함과 우리가 도입할 한국형 경항공모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안승회 기자


‘국가전력자산’ 불리는 핵심 전력

항공모함을 국가전력자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가안보전략과 국가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군사력이자 정치·외교적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바다 위의 비행장’으로 불리는 항공모함은 크기부터 적을 압도합니다. 게다가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고 호위전단을 꾸려 작전을 펼칩니다. 바닷속에서는 잠수함이, 바다 위에서는 구축함이, 공중에서는 해상초계기가 항공모함을 호위합니다. 축구장 2~3배 크기의 갑판 위에는 즉각 출격할 수 있는 수십 대의 전투기가 모여 있습니다. 외형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지요. 항공모함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을 가집니다. 강한 결의와 군사력을 보여줌으로써 국가 이익이나 목표를 저해하려는 상대방의 의지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군사적 임무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과 재난구호 임무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항공모함은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다양한 외교·안보 수단으로 국가정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항공모함 종류 어떻게 구분되나

항공모함은 항공기를 탑재해 발착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함정입니다. 탑재 항공기의 정비·보급·항공관제·통신 시설 등 기지시설까지 완비해 바다 위의 비행기지로서 해상 기동부대의 중심 전력 역할을 합니다. 항공모함의 종류는 어떻게 구분될까요.

먼저 추진체계에 따라 원자력, 가스터빈, 증기터빈, 재래식(디젤엔진) 추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크기에 따라서는 경항공모함(1만~3만 톤급), 중형항공모함(4만~7만 톤급), 대형항공모함(8만~10만 톤급)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크기별로 탑재할 수 있는 함재기 수가 차이 나는데요, 경항공모함에는 10~20대, 중형항공모함에는 30~40대, 대형항공모함에는 50~80대의 함재기를 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생성된 동력을 어떻게 추진기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기계식, 복합식(하이브리드), 전기식으로도 구분됩니다.


해전의 새로운 지배자로 급부상

항공모함은 언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았을까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를 활용한 해전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공중에서 지상을 공격한다는 이점과 더불어 어뢰를 탑재해 대형 전함과도 겨룰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여전히 항공기 성능이 낮아 비행시간과 항속 거리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이에 항공기를 탑재해 공격 지점까지 근접할 수 있는 함정의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항공모함은 더욱 발전하기 시작했는데요. 1921년 현재의 항공모함 형태를 갖춘 영국의 퓨리어스함이 등장했는데, 이는 건조 중이던 순양함을 개조한 것이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미국 해군도 석탄운반선인 주피터함을 개조해 비행갑판을 설치하고 랭글리함이라는 이름으로 재취역시켰습니다.

1차 대전에서 적 함대 정찰, 우군 함대 방어 등 보조 역할만 하던 항공모함은 함재기에 어뢰와 폭탄을 탑재해 공격하는 방법이 급부상한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해전의 새로운 지배자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항공모함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태평양전쟁 당시 미드웨이해전(1924년)에서 미국과 일본은 항공모함의 함재기를 운용해 전투를 벌였고, 항공력이 우세했던 미국이 승리했습니다.

또 1950년 6·25전쟁 초기 북한의 공격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비행장 운용이 어렵게 됐을 때도 항공모함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미 공군은 일본에서 전투기를 출격시켰지만, 대한해협을 넘어야 했던 전투기는 이동 시간만 평균 1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반면 연합군 항공모함의 함재기는 5~10분 만에 지상군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항공모함의 함재기는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을 막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항공모함의 효용성을 입증했습니다.


항공모함 총 8개국에서 운용

현재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이탈리아·인도·태국 총 8개 국가에서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스페인·호주·터키 3개국은 경항공모함급 상륙강습함을 운용하고 있지요. 이어도에서 우리나라와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중국과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요. 중국은 러시아(구소련) 항공모함인 바라크를 개조한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2012년 취역시켰습니다. 랴오닝함에는 젠15 전투기와 대잠헬기 등 40여 대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2019년 2월에는 랴오닝함보다 큰 7만 톤급 산둥함을 취역시켰고, 2017년부터 세 번째 항공모함을 건조 중인데 이는 8만 톤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은 10만 톤급 이상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도 건조할 계획입니다. 일본은 2020년부터 2만4000톤급 이즈모급함 2척을 F-35B 전투기 운용이 가능한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고 있습니다. 2020년대 중반에는 경항공모함 2척을 운용할 계획을 세우는 등 주변국들은 급격하게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습니다.


주변국 항공모함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 해군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항공모함, 구축함, 잠수함 등 대형함 위주로 편성된 주변국 해군과 비교했을 때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열세입니다. 현재 운용 중인 1000톤급 이상 잠수함과 전투함만 비교했을 때 우리 해군력은 함정 톤수 대비 중국의 17%, 일본의 39% 수준입니다. 주변국의 함정 건조 추세를 고려하면 해군력의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변국의 항공모함은 우리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리나라는 주변국과 해양권 확대를 둘러싼 갈등요소가 많습니다. 일본은 동해를 일본의 바다라고 부르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배타적경제수역과 한국방공식별구역 내에서 중국 군함과 항공기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요. 특히 서해에서 중국 군사 활동의 빈도와 강도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도서 영유권, 배타적경제수역 경계 확정, 7광구 같은 해저 자원개발과 관련된 문제들은 앞으로 외교·군사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튜브 국방뉴스 채널에서 선보이는 ‘안승회 기자의 군금해’ 콘텐츠를 국방일보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QR코드를 스캔하시면 모바일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안승회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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