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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6주년 특집] 국방일보에 소개된 장병들, 그 후

조아미

입력 2020. 11. 15   14:41
업데이트 2020. 11. 1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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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를 가장 빛나게 만드는 존재는 바로 ‘사람’이다. 충실한 임무 수행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전투력을 극대화한 장병부터 국민을 구한 미담의 주인공, 자기계발에 힘쓴 장병까지, 사람 이야기는 국방정책·무기체계·정신교육 등을 비중 있게 다루는 국방일보에 온기를 선사한다. 지금까지 국방일보가 소개한 수많은 장병 중 당시 보도 내용을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삼아 이제는 사회에서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구축한 이들을 만났다. 



진수일 하나저축은행 준법지원팀 변호사

“주군야독 실천 빛나는 기회 군대에 있다” 


군대서 사법고시 합격
당시 기사 보도 후
편지·타 매체 인터뷰 쏟아져
합격 이듬해 진중수기 책으로
“사법연수원 생활도
군인정신으로 이겨내
전역하니 군대의 소중함 느껴” 




“국방일보는 기쁨과 고난을 함께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힘든 군 생활 중에는 힘과 지혜를 줬고, 특히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때도 함께 기뻐해 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전우죠!”

주어진 군 생활도 쉽지 않은데 꿈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자기계발을 해 군대에서 사법고시에 합격, 당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진수일(사법연수원 44기) 변호사.

인터뷰 기사가 나간 후 9년이 흘렀다. 지금 진 변호사는 어떤 모습으로 또 다른 꿈을 펼치고 있을까.

진 변호사는 2015년 1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현재 하나저축은행 준법지원팀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본지 2011년 11월 9일 수요일자 6면에 <‘사시명중’ 특급전사 육군36사단 진수일 상병> 기사가 보도된 이후 국방일보의 위력(?)을 느꼈다는 그는 “주변에서 많이 알아봐 주고 한동안 축하인사를 받느라 바빴다”며 “국방일보 기사를 보고 군 부대로 편지를 보내오신 분도 있었고, 다른 매체에서도 연이어 인터뷰 요청이 와서 국방일보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진 변호사는 사시에 합격한 이듬해인 지난 2012년 10월 『불가법 (불가능한 환경에서 합격하는 법)』이라는 책도 발간하며 ‘주군야독(晝軍夜讀)’의 진중수기로,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전했다.

“요즘 금융법과 관련해 기관에서 강의도 하는데 얼마 전 강의에 참석한 한 분이 제 책을 읽은 독자셨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나 반갑다고 인사를 전하셨는데 더 발전된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는 각오가 생겼어요.”

그는 전역 후 변호사가 되기까지 치열한 사법연수원 과정을 거쳤다.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뛰어난 동기 연수생들과 경쟁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어요. 하지만 군에서 그랬듯, 대한민국 육군의 특급전사로서 이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되뇌며 최선을 다했고,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진 변호사는 현재 군에서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 중인 후배 장병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도 남겼다.

“흔히 군대에 가면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주말과 연등 시간, 그리고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겁니다. 군대에 있을 때는 모르지만, 전역하면 군대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느끼게 될 거예요. 힘내세요! ” 글=조아미/사진=조용학 기자


이지웅 업드림코리아 대표 

“인터뷰서 한 약속 지키려 노력… 매 순간 최선 다하자”


입대 전 배낭여행 경험 책으로
수익금 전액 NGO 기부
국방일보 인터뷰 인생항로 바꿔
가치소비 통한
기부문화 정착 목표
생리대 사업 소비자 호응




“인터뷰에서 했던 말은 기록물로 남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살면서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한 동기 부여도 되고요.”

사회적기업 ‘업드림코리아’ 이지웅 대표는 해병대1사단 소위로 복무 중이던 지난 2013년 10월 7일 자 본지 ‘우리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 코너에 소개된 바 있다. 입대 전 유럽 14개국을 돌아본 경험을 정리해 배낭여행기 『두렵다, 그래도 나는 간다』를 출간한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출판 비용을 제한 수익금 전액을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에 기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인터뷰는 이 대표의 인생행로를 바꿨다. 그는 “이후 국방TV 정훈콘서트에 출연했고 각종 부대·학교의 강연 요청도 이어졌다”며 “뜻이 맞는 분들이 부대로 찾아오기도 했다. 그분들과 함께 전역 직후 프로젝트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2015년 3월, 이 대표의 소셜벤처 딜럽(D’LUV)은 전역 다음 날 그렇게 시작됐다.

딜럽은 여권케이스·의류·가방 등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을 토대로 캄보디아에 마을학교와 집, 놀이터 등을 짓고 아이들의 미술교육을 지원한다. 딜럽이 판매하는 의류에 캄보디아 아이들이 그린 패치·그림을 부착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다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형태다.

이 대표는 2016년 11월 11일 업드림코리아를 세웠다(사회적기업 인증은 2019년 5월 10일 획득). 딜럽 운영 외에 착한생리대 ‘산들산들’ 사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해병대 장교 출신 이 대표가 생리대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5년 중순부터 한동안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이른바 ‘깔창생리대’ 논란이 계기가 됐다. ‘생리대를 살 돈이 없는 청소년들이 깔창, 휴지로 생리대를 대신한다’는 소식은 이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사람들이 ‘어떻게 남자들이 생리대를 만들었냐’고 물어왔습니다. 저는 이(깔창생리대) 문제가 남녀를 불문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했고, 어른들의 무책임함이 싫었습니다.” 소비자가 생리대 1팩을 구입할 때마다 동일한 제품 1팩을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하는 시스템을 택했다. NGO와 지역아동센터 등을 통한 별도 기부도 한동안 이어졌다.

얼마 전 터진 ‘발암물질 생리대’ 파동도 비켜갔다. ‘2014년 이후 국내 유통 중인 생리대 중 97%에서 발암류 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산들산들은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나머지 3%에 속한 것이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산들산들이 출시된 지난해 중순 대비 월 매출액이 10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기자는 이 대목에서 문득 작가 김진명이 신간 『바이러스X』 서문에 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은 약자와의 동행만이 인류가 나아갈 길임을 가리키는 마지막 이정표’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경우는 다르지만, ‘가치소비를 통한 기부문화 정착’을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하고, 회사 홈페이지 첫 화면에 ‘선함을 일상으로’ 문구를 게시한 것에 기반한 치열한 노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라도 만드는 제품이 좋아야 한다’는 점을 사업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착하니까 사달라’는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않습니다. 가격경쟁력도 갖춘, 기존보다 질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이 과정에서 수익 일부를 꾸준히 기부하니 소비자들이 좋아해 주시는 듯합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대표는 지금 하는 사업 외에 다른 제품군을 만들기 위한 투자유치도 계획 중이다. 그는 “좋은 투자사들과 좋은 협업을 했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숨 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장병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답은 다름 아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였다. “주위를 둘러보면, 군 생활을 열심히 하던 사람은 사회에 나가서도 자기 역할을 합니다. 반면 꾀부리며 게으름을 피우던 사람들은 사회에서도 그 정도로 사는 듯하더라고요. 군 생활 중 비록 하기 싫은 일이 있더라도,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에 따라 자신의 그릇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하정권 피트니스 유튜버 

“흘린 땀만큼 몸·마음 긍정적으로 변해”

입대 후 군것질로 10㎏ 늘어
본지 연재물 읽으며 운동
바디챌린지 대회 2등
“변하는 몸 보며
더 열심히 군생활”
전역 후 보디빌더로

사진=지원그래피(@g_onegraphy)
사진=지원그래피(@g_onegraphy)

최근 병영생활에서 장병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몸 만들기’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친숙한 신세대 장병들은 일과 후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멋지게 변화된 몸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에 국방일보도 수년째 지면을 통해 권위 있는 피트니스 전문가들이 공개한 운동법을 장병들에게 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전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한 ‘바디 챌린지 대회’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해병대1사단 본부중대 소속 상병으로 국방일보가 주최한 바디 챌린지 대회에 응모해 2등 상을 받아 본지 2018년 12월 28일 자에 보도된 하정권(사진) 씨는 현재 인기 피트니스 유튜버로 변신했다.

“해병대에서 복무 중일 때 매주 국방일보에 실리는 피트니스 관련 연재물을 읽으며 꾸준히 운동했어요. 사실 입대 후 스트레스를 군것질로 해소하면서 10㎏가량 불어난 터라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죠. 어떻게 운동해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국방일보에서 소개하는 기사가 체계적으로 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그렇게 매일 내 몸이 변화하는 것이 보이니까 더 적극적으로 군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전역 후 그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운동 전도사로 나섰다. 채널 이름도 그의 작은 키(163㎝)를 내세운 ‘작은빌더정권’으로 지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권위 있는 피트니스 대회인 IFBB NPC 월드와이드 리저널 경기에서 클래식 피지크·보디빌딩 비기너 종목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제 운동법을 영상 콘텐츠를 통해 알려 드리고 또 누군가는 저처럼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어요. 특히 저처럼 키가 작은 남성분들의 격려와 공감 메시지가 많아요. 자신이 흘린 땀을 믿고 꾸준히 운동하면 내 몸은 반드시 변화해요. 위로 자라지 못하면 옆으로 키우면 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무엇보다도 그는 장병들이 일과 이후 국방일보를 통해 몸 만들기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에 매진할 것을 권했다.

“군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일과 이후에는 자기 계발도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국방일보 기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운동법을 익힌다면 몸과 마음이 단단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시작하세요!” 글=노성수 기자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최한영 기자 < visionchy >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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