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부사관학교 RNTC 후보생 5·6기 동계입영훈련

김상윤

입력 2021. 01. 20   16:44
업데이트 2021. 01. 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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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복 땀범벅, 후보생 눈빛 투지로 빛났다

총 218명 3주에 걸쳐 훈련 진행
2학년 5기생은 임관종합평가
 
대항군 발사 공포탄 소리 요란해도
분대장 후보생 중심 상황 타개 돋봬
이동동선 분리 등 방역조치 만전도


20일 육군부사관학교 분대전투훈련장에서 동계입영훈련에 참가한 육군 부사관학군단 후보생들이 전방 고지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20일 육군부사관학교 분대전투훈련장에서 동계입영훈련에 참가한 육군 부사관학군단 후보생들이 전방 고지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적 포탄 낙하 상황에서 연막을 뚫고 약진하는 육군 부사관학군단 후보생들.
적 포탄 낙하 상황에서 연막을 뚫고 약진하는 육군 부사관학군단 후보생들.

“적 포탄 낙하! 소산 후 이상 유무 보고!” 20일, 육군 부사관학군단(RNTC) 후보생들의 동계입영훈련이 진행 중이던 육군부사관학교 분대전투훈련장.

연막탄이 터진 것을 가장 먼저 식별한 분대장 후보생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즉시 모든 분대원들이 흩어져 나무와 돌무더기 뒤로 몸을 숨겼다. 시야를 가리는 자욱한 연기 속에 숨을 헐떡이며 전방을 주시하는 후보생들의 모습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추위로 얼어붙은 땅을 박차고 약진해 신속히 위험지역을 이탈한 후보생들 앞에 이번엔 가상의 적이 나타났다. 대항군 역할을 맡은 후보생들이 사방에서 발사하는 공포탄 소리로 훈련장이 쩌렁쩌렁 울렸다.

그때였다. 상황을 지켜보던 교관이 훈련을 잠시 중단했다. 적 조우 상황에서 분대장 조와 부분대장 조의 산개 형태, 엄호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후보생들은 이후로도 모든 상황 대응이 완벽하게 이뤄질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 숙달 훈련을 했다. 영하의 날씨도,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마스크도 후보생들에게는 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전투복이 흙과 땀으로 범벅이 돼갈수록, 이들의 눈빛에는 더욱 뜨거운 투지가 끓어올랐다. 하나의 상황을 돌파할 때마다 후보생들은 최정예 전투부사관에 한 걸음 가까워져 있었다.

육군부사관학교는 지난 4일부터 오는 22일까지 3주에 걸쳐 전국 3개 대학에 설치된 RNTC 5·6기 후보생 218명(여 44)을 대상으로 동계입영훈련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임관을 앞둔 2학년 5기 후보생들은 이번 입영훈련에서 분대전술 운용능력 숙달과 함께 ‘임관종합평가’를 받는다. 독도법·개인화기·체력 등 야전에서 요구하는 기본 능력과 초급간부의 자질을 최종 검증하는 엄정한 평가다. 5기는 RNTC 정식 운영 이후 첫 임관 기수다.

지난해 여름 하계입영훈련에 이어 두 번째 입소한 1학년 6기 후보생들은 유격훈련·각개전투·개인화기 등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통해 전투부사관으로서 필수인 전투기술과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는 정신력을 배양하고 있다.

이날 6기 후보생들의 각개전투훈련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자기 주도 학습법’과 ‘행동화 실습 위주 교육훈련’이었다. 교관이 상황을 부여하면 분대장 후보생을 중심으로 신속한 상황판단과 명령하달, 대응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모습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후보생 중심 교육훈련’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교관의 설명에 따르면, 후보생들의 병영생활 역시 자치근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간부로서 필수적인 강한 책임의식을 입영훈련 기간에 집중적으로 함양토록 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입영훈련이 진행되는 만큼, 학교는 철저한 방역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일일 단위 체온확인, 개인 위생 관리 점검은 물론이고, 후보생과 기간 장병들의 이동 동선 및 생활 공간을 완벽히 분리하는 등 안전한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색 사연의 후보생들도 많다. 경북전문대 RNTC 5기 임은택 후보생은 동생인 6기 임권택 후보생과 함께 입영훈련을 받고 있다. 부모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형제가 함께 부사관에 도전하게 됐다. 전남과학대 RNTC 6기 김지수 후보생은 2019년 RNTC 선발에서는 탈락했지만, 재도전에서 끝내 꿈을 이뤄 더욱 열정적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

임은택 후보생은 “남들과 다른 뜻깊은 방학을 보내고 있어 보람차다”며 “동생과 함께하는 만큼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최고의 부사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지수 후보생은 “어렵게 선발된 만큼, 어떠한 어려움과 시련에도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임관하는 그날까지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과학기술대 부사관학군단 훈육관인 이재용 상사는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로서 활약할 RNTC 후보생들이 최정예 전투부사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훈육관으로서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부사관학교는 RNTC가 설치된 경북전문대학교·대전과학기술대학교·전남과학대학교와 RNTC 개설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황병태(소장) 부사관학교장과 경북전문대 최재혁 총장, 대전과학기술대 이효인 총장, 전남과학대학교 이은철 총장 등이 참석해 원활한 RNTC 운영 및 발전에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글=김상윤/사진=조종원 기자

RNTC

RNTC(Reserve Non-commissioned Officer’s Training Corps)는 전문대학교 재학생 중 일정 인원을 선발해 재학 간 군사학 수업과 12주간의 입영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졸업 후 하사로 임관시키는 제도다. 지난 2015년 시범운영을 시작해 지난해 3월 1부로 정식 운영되고 있다.

현재 육군 RNTC 설치 대학은 경북전문대·대전과학기술대·전남과학대 등 3개 학교다. 부사관학교는 앞으로 RNTC 설치 대학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배출된 RNTC 출신 전투부사관은 338명(여42)이다. 최근에는 경북전문대 RNTC 1기로 임관한 김소현 중사가 훈련부사관에 임명돼 RNTC 최초 훈련부사관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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