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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업고 촬영장 누비던 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레디~ 액션’

최승희

입력 2020. 12. 07   16:23
업데이트 2020. 12. 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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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영화 ‘미망인’ 속 시공간 넘나들며 신 여성상 담아
이소연·김지숙 등 국립창극단 배우 대거 참여 


딸을 업고 있는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딸을 업고 있는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콘셉트 사진. 박남옥 역을 맡은 이소연.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콘셉트 사진. 박남옥 역을 맡은 이소연.

국립극장은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을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공연에서는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의 주체적인 삶을 재조명한다. ‘아프레걸(apres-girl)’은 전후(戰後)라는 뜻의 프랑스어 ‘아프레 게르(apres-guerre)’에서 ‘게르’를 ‘걸(girl)’로 바꾼 말로 6·25 이후 새롭게 등장한 여성상을 일컫는다. 봉건적 사회 구조와 관습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며 사회 안에서 자신의 주체적 역할을 찾은 여성들을 지칭한다.

박남옥은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격동의 시절을 살아오며 전통적 여성상에 도전한 대표적인 인물로 이번 작품은 그의 진취적이며 도전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시련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인간의 숭고한 정신을 이야기한다.

1923년 경북 하양 출생인 박남옥은 온갖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영화 ‘미망인’(1955)은 박남옥이 남긴 단 한 편의 작품으로, 진솔하게 그려낸 당시의 풍경뿐 아니라 한 여성이 목숨을 걸고 그려낸 치열한 인생이 담겨있기도 하다.

박남옥은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업은 채 촬영을 이어갔고,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의 밥까지 손수 차리며 현장을 누볐다.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은 박남옥의 삶과 그가 남긴 영화 ‘미망인’ 속 시공간을 넘나들며 새로운 여성상이 나타나던 전후 상황을 입체적으로 무대에 담아낸다.

‘명색이 아프레걸’의 극본과 연출은 작가 고연옥과 연출가 김광보가 각각 맡았다. 고연옥 작가는 “박남옥 감독이 영화 한 편을 촬영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은 이 시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박남옥의 행보는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나아가는지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작곡가 나실인은 인물들의 매력과 서사를 음악적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이외에도 안무가 금배섭과 무대디자이너 박상봉, 영상디자이너 정재진, 조명디자이너 이동진, 의상디자이너 김지연, 소품디자이너 정윤정 등이 참여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모두 참여하는 공연으로 전속단체가 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지난 2011년 공연된 ‘화선 김홍도’ 이후 9년 만이다. 박남옥 역을 맡은 이소연을 비롯해 김지숙·이광복·민은경·김준수·조유아·유태평양 등 국립창극단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국립무용단 수석 단원 장현수가 협력 안무를 맡았으며 장광수(대금)·김형석(피리)·장재경(해금) 등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 7명이 함께한다.

티켓은 2만~5만 원으로 예매 및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로 하면 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 실행방안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 최승희 기자

사진=국립극장·이경주 제공


최승희 기자 < lovelyhere@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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