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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新 연합C4I정책(MPE)이 한국군에 주는 시사점

입력 2021. 03. 17   14:00
업데이트 2021. 03. 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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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新 연합 C4I정책(MPE)이 한국군에 주는 시사점
국방논단 1841호(한국국방연구원 발행)


미군은 새로운 연합지휘통제체계 정책을 제시하고, 전 세계 표준화된 정보공유 환경인 MPE를 구축하고 있다. 미군의 MPE 구축은 한미 연합작전 수행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우리 군의 연합지휘통제체계에도 변화가 요구될 수 있다. 본고에서는 미군의 MPE 개념과 정책 추진에 따른 예상 변화 그리고 미군이 타 국가와 적용한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미군의 MPE 구축이 우리 군에 미치는 시사점과 한미 연합지휘통제체계 개선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제시하였다.


핀란드에서 실시된 ‘Bold Quest 2019’ 훈련에서는 미국 등 모든 미션 파트너가 사용할 수 있는 공통 언어 명령 및 제어 정보 운영 체제인 미션 파트너 환경이 지원됐다. 사진 = 핀란드 국방부 홈페이지
핀란드에서 실시된 ‘Bold Quest 2019’ 훈련에서는 미국 등 모든 미션 파트너가 사용할 수 있는 공통 언어 명령 및 제어 정보 운영 체제인 미션 파트너 환경이 지원됐다. 사진 = 핀란드 국방부 홈페이지


미군은 합동 정보 환경(JIE: Joint Information Environment) 구축을 통해,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다양한 네트워크를 단일 네트워크 환경으로 통합하고 있다. 합동 정보 환경의 주요 추진사항 중 하나로, 연합국과의 표준화된 정보공유 환경(MPE: Mission Partner Environment) 구축이 포함되어 있다.


미군의 MPE 개념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연합국과 수행하는 임무 네트워크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미래 한미 간 연합작전 수행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미군의 MPE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군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식별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고에서는 미군의 MPE 구축 배경과 특징 그리고 주요 추진현황을 살펴보고, 미군과 타 국가 간 연합 네트워크에 MPE 개념을 적용한 사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한.미 연합작전 수행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사점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지휘통제체계의 개선방향에 대한 고민을 담아보았다.

美 MPE 개념

MPE 구축 배경


과거 미군은 타 국가와 연합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기존의 다국가 정보공유 환경을 MNIS로 구축하였다. 그러나 다국가 정보공유 환경(MNIS)은 미군을 중심으로 체계가 구축되었기 때문에, 미군의 지휘통제체계 정책에 종속되어 구축 및 운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연합 네트워크 확장의 제한, 연동 지연, 상황 식별 제한 등의 문제점이 야기되었다. 

이 문제는 2008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수많은 전쟁 참여국가/군 및 국제조직에서 활용하는 지휘통제체계가 서로 다른 표준, 언어, 보안정책을 운용하고 있어, 연합 네트워크의 복잡도가 증가하고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당시 연합국은 미군의 CENTRIXS-ISAF 및 나토(NATO)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아프가니스탄 임무 네트워크(AMN: Afghanistan Mission Network)를 구축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AMN은 연합영역에 적용되는 정보공유 표준을 마련하여 아프가니스탄전 참전국/군 간 데이터 공유를 원활하게 하고, 정보의 보안성과 일관성도 쉽게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또한, 임무별 네트워크도 통합하여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관리에 요구되는 시간과 비용도 절감시켰다.

AMN은 미군 MPE 개념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으며, 현재 미군의 MPE 구축 목표는 전 세계 및 모든 지역 임무에 대해 AMN과 같은 환경을 적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군은 전 세계 MPE 구축을 통해 모든 연합국/군과 표준화된 정보 연동 환경을 구축하여 보완성, 일관성, 효율성 등을 달성하고자 한다.

MPE 주요 개념 및 특성


MPE는 미군과 연합국/군 간 네트워크 기반의 연합작전 수행을 지원해주기 위한 정보 인프라라고 볼 수 있다. 주요 목표는 미군과 연합국/군 간 정보공유 능력 성취, 임무효과 최대화, 모든 군사작전 영역에 표준화된 네트워크 환경 구성, 임무 파트너 지원 등이 있다.

미군의 MPE 개념을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으며, 이를 구축하기 위한 세 가지 주요 요소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가상화 기반 데이터센터(VDC: Virtual Data Center) 구축이다. 가상화 기반 데이터센터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임무 네트워크와 사용자들에게 표준화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임무별로 네트워크를 따로 구축.운용하는 기존 환경과 비교하여, 구축에 요구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운영.관리의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지휘통제체계 단말기의 통합이다. 단말기에 가상화 기반 기술(VDI: 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MEC: Multi Enclave Client)을 적용하여, 사용자가 하나의 단말기를 통해 비밀등급이 다른 다수의 네트워크(비밀망, 평문망, 연합망, 상용인터넷 등)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기존 체계별로 별도 운용되던 단말기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사용자의 편리성 및 업무의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다. 미군은 이 기술을 기존 단말기인 PC나 노트북뿐만 아니라 모바일 단말기까지 적용을 확대함으로써,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임무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통신망 구성의 통합이다. 다양한 네트워크를 하나의 표준화된 연동체계(Enterprise CDS: Cross Domain Solution, MPGW: Mission Partner Gateway)로 통합하여 구성하고 운용함으로써, 네트워크 구성의 신속성과 확장성 그리고 상호운용성을 보장할 수 있다. 또한 통신망에 다양한 암호화 및 보안기술을 적용하여, 필요 시 상용망을 사용하는 상황에서도 신뢰성과 보안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앞선 미군의 MPE 주요 추진 요소에 따라, 기존 연합 환경(MNIS) 대비 변화하는 미래 모습을 예상하면 <표 1>과 같다.


美 MPE 구축 현황


2008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AMN으로부터 시작된 미군의 MPE는 2012년에 구체화된 전략이 수립되고, 2015년에 구현방안이 수립되면서 현재 본격적으로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세 개의 지역 전투사령부에 MPE 개념을 적용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주한미군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비롯하여 다른 지역전투사령부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MPE 핵심 추진사항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 구축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독일에 한 개의 데이터센터가 구축 완료되어 세 개의 임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 본토 플로리다에 한 개의 데이터센터를 추가 구축하고 있다. 이외에 네 개의 데이터센터 추가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 계획안에는 인도태평양사 지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MPE 개념 적용의 범위에 주한미군도 포함되어, 미래 한미 간 연합작전 수행체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타 국가의 MPE 구축 사례를 통해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인지 예상해볼 필요가 있다.

미군과 타 국군 간 MPE 적용 사례
나토(NATO)

사진 = www.act.nato.int
사진 = www.act.nato.int


나토는 참여국/군 간 상호운용성을 보장을 위해 연합 네트워크 환경을 AMN에서 연합 임무 네트워크(FMN: Federated Mission Network)로 발전시키고 있다. FMN은 나토, 나토 참여국, 비-나토 국가/조직의 임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공유 환경을 의미하며, 이를 구축하기 위한 공통의 개념, 원칙, 구조 표준화 등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미군과 나토는 정책적 수준에서 연합 네트워크 거버넌스를 공동으로 수립함으로써 통일된 방향성을 유지하며 추진하고 있다. 이 거버넌스에는 연합 네트워크에 연결이나 운영.유지, 종료 등에 대한 절차(JMEI: Joining, Membership & Exit Instruction)와 데이터 연동 및 보증에 대한 표준(CIAV: Coalition Interoperability, Assurance & Validation) 그리고 연합 네트워크의 구성요소에 대한 수명주기를 관리하기 위한 방법론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미군과 나토의 연합 네트워크 간 상호운용성이 보장되고, 유연한 정보 연동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FMN의 기능 확대는 진화적 개발(Spiral) 방법론을 적용하고 있다. 2016년 최초 Spiral 1단계에서는 단순한 텍스트나 이미지 데이터 공유, 웹 호스팅, DNS 등과 같은 핵심 서비스 기능만 개발하였다. 이후 Spiral 2, 3단계에서는 클라우드, 앱스토어 등 핵심 서비스 기능을 확장하고, 상황인식 기능이나 지형정보 공유 등 임무응용서비스를 추가하였다. 현재는 Spiral 3단계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고, Spiral 4단계로 진입하여 기술 표준화 및 구현이 진행 중이다.

FVEY(Five Eyes)


FVEY의 연합 네트워크 환경 구축 역시 나토와 거의 유사하게 추진되고 있다. FVEY의 지휘통제 관련 위원회/기구를 통해 통합적인 발전계획이나 기술 표준, 보안정책 등 연합 거버넌스를 수립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 방법론을 적용해 연합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연동구조 측면에서 보면, 연합영역의 정보공유 수준에 따라 일부 차이가 존재한다.


연합영역 정보공유는 국가나 전략 수준에서 비밀정보를 공유하고 임무 준비 및 계획을 수행하는 것(Enduring)과 작전 및 전술적 수준에서 임무 수행에 참여하는 국가/군 간 임무 정보를 공유하는 것(Episodic)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나토는 하나의 FMN 환경 내에서 정보공유 수준에 따라 운용개념과 임무 단계를 구분하는 반면에, FVEY는 정보공유 수준별로 별도의 체계를 구축하여 운용하고 있다. 국가/전략급 수준에서는 FVEY에서 공동으로 구축.관리하는 페가수스(Pegasus) 체계를 이용하고 있으며, 작전/전술급 수준에서는 해당 임무를 주도하는 국가와 군별을 중심으로 별도의 연합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운용한다.

작전/전술급 수준의 대표적인 사례로 호주 육군의 MPE 구축을 들 수 있다. 호주 육군은 통합정보관리노드인 연합서비스노드(CSHub: Coalition Service Hub) 개념을 이용하여 작전/전술급 연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연합서비스노드는 연합 네트워크의 중심노드가 되고, 전력을 제공하는 각 국가의 체계(서버 등)는 중심노드와 연결하는 방식(Hub and Spoke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 방식을 통해, 호주 육군은 연동구조를 단순화하여 운용.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FVEY 외의 전력제공 국가도 쉽게 전술 연합 네트워크에 연결하여 정보 연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시사점 및 한국군 연합지휘통제체계 개선 방향


미군의 MPE 구축은 한미 연합 네트워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앞선 타 국군 사례와 마찬가지로 한국군 연합지휘통제체계도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미군의 MPE 개념과 타 국가의 적용 사례를 통해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측면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연합 네트워크 환경의 현대화이다. 미군은 MPE 개념 적용과 함께 가상화 기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통합 단말기, 모바일 환경, 통신망 통합구성과 같은 연합 네트워크의 현대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군은 임무의 효율성 향상, 네트워크 운용·관리 비용 절감, 네트워크 구성의 신속성 및 확장성 등을 달성하고자 한다. 미군의 현대화 개념은 우리 군 네트워크 환경 발전 방향을 식별하는 데 좋은 참고사례가 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우리 군의 연합지휘통제체계 성능개량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한미 간 연합작전 수행환경 개선 측면에서 타 국군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군은 전 세계 연합 네트워크에 MPE 개념을 반영하고 있으며, 당연히 주한미군에도 MPE 개념이 적용될 것이다. 미군의 MPE 구축은 자국 체계뿐만 아니라 동맹국 체계의 수정도 요구될 수 있으므로, 가까운 미래에는 한미 연합지휘통제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군은 미군의 MPE 개념과 타 국가 적용 사례를 바탕으로 미래 한미 연합작전 수행환경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 미군과 타 국가 간 관계에 따라 MPE 개념 적용 형태가 다르고 공개되는 자료의 수준이 다르므로, 한미 관계나 자료 확보 용이성을 고려한 선별적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요소는 한미 연합영역의 거버넌스 수립이다. 연합 거버넌스에는 연동 정책과 보안정책, 데이터/기술 표준, 추진전략(개발 방법론), 연동구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 중 연동구조 측면에서 보면, 현재 한미 관계가 작전/전술급 수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므로 FVEY(호주) 작전/전술급 수준의 연합 네트워크가 좋은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 호주 육군에서 적용한 연합서비스노드 개념을 기반으로 한미 연합체계 연동구조를 수립한다면, 구조의 단순화를 통한 구축.운용.관리의 효율성 향상과 향후 UN 및 타 국군과의 연동 시 신속성 및 확장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연동구조를 제외한 나머지 거버넌스 수립은 나토의 거버넌스 사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나토의 거버넌스는 최초 MPE 개념부터 현재 고도화된 정책까지 미군과 함께 수립해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연동 절차, 상용 기술 표준과 군 전용 별도 표준의 활용, 보안정책, 공통/임무 기능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이를 진화적 방법론을 통해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나토의 거버넌스 사례는 연동 표준이나 연동 절차 등에 대한 공개된 자료가 많아, 한국군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토 거버넌스와 그 추진 경과를 참고하면, 한.미 간 주요 요소를 식별할 수 있으며 미래 한.미 연합 네트워크의 MPE 개념 적용 시 단계별 추진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제시한 개념과 사례를 바탕으로 미래 한.미 연합지휘통제체계 발전방향을 식별하고 개선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제안한다. 현재 우리 군 내부적으로는 연합지휘통제체계의 고도화가 추진되어야 하는 상황이고, 외부적으로는 미군의 MPE 구축으로 인한 연합 네트워크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내.외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연합지휘통제체계 개선이 요구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군의 MPE 개념을 이해하고 타 국군 적용 사례를 참고하여, 정책적 결심과 한.미 간 원활한 협조 그리고 추진 사업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편도후

pyeon@kida.re.kr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안병오 

boahn@kida.re.kr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 본지에 실린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본 한국국방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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