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국방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가상에서 실전처럼…한국형 합성훈련환경 구축을

입력 2021. 04. 30   17:07
업데이트 2021. 05. 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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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화 훈련체계


첨단기술 기반 LVCG 하나로 연동
SW 중심 클라우드 기반 훈련체계
증강현실·3차원 가상지형 등 활용
STE 통해 획기적 전투력 향상 기대
정보강국 위상 맞는 교육훈련 필요

합성훈련환경(STE) 장면. 필자 제공
합성훈련환경(STE) 장면. 필자 제공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군은 ‘1000日 양병(養兵) 1日 용병(用兵)’의 집단이다. 여기서 양병이란 훈련(Training)을 의미한다. 훈련이란 전투원과 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무기·장비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숙달하는 것으로, 평시 군대가 수행해야 하는 가장 핵심적인 과업이다. 훈련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평시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해야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 지휘관이나 장병은 없다. 또 훈련이 실전적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지휘관과 장병도 없다. 문제는 우리의 여건은 훈련 중 안전과 각종 제한사항으로 실전적 훈련을 마음껏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여건에서 실전적 과학화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장병들이 육군과학화전투훈련장으로 이동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나날이 발달하고 있는 첨단과학기술, 점점 빨라지는 네트워크 속도, 요구대로 기반체계를 지원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 등으로 과학화 훈련체계 개발 시 미흡했던 모든 제한사항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대한민국은 초고속인터넷이 발달한 게임 및 정보화 강국으로 과학화 훈련체계를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구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부족한 실전적 훈련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과학화 훈련 필요성 및 종류

현대전은 무기체계의 발달로 무기의 파괴력 및 정밀도가 향상되어 초기 피해가 큰 것이 특징이다. 사전에 충분한 훈련으로 적의 공격을 대비하지 않으면, 반격의 기회조차 마련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같은 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전과 같은 훈련을 반복하여 전장 상황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갖는 것이다.

군의 모든 훈련은 실제 전투가 아니기에 모의훈련(Simulation)의 개념을 갖고 있다. 모의훈련이란 어떤 현상 따위를 예측하고 해석하기 위하여 실제와 같은 모형을 만들고, 모의적으로 실험한 뒤 그 결과로 해결 방법을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미군은 훈련에 대한 개념을 “All but war is simulation: 전쟁을 제외한 모든 것은 시뮬레이션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모의훈련으로 진행하는 과학화 훈련은 4가지(LVCG)로 분류돼 발전해 왔다. 실기동훈련(Live), 가상훈련(Virtual), 워게임 모의훈련(Constructive), 게임(Game)이 그것이다.

우리 군의 과학화 훈련은 실기동훈련(Live)을 위해 과학화훈련장(KCTC)을 만들고 마일즈 장비로 훈련하고 있고, 가상훈련(Virtual)은 고도의 숙련이 필요한 전차 및 헬기조정훈련에 시뮬레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사단의 모든 병력과 장비를 마일즈 장비로 훈련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실 병력을 움직이지 않는 사단급 이상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은 전투지휘훈련프로그램(BCTP·Battle Command Training Program)이며 매년 실시하는 한미 연합연습은 대표적인 워게임 모의훈련(Constructive)이다. 게임(Game)은 말 그대로 게임을 훈련에 사용하는 것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효과에 관한 많은 연구를 한 결과 게임이 인간의 인지적 훈련에 효과가 높다고 알려졌다. 대다수의 서방세계 국가들이 VBS3(Virtual Battle Space3)와 같은 게임을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채택하여 교육·훈련에 사용하고 있다.



 

과학화 훈련체계 발전

1990년대 이전까지 LVCG 훈련체계들은 단독훈련체계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미 국방고등개발연구원(DARPA)에 근무하던 잭 소프 공군 대위는 분산 네트워크하에서 여러 장비를 동시에 연결해 훈련하는 프로젝트인 SIMNET(SIMulator NETworking)를 성공시켜 네트워크 기반으로 연결되는 훈련체계로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상호 연동 시 기술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고, SIMNET는 서로 다른 성격의 훈련체계를 연동시키기에 훈련 준비와 운용에 많은 인력·비용이 투입되는 등 제한사항을 노출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고 있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민간인의 게임 기술은 군의 시뮬레이터와 워게임 모델을 대체하고,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실기동 훈련체계와 연결하며, 지구의 3차원 가상지형과 첨단 학습체계를 연결한 체계를 등장시켰다. 이것이 바로 합성훈련환경(STE·Synthetic Training Environment)이다. STE는 방대한 시설과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던 과거 과학화훈련 체계들과 달리 소프트웨어 중심의 클라우드 기반 훈련체계이다. 사용자들은 기존처럼 실물과 똑같은 시뮬레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증강(AR)·가상(VR)·혼합(MR) 기술을 적용한 홀로렌즈와 같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하고 상용 모니터와 진동을 몸으로 느끼는 햅틱 기술 기반의 시뮬레이터를 통해 STE에 접속하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3차원 가상 세계지형(OWT)은 지형을 구축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공개된 다양한 지형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지형정보를 자동으로 분석, 도로·식생·지질 등의 속성까지 부여된 가상지형을 생성한다. 사용자가 직접 필요한 지형을 구성하거나 임의의 지역에서는 드론 등을 이용하여 지형을 촬영한 후 세부 지형을 자동 생성할 수 있는 기술까지 포함돼 있다.

통합훈련 모의 소프트웨어(TSS)는 기능성 게임 기술을 기반으로 모든 과학화 훈련체계를 오픈 아키텍처로 통합한 플랫폼이다. TSS는 통합된 가상공간에 VCG 훈련이 통합됨으로써 자연스럽게 훈련계획 및 결과 등의 데이터를 균등하게 생성할 수 있게 됐다. 추가적인 기능이 필요할 경우 오픈 플랫폼에 필요한 서비스들을 추가하면 된다.

훈련관리도구(TMT)는 제대별 과업을 중심으로 훈련계획을 수립하고 궁극적으로 TSS를 활용한 가상훈련 시 평가자의 관찰 위주 평가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한 자동 평가로 훈련자 및 훈련부대의 준비태세를 제시하는 소프트웨어 체계다. 축적된 훈련 빅데이터(BigData)를 분석하여 궁극적으로 지능형 학습체계 등을 통해 자동으로 개인·부대에 훈련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제시함으로써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도구다.

우리 군은 과학화 훈련체계를 적용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에 있다. 따라서 합성훈련환경(STE)을 이용해 훈련한다면 지능형 튜터(개별 지도교관)에 의해 개인별로 미흡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보완, 획기적인 전투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군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며 정보 강국의 위상에 맞는 과학화 훈련체계를 활성화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당면 임무이다. <김관호 육군협회 사 이버센터장/예비역 육군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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