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K방산 현장을 가다

K9·레드백 앞세워 수출 가속 국방로봇·무인체계로 미래전 선도

윤병노

입력 2021. 02. 18   16:39
업데이트 2021. 02. 1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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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화디펜스


영국 자주포 사업 ‘K9’·호주 궤도형 장갑차 사업 ‘레드백’
언택트 무기체계 RCWS 차륜형장갑차 ‘타이곤’도 수출
2023년까지 한국형 자주도하 장비 M3K 생산 계획
무인 수색차량 개발…선박·전력용 ESS 사업도 확대


호주 궤도형 장갑차 도입사업 최종 2개 후보에 오른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사진=조종원 기자
호주 궤도형 장갑차 도입사업 최종 2개 후보에 오른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사진=조종원 기자

한화디펜스는 화력·기동·대공·무인화 체계, 국방로봇 분야에서 최상의 기술력과 제품 신뢰도를 갖춘 종합 방산기업이다. 1978년 방위산업에 진출한 이후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투자로 ‘국내 최대 지상 방산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K9 자주포를 비롯한 10개 품목을 13개국에 수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도 전력투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수출액은 2조2000억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방위력 증강에 이바지하고, 방산 수출을 주도하는 한화디펜스의 현주소와 미래 비전을 소개한다.
글=윤병노·김상윤/사진=조종원 기자


K9 자주포·레드백 장갑차 수출 ‘장밋빛’

한화디펜스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무기체계가 있다. 우리 군(軍) 화력체계의 핵심이자 ‘명품’ 자주포로 불리는 K9이 주인공이다. 1999년 최초로 작전 배치된 K9은 지난해 11월 1100여 문의 전력화를 완료했다.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총 590문을 수출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호주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의 하나인 자주포 획득 1차 사업(Land 8116 Phase 1) 우선협상 대상 장비로 선정됐다. 1차 사업은 K9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규모다. 2027~2032년에는 2차 사업(Phase 2)이 예정돼 있으며, 수주를 위해서는 1차 사업을 성공시키는 게 최대 관건이다.

영국 자주포 획득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영국 자주포 사업은 현재 정보요구서(RFI) 단계로, 영국군이 요청하는 사항에 대해 3차에 걸쳐 RFI를 회신했다. 사업 공고는 내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구매국인 폴란드·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인도와도 추가 물량을 논의 중이며, 수출 영토를 넓히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의 수출 전망도 ‘장밋빛’이다. 레드백은 2019년 9월 호주 궤도형 장갑차 도입사업(LAND 400 Phase 3) 최종 2개 후보에 올랐다. 한화디펜스는 올해 진행될 최종 시험평가에서 우수한 성능을 증명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레드백은 검증된 기술(K9 파워팩·K21 보병전투장갑차 현수장치 및 설계 경험 조합)로 만들어진 병력수송용 장갑차다. 고객 요구에 따라 다양한 제품과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레드백은 자주포 사업과 맞물려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한화디펜스는 기대하고 있다.

한화디펜스가 자체 개발한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 사진=조종원 기자
한화디펜스가 자체 개발한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 사진=조종원 기자


든든한 정부 지원 아래 ‘타이곤’도 탄력

대공무기체계 비호복합은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인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12월 인도 육군의 자주복합 대공방어체계(SPAD-GMS) 도입사업 시험평가를 마친 상태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정부 지원과 한화디펜스의 노력이 합해져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륜형장갑차 ‘타이곤(TIGON)’ 역시 정부의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 제도’에 따라 육군 2개 부대에서 운용하고 있다.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은 방산업체가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한 무기체계를 군에서 일정 기간 사용한 뒤 운용 실적을 제공하는 방산 수출 지원제도다.

타이곤은 6개의 바퀴 하나하나를 독립적으로 구동·제어할 수 있다. 최고 시속 100㎞ 이상의 주행 능력과 방호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장으로는 경량형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을 장착한다. RCWS는 함정·장갑차·자주포·전술차량·전차 등에 탑재되는 ‘언택트’ 무기체계다. 장비 외부에 장착된 무기체계를 함정·차량 내부에서 원격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전투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화디펜스는 2003년부터 원격무장 사업을 수행하며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군 신형 고속정(PKMR)과 항만경비정에 K6 중기관총(12.7㎜)이 달린 함정용 RCWS를 탑재했다. 현재까지 100만 시간 이상 운용하며 95% 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해병대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에도 복합화기 RCWS가 탑재된다. 복합화기 RCWS에는 K4 고속유탄기관총과 K6 중기관총이 장착된다.

민·군 협력 과제로 2019년 개발을 완료한 다목적 무인차량.사진=조종원 기자
민·군 협력 과제로 2019년 개발을 완료한 다목적 무인차량.사진=조종원 기자


미래 전장환경 부합 방산 솔루션 개발

지난해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은 모든 분야를 꽁꽁 얼어붙게 했다. 방산 시장도 마찬가지. 이런 상황에서도 한화디펜스는 자주도하 장비와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등 신규 개발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자주도하 장비는 지난 1월 기술협력생산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2023년까지 한반도 지형에 최적화된 한국형 자주도하 장비 M3K를 국내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의 통합형 소형로봇인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체계개발 계약을 따내 미래형 국방 로봇 시장을 선점했다.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은 폭발물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DMZ)와 위험지역에 매설된 지뢰를 탐지·제거할 수 있다. 지뢰를 탐지하면 3차원 영상으로 표시해 운용자가 쉽고 정확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폭발물 탐지·제거에 사용하는 각종 도구를 조작 팔에 자동으로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미래 전장환경에 부합한 첨단 방산 솔루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인공지능(AI), 딥러닝(Deep Learning·컴퓨터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하는 기술),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접목한 미래형 국방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군 신형 고속정에 장착된 원격사격통제체계. 사진=조종원 기자
해군 신형 고속정에 장착된 원격사격통제체계. 사진=조종원 기자


다목적 무인차량 개발 군 시범운용 추진

민·군 협력 과제로 2019년 개발을 완료한 다목적 무인차량은 군 시범운용을 추진하고 있다. 4륜 구동 방식의 다목적 무인차량은 원격으로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200㎏ 이상을 적재·운반할 수 있으며, 부상자를 태우고 자율주행으로 후방 응급치료소까지 이동할 수 있다. 적 화기 공격을 받아도 주행이 가능한 ‘에어리스 타이어(Airless Tire)’를 선택 장착할 수 있다.

지난해 육군드론봇전투단 주관으로 시행된 군 운용시범에서는 △원격주행 △자율 이동·복귀 △장애물 회피 △드론 통신 중계 등 다양한 무인체계 기술을 입증했다. 육군교육사령부가 주관한 전투실험에서는 자체 개발한 RCWS를 탑재하고, 총성을 감지해 적 화기 방향으로 총구를 돌려 공격하는 등의 전투지원 모드를 시연했다.

6륜 구동 다목적 무인차량도 곧 개발이 마무리된다. 차량 상부에 RCWS를 기본으로 장착해 병력 수송지원과 전투 임무를 동시 수행할 수 있다. 다른 다목적 무인차량이 수송과 전투 임무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5G 상용 네트워크를 보조 통신장비로 사용할 수 있어 통신망이 제한되는 산악지형에서도 자율주행과 대용량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중·대형 전투로봇체계인 무인 수색차량을 개발 중이며, 차륜형장갑차에 탑재할 수 있는 경량형 RCWS를 국산화해 육군의 ‘아미타이거(Army Tiger) 4.0’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잠수함 리튬이온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선박용과 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인터뷰] 손 재 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국가 지킨다는 마음…‘글로벌 탑 티어’ 도약할 것”

사진=조종원 기자
사진=조종원 기자

“이윤만 추구하는 방산기업이 아닌 우리 군과 함께 국가를 지킨다는 각오로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한화디펜스 손재일 대표이사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 Tier)’로 제시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을 현재 대비 최소 3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K9 자주포 무인화,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호주·미국 시장 진출, 미래형 무인화체계 및 국방로봇 개발에 매진할 방침이다.

“한화디펜스는 자주포·장갑차, 대공무기체계 분야 등에서 풍부한 개발 노하우와 전력화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품질 면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먼저 우리가 잘하는 지상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1등 제품’을 만들어 수출을 늘리면서 미래형·차세대 무기체계 개발을 병행할 계획입니다.”

한화디펜스는 20여 년 동안 국방 유·무인 로봇 기술·제품 개발을 선도해 왔다. 국내에서 무인화체계와 관련된 국책 과제를 가장 많이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맞는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국방로봇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체계개발 중인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을 포함해 2026년 전력화 예정인 무인 수색차량 탐색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RCWS 분야는 함정용을 시작으로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용 복합화기 전력화를 진행 중입니다. 독자 개발한 신형 RCWS는 AI 핵심기술을 적용해 사용자가 표적을 신속·정확하게 탐지·식별할 수 있으며, 일반 차량부터 유·무인체계에 적용이 가능해 군의 작전 수행능력 향상에 기여할 것입니다.”

K9 자주포는 수출 효자 종목이다. 성능개량형인 K9A1도 야전에서 뛰어난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1차(A1) 성능개량은 운용성·편의성 향상에 중점을 뒀으며, 2차는 탄약취급을 완전 자동화해 최대 발사속도를 분당 9발 수준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ADD와 함께 올해 안으로 K9A2 성능개량 핵심기술 개발을 완료한 뒤 2023년부터 체계개발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사거리 연장, 무인화 기술을 접목한 3차 성능개량(A3)의 개념연구도 군·산·학·연 협력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화디펜스의 최대 고객은 대한민국 국군이다. 한화디펜스는 언제·어디에서나 고객의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전국 10개 지역에서 고객만족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평균 약 80만㎞를 이동하며 야전정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지구 둘레를 20바퀴 도는 것과 같은 거리다.

“방위산업 수준은 국격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한화디펜스는 고객이 만족하고, 국가안보 수호에 일조하며, 수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입니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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