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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이어진 잦은 태풍이 지나가고 시원한 바람과 높은 하늘이 상쾌한 가을이 됐다. 벼가 익어가고 동네 꽃집에는 노란 국화분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가위 추석 명절이 며칠 후로 다가왔다. 온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한가위 휘영청 둥근 달이 기다려진다.
우리가 바라보는 보름달에는 계수나무 한 그루와 토끼 한 마리가 언제 봐도 자리 잡고 있다. 달도 둥근 달이지만 어찌 항상 같은 장면을 보여줄까? 달의 뒷면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진다. 달이 항상 같은 면을 보여주는 이유는 이 천체가 지구를 공전하면서 똑같은 속도로 자전해 항상 같은 면만 지구 쪽을 향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은 많은 분화구로 뒤덮여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토끼가 방아 찧는 모습이라고 표현하는 달의 어두운 곳은 ‘바다’라고 불리는 낮고 평평한 지역인데, 과거 달이 지질학적으로 활발하던 시절에 화산활동으로 생겼다 한다. 그리고 우리가 하늘에서 보는 달과 태양의 크기가 거의 똑같다는 것도 신기하다. 낮의 하늘을 밝혀주는 태양과 밤하늘의 달이 크기가 같으니 음양의 조화를 절묘하게 맞춰주었다고 하면 과도한 해석일까?
저기 저 달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런 의문점을 깊이 파고들어 생각하는 것이 과학이다. 달의 기원에 대해서는 포획설 등 몇 가지 이론이 있지만, 현재로는 충돌설이 가장 유력하다. 45억 년쯤 전, 태양계 그리고 지구가 형성되는 초기에 화성 크기 정도 되는 행성이 지구에 충돌했고. 이 결과 지구 껍데기 물질이 밖으로 튀어나가서 지구 둘레를 돌면서 뭉쳐져 달이 됐다는 것이다. 사실 지구와 달은 원래 한몸인 것이다. 껍데기가 떨어져 나가며 지구의 생태계에는 엄청난 영향이 남았다. 말랑말랑 껍질이 가벼워진 지구는 판 구조로 나누어져 속살인 맨틀 위를 떠다니며 대륙과 대양이 생겼다는 것이다. 육지가 생겨나지 않았으면 어찌 공룡 그리고 인류가 태어났을까? 달은 지구에 밀물 썰물을 가져온다. 하루에 두 번씩 달로 인해 바다는 거대한 숨을 헐떡이고 지구는 꿈틀거린다. 생명의 고향 바다에서 조수를 따라 바다와 육지가 교류해 지구 생태계가 이루어졌다.
우리 민족은 유난히 달을 사랑했다. 그리하여 달은 수많은 시의 제재로 쓰였다. 그중 조선 시대 윤선도(尹善道)의 ‘오우가(五友歌)’에서 이 시조를 생각한다.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치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 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한가위 , 휘영청 달님, 내 벗으로 삼아본들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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