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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무공훈장찾아주기 프로젝트
지난 1년간 가슴 절절한 사연도 많아
코로나로 탐문 중지 등 난관 있지만
한 분이라도 더 찾기 위해 노력할 것
육군인사사령부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은 2020년 ‘달려라! 우주선(우리 모두가 주는 존경과 감사의 선물)’ 프로젝트를 추진, 1만여 명의 숨은 별을 찾아 이 중 6000여 명에게 무공훈장을 전달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축구선수 손흥민과 방송인 이지애, 학생 동화작가 전이수 군이 국민 홍보에 동참했고, 전국 65개 행정관서(시·군·구)에 대한 탐문조사를 했다.
조사단은 전국을 3개 권역으로 나눠 각 조사팀이 그 지역 행정관서 탐문과 훈장 전수를 맡고 있다. 나는 부산·대구·울산·경상도 권역을 전담하는 조사 3팀장으로서 그간 우주비행사의 소회를 전하고자 한다.
조사팀은 70년 전의 기록 해독·정리부터 시작해 훈장이 주인공의 손에 최종 전달되기까지 모든 실무를 담당한다. 우선 전쟁 당시 남아 있는 기록을 퍼즐 맞추듯이 정리한다. 당시 거주표 등을 기초로 공로자를 찾기 위한 모든 정보를 모은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우주선’의 행선지를 결정하는 제일 중요한 일이다.
명부를 정리한 후 지자체를 방문해 제적등본과 주민등록원부를 확인해 공로자를 찾아낸다. 그러나 관할 주소지 행정관서에 찾는 공로자가 없거나 생년월일과 이름(한자 포함)이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전사자는 본인이 호주인 경우가 거의 없어 형제·가족으로 추정되는 기록을 일일이 확인한다.
현장 탐문은 1개 시·군의 모든 읍·면을 대상으로 해 보통 1~2주가 소요된다. 조사팀은 하루에 3~4개 읍·면을 탐문하는데 행정관서가 업무를 시작할 때부터 퇴근 시간까지 찾아도 시간이 부족하다. 거제시에서는 탐문활동 간에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전사자의 유가족임을 확인해 눈물을 흘리며 함께 감격한 순간도 있었다. 우리 팀은 3년간 74개 시·군 지역 900여 개 읍·면을 방문해야 한다.
탐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최종 서류 일치 여부를 검증하고 훈장을 전달하기 위해 공로자와 유가족에게 통보한다. 공로자 유가족에게 안내 전화를 했는데 그 유가족이 현역 해군 제독인 경우도 있었다. 현역 장성도 아버지가 수훈 대상자임을 몰랐던 것이다.
또 한번은 “시아버지가 6·25 전사자이며 그 유해를 찾지 못해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했다”는 안타까운 전화 민원을 받고 그분이 화랑무공훈장 공로자이고 유해는 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갓 태어난 아들을 두고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의 유해와 잊힌 훈장을 70년 만에 찾아 아버지의 묘비 앞에서 아들에게 수여했다. 70세가 된 아드님의 사연은 갓 돌 지난 쌍둥이 딸이 있는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행사 후 며느님의 감사 전화는 우주비행사의 노고를 잊게 해주었고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지 깨닫게 했다.
우주선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지나고 있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훈장을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점점 마음이 조급해진다. 코로나19로 인한 탐문활동 중지, 행정관서와의 협조,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전화 거절 등 여러 난관은 이제 항해하는 배 앞의 높은 파도에 불과하다. ‘우리 모두가 주는 존경과 감사의 선물’을 더 늦지 않게 전달하려면 지역 책임부대와 예비군지휘관을 포함한 군 관계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6·25 참전자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온 국민이 ‘달려라! 우주선’의 우주비행사가 돼 숨은 호국 영웅을 함께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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